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작가가 장치한 내용이 무엇이며, 독자들이 이를 이해하고 드라마를 봄으로 보다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두 사람이 대담하는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
사회자: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오늘은 요즈음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다시 시청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고 이선균님의 대표적인 유작으로 알려져 있기에 그를 추모하는 측면에서 그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분들을 요즘 자주 만나고 있는데요.
1.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작가 박해영의 작품 소개
독자들이 이 드라마를 ‘어떤 관점’에서 보는 것이 좋을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오힐링 선생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힐링선생님, ‘나의 아저씨’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오힐링:
예, 아시는바와 같이 이 드라마는 고 이선균님과 아이유님이 주인공으로 나온 16부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상처받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닥친 위기들을 이겨내며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드라마지요.
사회자: 좀더 깊게 들어가면 이 드라마를 볼 때 사전에 알면 좋을 만한 것들이 있나요?
오힐링:
드라마는 작가가 대본을 작성하고 그 대본대로 연기자들이 연기함으로서 작품을 만들게 되지요. 그런데 대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특정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며, 작품을 이끌기 위해 자신만의 장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치와 스토리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며 그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공감될 때 시청률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작품들에 따라 그 장치의 내용과 난이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라면 법에 상식이 많은 독자들이 아무래도 그 드라마를 보는데 좀더 용이할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 장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다수의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작품의 이해도가 낮아지므로 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마니아층은 강하게 형성될 수는 있겠지요. 출연하는 배우와 함께 그 드라마의 주제에 관심이 높은 일부 독자들에겐 만족도가 매우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아저씨’ 이 드라마에는 인간심리라는 장치가 많이 있어요. 또한 난이도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선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선균씨가 맡은 박동훈과 아이유씨가 맡은 이지안에 대해서 작가 박해영님이 이러한 장치들을 해 놓았지요.
그러므로 그들의 심리와 관련된 장치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작품에 대한 이해도의 깊이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2. 세 작품의 주요 장치들
사회자:
아, 이 드라마는 박해영 작가님의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요. 박해영 작가님이 두 주인공에 대해 심리적인 장치들을 해 놓았다. 이것을 이해하는 수준에 따라 작품을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진다라는 말씀이군요.
작품들을 볼 때 이러한 장치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는가 하면, 외면하는 독자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박해영 작가님은 인간심리와 관련된 작품들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가 보네요.
오힐링:
예, 그런 면이 있습니다.
박해영 작가님의 3대 작품을 꼽으라면 ‘또 오해영(2016)’ ‘나의 아저씨(2018)’ ‘나의 해방일지(2022)’가 될 것입니다. 모두 잘 알려진 작품이지요. 이 작품들 모두 주어진 상황에 처해있는 인간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세 작품의 시청률은 점점 우하향합니다. 각 작품의 평균시청률은 약 7%, 5%, 4%이지요. 생각보다 시청률이 낮은 편입니다. 어찌보면 이름값에 비해서는 저조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세 작품의 공통점은 마지막회로 갈수록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점인데요. 이 작품들은 마지막 회가 최고 시청률을 이루지요.
박해영 작가 시점에서 보면 이런 점들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사회자: 모두 유명한 작품들인데 더 최근 작품이 시청률이 점점 떨어졌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의 명성이 올라갔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요?
오힐링:
그것은 박해영작가의 인간심리에 대한 장치가 ‘또 오해영’보다는 ‘나의 아저씨’가, ‘나의 아저씨’보다는 ‘나의 해방일지’로 갈수록 더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또 오해영’의 경우 그 장치가 많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 장치를 금방 찾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지요.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 장치가 복잡해지고 더 광범위해졌어요. 거꾸로 말하면 작품속의 그러한 숨겨진 장치들을 찾아내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나의 아저씨’는 두 주인공에게 그 장치를 주로 두었다면, ‘나의 해방일지’는 남자 주인공인 ‘구씨’ ‘세남매’ ‘첫째와 둘째가 사귀는 여자와 남자’ 총 6명에게 그 장치를 디테일에게 해 놓았어요.
사회자: 아, 더 최근 작품일수록 심리와 관련된 장치들이 더 많아졌고 그럴수록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뜻이네요. 박해영 작가님은 왜 그랬을까요?
오힐링:
제 개인적 의견으로는 세 작품 모두 작품성은 모두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훨씬 더 깊이가 있다고 봅니다. 박해영작가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작품 속에 인간심리를 더 녹여보고 싶은 욕구가 커졌던 것 같습니다. 작가라면 그런 욕구를 가지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러면 그럴수록 독자들이 그 작품을 이해하기는 점점 어려울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와 같은 시청률이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들 모두 OTT회사들에겐 큰 이익을 주었을 것입니다. 본 방송에서는 시청률이 낮은 편이었지만 넥플릭스 등 OTT에서는 박해영 작가님의 작품들의 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요. 박해영작가가 만든 작품들이 우수하다는 것이 알려졌고 독자들이 점점 이 작품에 대해 관심도가 커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들 입장에서는 숨은 그림찾기 하는 느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품 속에 뭔가가 있는데 한번 보아서 잘 모르면 또 보고 또 보고 할 수 있으니까요.
3. 작가가 설정한 나의 아저씨의 장치들
사회자: 그렇군요. 그럼 본격적으로 ‘나의 아저씨’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박해영 작가님이 이 작품에서 특히 두 주인공에 대해 ‘심리와 관련된 장치’가 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힐링:
예. 작가는 작품을 만들 때에 출연하는 인물들을 만들고 이를 작품내 상황에 맞게 배치를 하지요. 또한 각 인물들은 각자의 성향과 심리를 가지도록 합니다. 그런데 박해영작가님은 이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을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어 하는 사람들로 배치를 했어요.
심리가 힘들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일시적으로 힘들어지면 인간의 심리도 일시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작가는 두 사람의 심리가 일시적으로 힘든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해 온 것으로 장치를 해 놓았다는 것이지요.
사회자: 박동훈과 이지안의 심리가 상황이 안 좋기에 생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네요.
오힐링:
예, 이것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작가는 이들에게 그들의 지속적인 심리를 계속 이야기하게 해요. 하지만 독자는 그들의 상황이 안 좋으니까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결론부분에서 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그들의 상황이 좋아져서 행복해지는 것도 있지만 이들의 심리가 치유되어 건강해지므로 설령 어려움이 다시 닥치더라도 이전같이 힘들어 하지 않고 이겨냄으로 자신들의 행복을 지켜갈 수 있음을 놓칠 수가 있지요.
4. 이선균역 박동훈에 대한 장치 내용
사회자: 아, 그렇군요. 상황이란 언제든 나빠질 수도 있는데 그때 다시 불행해진다면 진짜 문제가 있겠네요. 그럼 구체적으로 박동훈에게는 어떤 심리적인 것이 장치되었을까요?
오힐링:
예, 박동훈은 ‘자기희생’이란 심리가 장치되어 있어요. 박동훈이란 사람은 작품이 시작하는 시점 이전부터 ‘자기희생’이란 것에 의해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타인에게 희생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자기희생이란 심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집중하기 보다는 매사에 타인에게 집중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즐거움을 크게 갖지 못하지요.
박동훈은 그런 심리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작품에서 중반부까지 웃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크게 웃는 장면은 더더욱 없지요. 그가 고통당하고 있는 이지안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것은 그의 인간성 측면에서도 있지만 그의 자기희생이란 심리도 일정부분 관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관심대상 중에는 바로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해 어떤 부채의식이 있듯이 이들을 찾아가고 돌보기도 하지요.
사회자: 아, 혹시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도 이것과 관련이 될 수 있나요?
오힐링: 하하. 작가가 거기까지 의도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자기보다는 타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희생하는 것을 볼 때 외로움을 크게 탈 수도 있겠지요. 보통 자기희생을 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부족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박종훈의 아내는 변호사로서 자신보다 더 우월한 사회적 위치에 있으니까 그 대상에서 벗어난다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작가가 여기까지 생각하고 작품스토리를 만들어 갔는지는 판단이 안 서네요.
사회자: 그 외에 박동훈의 심리를 대변하는 장치는 무엇이 있나요?
오힐링:
예, 박동훈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회피’합니다. 아내의 불륜 등 남들이 자신에 대해 뒤에서 욕하는 것 등 모두 안 듣고 안 보려고 하지요. 그래서 그는 모르는 척, 안 본 척, 안 들은 척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대처방식은 결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점점 미궁에 빠지게 되지요.
사회자: 그러니까 박동훈은 자기희생이란 심리와 회피라는 대처방식이 있었다는 것이네요.
5. 박동훈 심리치유에 관여하는 두 인물과 역할
오힐링:
예, 맞습니다. 이 작품이 종료될수록 박동훈은 ‘자기희생’이 아닌 자신을 챙기는 사람으로,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점점 변모하지요. 즉 그의 심리가 크게 변화했다는 뜻이 되며 그런 과정에서 그의 심리는 더 치유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관여하는 사람들 중 ‘중요한 사람’이 ‘두 명’이 있습니다.
중요한 두 사람은 그의 스님인 친구 겸덕과 또한 이지안입니다. 특히 겸덕은 친구 박동훈의 심리를 꿰뚫어 보지요. 작가는 겸덕이란 자를 주변인물같이 두었지만 사실은 박동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로 장치해 놓았어요. 겸덕이 박동훈에게 말한 이야기들은 바로 박동훈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심리문제로서 박동훈은 이때부터 자신의 문제를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하지요.
겸덕은 박동훈의 심리상담사 역할을 한 것이지요.
사회자: 매우 흥미롭군요. 친구 겸덕과 박동훈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확인하고 싶네요.
그렇다면 이지안의 경우는 박동훈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오힐링: 겸덕은 박동훈이 ‘자기희생’의 심리문제가 있음을 알려 주었다면, 이지안은 박동훈이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줍니다.
사회자:
이지안이 박동훈이 자신의 심리를 회피하는 것을 회피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것인데, 그 장면이 무엇인가요? 저도 그 드라마를 보았지만 모르겠는데요.
오힐링:
예, 그 장면은 바로 이지안이 박동훈을 도청했잖아요. 그가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숨소리마저 모두 들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을 박동훈이 알게 됩니다. 박동훈 입장에서 보면 자신조차도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을 회피했는데 타인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들킨 것입니다. 이전의 박동훈이라면 이것은 그 사람에게 화를 내고 완전히 관계를 끝장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고마워하지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아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것이며, 자신 마저 회피했던 자기를 이해해 주어서 고맙다는 뜻이 됩니다. 자신의 문제에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직면하겠다는 뜻도 되지요. 이것은 이지안 입장에서는 박동훈을 돕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나쁜 짓이었어요. 하지만 박동훈 입장에선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된 것이지요.
6. 2부에 다룰 주요 내용들
사회자: 아, 그 장면이 그런 뜻이 있네요. 박동훈의 일거수 일투족을 몰래 읽은 이지안의 행동이 역겨운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신 직면해준 것, 즉 이젠 자신을 직면할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네요.
이렇게 보니 이 작품을 더 한번 봐야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는데 오늘은 여기에서 멈추고 다음에 이지안의 이야기와 그 밖의 이야기들, 특히 명대사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 대사들의 의미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오힐링: 알겠습니다. 저도 이 작품 이야기를 하니까 매우 흥미롭고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도록 하지요.
사회자: 예,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기로 하고요.
독자 여러분, ‘나의 아저씨’ 이 작품을 이해하는 포인트라고 할까요, 오늘 내용은 어떻게 보셨나요? 댓글에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시간에 이어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