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신명기 17~20장의 ‘공동체, 하나님 질서 안에서 살아내기’를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모세의 두 번째 설교 중 앞 부분에 해당되는 신명기 21~25장의 ‘거룩한 공동체를 위한 삶의 규범’이란 주제로 성경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4. 율법시대: 신명기편

5. 거룩한 공동체를 위한 삶의 규범 (신명기 21~25장)
(1) 들어가기 전, 본문 배경 이해
신명기 21~25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직전, 하나님께서 공동체의 질서와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주신 다양한 규례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규례들은 단순한 법률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백성에게 요구되는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 시기는 광야 생활을 마무리하고 가나안 정착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오랜 유목 생활에서 벗어나 정착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고, 그에 따라 가족, 재산, 노동, 성, 전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신명기의 규례들은 공동체의 안정과 정의,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주어졌습니다.
신학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셨다는 정체성이 중심에 있습니다. 율법은 단순한 도덕 규범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는 방식이며, 백성의 삶 전체가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각 규례는 하나님 앞에서의 정결함, 공의, 자비, 책임을 실천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문화적으로는 고대 근동 사회의 관습과 구별되는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포로에 대한 처우나 여성의 권리, 노동자의 보호,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 등은 당시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적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는 신정 공동체라는 점에서 비롯된 특징입니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 내 갈등을 고려한 규례들이 많습니다. 가족 내 불화, 재산 분쟁, 성적 질서, 폭력과 보복의 문제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들입니다. 신명기의 규례들은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고, 공동체 구성원 간의 신뢰와 책임을 회복시키기 위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배경들을 염두에 두고 신명기 21~25장을 읽는다면, 단순한 법 조항을 넘어서 하나님께서 어떤 공동체를 꿈꾸셨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들
① 장로들: 공동체 내에서 재판과 판단을 맡아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② 제사장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백성의 정결과 속죄를 위해 중재하는 사역을 수행하였습니다.
③ 부모들: 자녀를 훈육하고 공동체 앞에서 책임을 지는 존재로서 가정의 질서를 세우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④ 가난한 자들: 율법 안에서 특별한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었으며,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⑤ 노동자들: 품삯을 제때 받으며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공정한 대우를 통해 공동체의 윤리를 드러내는 인물로 나타났습니다.
⑥ 이방인과 도망자들: 하나님의 자비 아래서 억압받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정의롭게 대우받아야 할 존재로 언급되었습니다.
⑦ 하나님: 모든 규례의 근원이자 공동체의 질서와 정의를 세우시는 분으로, 백성의 삶 전체를 거룩하게 이끄셨습니다.
(3) 신명기 21~25장 주요 내용
신명기 21~25장은, 크게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공동체 안에서의 정의와 질서 (신명기 21~25장)
1) 이스라엘 공동체는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공정한 재판과 질서 있는 사회 구조를 갖추어야 했다.
장로들과 제사장은 살인 사건이나 가족 내 갈등을 판단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이는 공동체 전체의 안정과 정의를 위한 제도였다.
2) 가정 안에서도 질서가 요구되었다.
맏아들의 권리는 부모의 감정과 무관하게 존중되어야 했고, 불순종하는 자녀는 공동체의 장로들 앞에서 판단을 받아야 했다. 이는 부모의 권위와 자녀의 책임을 통해 가정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3) 노동자와 가난한 자에 대한 규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다.
품삯은 제때 지급되어야 했고, 이웃의 물건을 발견하면 반드시 돌려주어야 했다. 이러한 규정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신뢰를 형성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방식이었다.
4) 형벌에 대한 규정도 공동체의 정의를 반영한다.
죄를 지은 자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처벌받아야 했으며, 그 시체를 나무에 매달아 두지 말라는 명령은 죄의 결과와 인간의 존엄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였다.
☞ 오늘날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정의와 질서를 세우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준을 따라 공정하게 판단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2. 책임과 배려의 일상 윤리 (신명기 21~25장)
1) 이스라엘 공동체는 일상의 작은 행동 속에서도 책임과 배려를 실천해야 했다.
길에서 죽은 자를 발견했을 때 가장 가까운 성읍이 속죄의 책임을 지는 규례는, 생명에 대한 공동체적 책임을 강조한다. 이는 죽음조차 외면하지 않고, 정의를 회복하려는 태도를 요구한다.
2) 잃어버린 물건을 발견했을 때는 반드시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며, 이웃의 짐승이 길을 잃었을 때도 도와야 했다.
이러한 규정은 무관심을 경계하고, 이웃을 향한 적극적인 배려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도록 이끈다.
3) 가난한 자나 품꾼에 대한 규례는 공동체 안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책임을 강조한다.
품삯은 해가 지기 전에 지급되어야 하며, 이웃의 생계를 위협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했다. 이는 하나님의 정의가 경제적 관계 속에서도 구현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4) 가정 내 질서와 상속에 관한 규례는 감정보다 공의를 우선시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미움을 받는 아내의 아들이라도 장자라면 두 몫을 받아야 했고, 가족 간의 갈등 속에서도 공평한 원칙이 지켜져야 했다.
5) 심지어 옷차림이나 짐승을 다루는 방식, 곡식과 포도밭에서의 행동까지도 규정되었는데, 이는 일상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뜻과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선택 하나까지도 공동체의 거룩함과 질서를 위해 중요하게 여기셨다.
☞ 오늘 우리는 일상의 사소한 행동 속에서도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책임과 배려는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할 신앙의 표현입니다.
3. 거룩함을 향한 정결과 절제의 삶 (신명기 21~25장)
1)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정결함과 절제된 태도를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했다.
이는 단지 종교적 의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었다.
2) 복장에 관한 규례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구분하고, 성별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요구하였다.
이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를 지키는 것이며, 혼란을 피하고 공동체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이었다.
3) 진영의 정결에 대한 규정은 전쟁 중에도 하나님의 임재를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배설이나 부정한 일이 있을 때에는 진영 밖으로 나가야 했으며, 이는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곳이 거룩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4) 혼인 관계에 대한 규정은 단순히 남녀 간의 결합을 넘어서, 책임과 존중을 기반으로 한 언약적 관계를 강조한다.
전쟁 포로를 아내로 맞이할 경우에도 일정 기간을 두고 그녀의 감정을 존중하며, 강제로 취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절차가 요구되었다.
5) 강간에 대한 규례는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가해자에게 강력한 책임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혼하지 않은 여성을 강제로 범한 경우, 가해자는 그녀와 결혼하고 평생 이혼할 수 없도록 하였으며, 이는 피해자의 사회적 보호와 회복을 위한 조치였다. 반면, 약혼한 여성을 범한 경우에는 사형에 해당하는 엄중한 처벌이 주어졌고, 이는 공동체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한 경고였다.
6) 간음은 혼인 언약을 깨뜨리는 행위로 간주되었으며, 공동체 내에서 반드시 제거되어야 할 죄로 다루어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넘어서, 하나님 앞에서의 신실함과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7) 이혼에 대한 규례는 남성이 아내에게 수치스러운 일이 발견되었을 때 이혼증서를 써서 내보내는 방식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이혼 후 다시 재결합하는 것은 금지되었으며, 이는 혼인의 신성함과 경건한 관계의 회복 불가성을 강조하는 장치였다. 이 규정은 결혼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언약적 책임을 깊이 인식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8) 심지어 새 둥지에서 알을 가져갈 때 어미 새는 놓아주라는 규정이나, 곡식과 포도밭에서의 절제된 행동은 생명과 자원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
이는 인간 중심의 탐욕을 경계하고, 창조 세계 전체를 향한 배려의 태도를 드러낸다.
특히 곡식과 포도밭에 관한 규례는 이웃의 재산을 존중하고, 필요한 만큼만 취하라는 절제의 정신을 강조한다. 신명기 23장에 따르면, 사람이 이웃의 포도원에 들어갈 때는 배를 채울 만큼 포도를 먹는 것은 허용되지만, 그릇에 담아가는 것은 금지되었다. 마찬가지로 곡식밭에서는 손으로 이삭을 따는 것은 가능하지만, 낫을 사용하여 수확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 오늘 우리는 삶의 작은 선택 속에서도 거룩함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정결과 절제를 통해 당신의 성품을 닮아가길 원하십니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오늘 공부한 말씀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교훈들 예시입니다.
① 하나님은 일상의 배려를 통해 공동체를 세우신다 –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주고, 이웃의 짐승을 도와주는 규례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작은 행동 속에서도 공동체적 책임을 실천하도록 이끄셨습니다.
② 하나님은 생명의 존엄을 지키시는 분이시다 – 전쟁 포로나 짐승, 새 둥지에 이르기까지 생명에 대한 배려를 명령하시며, 인간 중심의 탐욕을 경계하도록 하셨습니다.
③ 하나님은 공정한 질서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신다 – 맏아들의 권리나 품꾼의 품삯에 관한 규례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감정보다 공의를 우선시하는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④ 하나님은 불순종과 패역을 공동체의 해악으로 여기신다 –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자녀에 대한 규례는 공동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단호히 다루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⑤ 하나님은 성적 혼란과 역할의 왜곡을 경계하신다 – 남녀의 복장을 구분하라는 명령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를 존중하고, 혼란을 피하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⑥ 하나님은 탐욕과 무책임을 죄로 여기신다 – 곡식이나 포도밭에서 절제 없이 행동하는 자에 대한 규례는, 이웃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남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2) 말씀을 통해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는지 살펴보며,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느껴보세요.
① 위의 교훈들 혹은 공부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온 내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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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교훈을 바라볼 때 어떤 느낌들이 들었나요? (예: 기쁨, 평안함, 감사함, 안도감, 완벽감, 강해짐, 불안감, 공허감, 부러움, 부끄러움 등) 혹시 그 느낌이 이중적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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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왜 그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 느낌은 내 삶의 어떤 상황이나 기억과 연결되어 있나요? 성령님이 지금 나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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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그 느낌은 나의 오래된 심리적 해석일 수도, 성령님께서 말씀 중에 새롭게 깨닫길 바라는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내밀하게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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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때로는 어떠한 교훈이나 공부 중에서 마음 속에 회피하고 싶거나 부정적인 느낌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드럽게 돌아보며 성령님께 그 마음을 드려보세요.
① 혹시 마음에 피하고 싶거나, 아무 느낌이 없거나, 거부하고 싶거나, 무섭거나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생겼던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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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때 떠오르는 느낌은 무엇인가요? (예: 자신 혹은 타인에게 불쌍하거나 화나거나 역겨운 느낌, 공허감, 우울감, 정지된 느낌, 고립감, 서운함, 원망감, 불안감, 공포감, 버려진 느낌, 시기질투심, 불신감, 수치심, 죄책감, 열등감, 굴욕감, 혼란 등 어떤 느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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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느낌 속에 숨겨져 있는 나의 심리적 해석은 무엇인가요? 이 경우 이전에도 그 느낌으로 어떤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예: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쉽게 좋아해주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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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러한 느낌의 ‘쓴 뿌리’는 어린 시절 혹은 과거의 어떤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생겼을 수도, 일시적인 마음의 건드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성령님께 꺼내어 묵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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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번 시간에 깨달은 내용과 삶에 적용할 부분이 있다면 여기에 표현해 보세요.
① 오늘 나눈 교훈과 느낌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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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내기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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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실천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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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기도문을 써 보세요. 마음에 떠오른 기도문이나 성령님께 중보를 부탁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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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신명기 21~25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삶의 가장 작은 자리에서조차 무엇이 옳은지 고민할 때가 많았습니다. 무심코 지나친 행동 속에 누군가의 고통이 있었고, 내 편의를 위해 선택한 말과 태도가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말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공정함을 원하시고, 질서와 배려가 살아 있는 공동체를 꿈꾸신다는 사실이 신명기의 규례들 안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말씀 앞에서 저는 너무 자주 내 중심으로 판단했고, 정결함보다 편안함을 택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웃의 짐을 함께 들어주는 마음, 가난한 자의 품삯을 제때 건네는 손, 생명을 존중하는 눈길,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을 닮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이제는 잊지 않겠습니다.
거룩함은 특별한 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을 말씀을 통해 배웠습니다. 오늘도 제 삶이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따뜻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오늘 성경공부에서 느낀 점, 얻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