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족장시대인 창세기 23-26장의 ‘이삭_ 조용한 순종의 믿음‘를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창세기 27-28장의 ‘야곱의 탈취_ 축복을 향한 왜곡된 열망’이란 주제로 성경을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 족장 시대: 창세기 12-50장

9. 야곱의 탈취_ 축복을 향한 왜곡된 열망 (창 27–28장)
(1) 본문 줄거리
이삭은 눈이 어두워진 노년, 에서를 축복하려 하지만 리브가는 야곱을 꾸며 보내어 그 복을 대신 받게 한다. 야곱은 거짓으로 축복을 받고, 에서는 뒤늦게 도착해 통곡하지만 복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에서의 분노를 피한 야곱은 라반의 집으로 도망하고, 광야에서 사닥다리 꿈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다. 그 자리에서 그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서원하며 언약은 조작된 현실 속에서도 이어진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왜곡된 열심 속에서도 하나님은 언약을 굽히지 않으시고, 도망자의 걸음을 믿음의 여정으로 바꾸시는 은혜의 서사이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이삭
눈이 어두워진 노년에 에서를 축복하려 하지만, 하나님의 뜻(“형이 동생을 섬기리라”)과 엇갈린 선택을 시도한다. 결국 속임당하지만, 그 축복은 되돌릴 수 없었고 하나님의 주권 속에 도구로 쓰인 인물로 남는다.
② 리브가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했지만, 자기 방식으로 이루려다 야곱에게 변장을 시키고 이삭을 속인다. 신앙과 조작이 뒤섞인 열심이 결국 가정의 분열을 초래한다.
③ 야곱
축복을 사모했지만 속임과 술수로 그 열망을 실행했다. 형을 흉내 내어 아버지를 속이고 도망자가 되었으나,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나며 처음 믿음을 고백하고 언약의 통로로 다시 부르심을 받는다.
④ 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지만 축복의 가치를 가볍게 여겼고, 잃고 나서야 통곡으로 되찾으려 한다. 축복은 원했지만, 하나님의 뜻엔 민감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⑤ 하나님
인간의 속임과 왜곡 속에서도 언약을 굽히지 않으시고, 야곱을 찾아오셔서 조건 없는 약속을 새롭게 주신다. 실수조차도 구속사의 통로로 삼으시는 주권자로 드러나신다.
(3) 주요 사건 및 내용
1_ 속임과 축복 사이 — 인간의 계획이 하나님의 뜻을 앞서려 할 때 (창세기 27:1–29)
1) 이삭, 에서를 축복하려 준비하다 (27:1–5)
- 이삭은 나이가 많고 눈이 어두워진 상태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맏아들 에서를 불러 사냥한 고기를 들고 오라고 말하며 그에게 축복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밝힌다.
-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부모의 감정과 인간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보이며, 이미 리브가가 들었던 “형이 동생을 섬길 것”이라는 하나님의 주권적 말씀과 배치된다.
2) 리브가와 야곱, 치밀하게 계획하다 (27:6–17)
- 리브가는 이삭의 말을 엿듣고, 야곱에게 그 기회를 가로채라며 적극적으로 계획한다.
- 야곱은 가죽을 손과 목에 붙이고 형의 옷을 입어 에서를 흉내 내고 이삭을 속이려 한다.
- 축복을 향한 열망이 깊은 신앙이 되기보다, 수단과 거짓을 덧입은 왜곡된 방향으로 나타난다.
- 하나님의 뜻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뜻을 인간의 방식으로 이루려는 위험한 시도가 드러난다.
3) 이삭, 의심하면서도 축복하다 (27:18–27)
- 야곱은 이삭 앞에 나아가 “내가 에서입니다”라고 대답하며 의도적으로 정체를 숨긴다.
- 이삭은 몇 차례 의심하지만, 손의 촉감과 옷의 냄새로 인해 결국 그를 에서로 판단하고 축복한다.
- 축복의 말은 번성, 다스림, 민족의 복됨을 담고 있으며, 이는 원래 그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긴 했지만, 그 방식은 전혀 올바르지 않았다.
4)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는 축복 — 그러나 인간의 왜곡된 열망 (27:28–29)
- 이삭은 “하늘의 이슬”과 “기름진 땅”, “민족 위에 군림함”을 선언하며 야곱에게 언약적 축복의 내용을 쏟아낸다.
- 이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축복을 향한 인간의 조작과 계산이 너무도 두드러지는 사건이다.
-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그를 선택하셨지만, 사람들은 그 뜻이 마치 자신들의 행위로 이뤄지는 것처럼 속이고 밀어붙인다.
- 이 본문은 복음의 근원조차 사람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이야기이다.
2_ 갈등과 통곡의 현장 — 빼앗긴 자의 슬픔과 뒤바뀐 질서 (창세기 27:30–46)
1) 에서의 늦은 도착과 무너진 기대 (27:30–38)
- 야곱이 떠난 직후,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준비해 아버지에게 나아간다.
- 이삭은 모든 축복이 이미 야곱에게 돌아갔음을 깨닫고, 크게 떨며 탄식한다.
- 에서는 울부짖으며 “나를 위해서도 축복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라고 부르짖지만, 이삭은 자신이 한 축복을 “이미 야곱의 것이 되었다”고 말하며 돌이킬 수 없음을 인정한다.
- 축복을 향한 열망은 둘 모두에게 있었지만, 그 결과는 철저히 갈라지고 뒤집혀 버린다.
2) 뒤늦은 축복과 무거운 선언 (27:39–40)
- 이삭은 에서에게도 일종의 ‘남은 축복’을 선언한다.
- 그러나 그것은 기름진 땅과 하늘 이슬에서 멀어진 삶, 형의 멍에를 지고 사는 삶이다.
- 에서는 독립을 추구하려 하나, 그 축복은 이미 동생에게 돌아갔으며, 이는 하나님의 뜻과 인간 질서가 역설적으로 뒤바뀌는 장면이다.
- 이삭은 자기 뜻이 아닌,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말하게 되었음을 암시한다.
3) 동생을 향한 미움과 복수의 계획 (27:41–45)
- 에서는 야곱에게 분노하고 “아버지가 죽은 후에는 동생을 죽이겠다”고 마음먹는다.
- 리브가는 이를 알아채고 그를 라반의 집으로 피신시키기로 한다.
- 그는 멀리 하란 땅으로 떠나게 되고, 가정은 축복의 순간 뒤에 갈등과 이별을 마주하게 된다.
- 축복을 향한 조작은 결국 가정을 흩어지게 했고, 사랑하는 자녀의 도피로 이어졌다.
4) 뒤늦은 후회와 깨어진 질서 — 인간의 계획은 흔들리나, 하나님의 섭리는 계속된다 (27:46)
- 리브가는 야곱을 잠시만 보낼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별은 장기화된다.
- 축복을 얻으려는 열심은 있었으나, 그 방식이 인간 중심이었기에 그 결과는 아픔으로 이어진다.
- 그러나 이 파열과 혼란 속에서도, 하나님은 야곱의 여정을 언약의 방향으로 이끌 준비를 하신다.
3_ 광야에서 다시 시작된 언약 — 야곱의 도망과 하나님의 개입 (창세기 28:1–22)
1) 야곱을 떠나보내며, 언약을 기억시키는 부모 (28:1–5)
- 이삭은 야곱을 부르고, 가나안 여인들과 결혼하지 말고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라고 말한다.
- 이삭은 그에게 “엘 샷다이(전능하신 하나님)”의 복을 구하며, 아브라함의 언약을 상기시킨다.
- 이는 인간적으로는 도망의 시작이었지만, 신앙적으로는 언약을 다시 부여받는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2) 에서는 뒤늦은 ‘보여주기 신앙’으로 반응하다 (28:6–9)
- 에서는 야곱이 복을 받고 떠났다는 것을 알고, 부모의 뜻에 맞추기 위해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맞는다.
- 그러나 이는 진심에서 나온 회개라기보다 자신도 뭔가 해보려는 보여주기식 반응으로 드러난다.
- 축복을 얻으려는 에서의 늦은 몸짓은 여전히 하나님의 뜻과는 엇갈려 있다.
3)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 — 언약이 다시 선포되다 (28:10–17)
- 야곱은 도망 길 위의 광야에서 잠을 자던 중, 꿈 속에 하늘을 잇는 사닥다리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약속을 그에게도 동일하게 주시며, 그가 어디로 가든지 함께 하시고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
- 하나님의 말씀은 도망자 야곱에게 조건 없이 부어진 은혜였으며, 벧엘(하나님의 집)은 인간의 한계 한복판에서 임하신 하나님의 자리가 된다.
4) 처음으로 반응한 야곱 — 서원의 기도 (28:18–22)
- 야곱은 돌을 세워 기념기둥을 만들고, 그 자리를 ‘벧엘’이라 이름 지으며 자신의 신앙으로 처음 하나님께 서원한다.
-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며… 주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 이는 부모의 신앙에서 자기 신앙으로 나아가는 첫 고백이며, 삐뚤게 시작된 여정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다시 응답하는 은혜의 장면이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인간의 열심이 하나님의 뜻을 앞지를 때
① 교훈 요약: 야곱과 리브가는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그 성취를 스스로 만들려다 거짓의 길을 택했습니다. 인간의 조급함은 신앙의 외형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지금 내가 따르는 방식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걸까요, 아니면 결과를 앞당기려는 내 계획일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하나님은 너무 느리다’,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이 조작의 욕망이 되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조급해진 마음 하나를 내려놓고 그 자리를 기도로 멈춰보세요. 하나님의 뜻은 내 손이 아닌 하나님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축복이 경쟁이 될 때 관계가 무너진다
① 교훈 요약: 야곱과 에서는 모두 축복을 원했지만, 그 열심은 결국 분열과 미움을 낳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향한 열정이 공동체를 해치고 있다면 돌아봐야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핑계 삼아 주변 사람의 감정을 외면하고 있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나는 이만큼 했으니 인정받아야 해’ ‘지금 놓치면 끝이야’ 이런 생각이 관계보다 결과를 앞세우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한 사람의 감정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세요. 축복은 비교로 쟁취하는 게 아니라, 관계를 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 도망자의 길에도 은혜는 찾아온다
① 교훈 요약: 축복을 속여 받은 야곱은 도망자가 되었지만,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나 믿음의 첫 고백을 드립니다. 은혜는 비뚤어진 길 위에도 멈추지 않고 다가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지금 외면하고 싶은 자리에 있지만, 하나님이 여전히 나를 찾고 계심을 믿을 수 있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이젠 너무 늦었다’ ‘하나님은 날 포기하셨을 거야’ 그런 자책이 내 걸음을 멈추게 하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회피하고 싶은 현실 하나를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올려드려 보세요. 그곳에 은혜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창세기 27~28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때로는 하나님의 뜻을 안다고 말하면서도 그 뜻을 내 방식대로 끌어내려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기도보다 계산이 앞섰고, 기다림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오늘 말씀 속의 야곱을 보며 축복을 향한 갈망이 왜곡된 방법으로 나타날 때, 그 끝이 얼마나 허무하고 아픈 결말로 이어지는지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거짓말 뒤에 숨어 있던 야곱도, 형의 분노를 피해 도망치던 그도 결국은 만나 주시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은혜는 그렇게 다 망가진 자리에도 다시 찾아오고, 축복은 그렇게 엉킨 여정 속에서도 주권으로 이어지게 하셨습니다.
믿음의 길이 언제나 반듯하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 길 위에 다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겠습니다.
조급하지 않고, 누구보다 앞서려 하지 않고, 주신 말씀 위에 제대로 서서 걷겠습니다. 혼자 만들어낸 축복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며 누리는 약속을 붙들고 싶습니다.
오늘의 자리도, 어쩌면 벧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음으로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성경공부를 하면서 제일 눈에 들어온 사람은 리브가였습니다. 리브가는 두 아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동생을 택하셨다는 것을 하나님으로부터 전해 들어 알았지요. 앞날을 안 것은 커다란 은혜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이를 인간적인 방법으로 풀고야 맙니다. 그녀는 자신이 하나님께 들은 이야기를 이삭에게 이야기했을텐데요. 이삭은 이 말에 귀기울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종합되어 발생한 사건이 바로 리브가와 야곱이 아버지를 속이는 작전이었지요. 그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 행동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믿음의 행위일까요? 저는 이것은 믿음이 아니라 신념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신앙생활할 때 어떤 신념의 행위들이 나오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성경공부를 하신 모든 분들께 성령하나님의 말씀의 가르침이 더욱 깊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핑백: 성경공부23: 야곱의 훈련소_ 억울함 속에서 다듬어지다(창세기 29–30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