나의 아저씨 9화에서는 다양한 갈등들이 폭발했었습니다. 특히 박동훈과 광일의 싸움, 이를 듣고 있는 지안의 흐느낌이 압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불쌍한 지은이를 위해 빚을 대신 갚아주고 지은이를 감싸주고 싶은 마음. 과연 그 마음대로 진행될까요?
나의 아저씨 10화의 내용을 이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나의 아저씨 10화 속 심리 이야기
#1. 지안이 먼저 광일의 빚을 갚는 이유
이지안은 박동훈이 자신의 빚을 갚으려고 광일을 만났다가 싸움이 났고 다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지안은 다음날 아침 직장에 가기 전에 먼저 은행에 가서 도준영대표가 준 천만원과 자신의 돈 삼십만원을 합쳐 광일에게 빚진 나머지 금액을 모두 갚습니다. 광일의 돈을 갚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우선 해야 할 미션으로 보았던 것이지요.
왜 지안은 서둘러 광일의 돈을 갚았을까요?
지안은 전회에서 도준영에게 내키지 않은 제안을 받았습니다. 박동훈을 유혹하라는 제안이었지요, 하지만 먼저 박동훈을 제거하겠다고 했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없었지요. 그래서 돈을 받았지만 이것을 광일의 빚 갚는데 쓰지 않고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나름 다음과 같은 결정과 작전을 짰지요.
“자신의 빚을 박동훈에게 넘길 수 없다. 더 이상 동훈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도준영이 준 돈으로 갚는다. 그리고 나서 ‘자신은 박동훈을 유혹하려 했지만 박동훈에게 오히려 버림받았다’라고 도준영을 속인다. 최악의 경우 실제 박동훈에게 버림받을 지라도 할 수 없다. 이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런 작전을 짠 것이지요.
이 작전은 나름 좋아보였습니다. 잘 성공만 하면 자신이 나의 아저씨 박동훈을 무너뜨리려고 도준영과 작전을 짜고 속여왔다는 것을 들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박동훈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의 아저씨 박동훈에게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되었지요.
과연 이 이지안의 작전이 성공할까요?
이 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지안이 박동훈에게 버림받았다라는 것이 입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박동훈이 이지안을 진짜든 가짜든 버려야 가능한데 박동훈이 이지안을 버리는 것이 가능할까란 점과 관련될 것입니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요?
#2 나의 아저씨 동훈의 훈계1
박동훈과 이지안이 지안의 할머니 봉애를 요양원에 모셔다 드리고 오면서 시골길에서 박동훈이 말한 내용입니다. 내용만 보면 ‘네가 더 이상 맞고 살지 않게 도와줄게.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사람들과 어울리고’ 참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동훈의 이야기는 지안에게 공감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는, 동훈이 지안에게 평소와는 다른 말투와 제스처 등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비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동훈이 지안을 위해 광일을 만난 이후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뭔가 어색합니다. 지안은 뭔가 경직되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고, 동훈도 이전과는 달리 사무적으로 대하려고 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는 동훈과 지안의 다음과 같은 태도와 관련된다고 보입니다.
동훈은 6화 때 “모른 척 해 줄게. 너에 대해서 무슨 얘길 들어도 모른 척 해 줄게. 그러니까 너도 약속해 주라. 모른 척 해 주겠다고”
동훈의 이러한 태도는 실제 이야기를 나누어야 매듭을 풀고 다시 나갈 수 있는데, 이를 모른 척하므로 매듭을 풀 여지가 없습니다. 배려해주려는 마음이겠지만, 실제 풀어야 할 문제는 풀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동훈은 지안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전에는 자신도 지안을 의지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힘든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지안이 한편으론 겁나면서도 한편으론 의지하고픈 무의식적 심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의 부인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안과의 관계가 윤희에게 오해될 소지가 높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이것 역시 아직까진 정리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이지요.
또한 지안 역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잘못은 상품권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준영과의 계약관계가 있기에 이를 절대 숨기기 위해서는 서로의 진솔한 대화를 차단하여야 했을 것입니다.
서로가 이런 상태에 있으므로 서로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박동훈이 마치 어른이자 상사와 같은 태도를 보였을 때 무의식적으로 지안은 예민해졌을 것입니다.
#3 나의 어저씨 동훈의 훈계2
앞의 대화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또한 지안이 동훈의 말을 공감하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입니다.
지안의 이야기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거나 역겨워서 지안을 피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지안이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이들이 피할 것이며 이때 결국 상처를 받는 것은 지안이 되겠지요. 그러니 지안이 입장에서는 가까이 가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고 두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때 동훈의 대답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는 멋진 말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도움되지 못하는 내용입니다. 지안의 문제는 “그들이 나를 피할 것이고 나는 상처받을 것이다”란 두려움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을 공감해주어야 하는데 이게 전혀 없습니다. 마치 ‘세상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다’라고 밀어붙이는 식이지요. 그때 주로 “너도 나와 똑같이 당해봐. 그게 말같이 되나”란 답변을 들을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공감되지 않는 말은 아무리 좋아도 실제 받아들일 수 없게 되지요. 무언가를 주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주어야 상대방이 그것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동훈은 결정적으로 지안에게 빈정 상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안’이란 이름을 빗대어 버린 것이지요. 한 마디로 이름값 하라는 뜻이었지요. 지안은 자신을 건드렸을 때 이를 ‘과잉보상‘방식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행동방식이 몸에 배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로 박동훈을 쏘아 붙였지요. 지안은 동훈의 이름을 물었지요. 이 말은 “박동훈 당신은 이름값하냐”는 것이지요.
박동훈은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심이 높은 사람이지만 정서적으론 표현능력이 서툰 사람입니다. 지안에게 처음 한 말도 “어디까지 죽여봤어?”였지요.
게다가 동훈은 점점 빨리 걷습니다. 그런데 빨리 걷는 이유를 지안에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빈정 상한 지안은 ‘자신과 함께 걷는 것이 창피해서 그런가’라며 까칠하게 질문합니다.
동훈도 점점 까칠하게 됩니다. 동훈이 빨리 걸은 것은 가끔 오는 시골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지안의 반응에 이래저래 마음이 상한 것이지요. 그래서 차를 탔을 때 2인용 의자가 있었음에도 1인용 의자에 앉아 버립니다. 뒤늦게 2인용 의자에 앉은 지안은 순간 상심의 표정을 짓지요.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꺼내지 못하고 계속 평행선을 걷는군요.
#4 왕전무파와의 오해
회사에서는 새로운 상무를 만드는데 두 파가 싸우고 있습니다. 현재 대표인 도준영파, 반대편엔 왕전무파입니다. 박동훈이 상무가 되면 임원의 비율이 왕전무파이 커지며 이 경우 도준영은 자리가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왕전무는 평상시에 박동훈이 도준영에게 많은 괄시를 받았음을 알았기에 박동훈의 도준영에 대한 미움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자기파 사람이 확실히 될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박동훈은 현재까지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았었지요.
동훈의 이야기는 도준영이가 밉지만 그를 망하게 하는 것엔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그는 애초에 타인을 미워하거나 타인을 억지로 눌러서 자신이 이득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왕전무파 사람들은 그의 말을 자기들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동훈이 썼던 단어 중 ‘그놈’이라고 도준영을 폄하하는 단어가 그들이 보기에 좋아보였으며, 그러한 표현이 박동훈의 자신감으로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동훈이 상무가 되고 싶은 것은 온전히 가족 때문이지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박동훈이 사회적으로 이름있는 위치에 있을 때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기를 바라는 형제들의 바람, 고생하는 아내를 위한 마음 등이지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타인의 말을 해석하는 오류를 낳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바로 그러하다고 보이는군요. 또한 이것이 미래에 동훈이 왕전무파와 갈등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5 이지안의 내 뒤통수 한 대만 때려 줄래요?
위 내용은 이지안이 도준영에게 박동훈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그 결과를 가져오라고 다그침을 받은 후 박동훈에게 한 행동입니다. 도준영쪽 사람이 이지안을 계속 미행하며 이지안과 박동훈을 멀리서 사진찍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이를 역이용한 것이지요. 이지안이 박동훈에게 밀착하려 했으나 오히려 박동훈이 이지안을 밀치고 때려서 더 이상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려고 해도 할 수 없었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준영을 속이고 자신도 무사하며 박동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는데요.
하지만 박동훈과 서로 짜고 한 것이 아니기에 박동훈이 볼 때 이지안을 단단히 오해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과연 합리적이었을까요?
애초에 문제를 풀어가는 첫단추가 잘못되었기에 생기는 새로운 문제를 풀기 위해 이전의 교활한 방식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자신도 살고 박동훈을 돕기 위한 것이지만 말이지요.
과연 이지안의 이러한 선택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궁금해지는군요.
2. 나의 아저씨 10화 정리 및 소감
나의 아저씨 10화의 내용은 9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답답하고 새로운 갈등이 생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그 이유는 지안은 도준과의 거래내용을 나의 아저씨 박동훈에게 숨긴채 문제 해결하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나의 아저씨 박동훈에게도 아직 미해결된 가족문제도 있지요. 점점 크라이막스로 다가가고 있는 나의 아저씨, 과연 나의 아저씨 11화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군요.
다음 글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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