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창세기 7~8장의 ‘노아의 방주, 순종으로 뜨다’을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창세기 9장의 내용 ‘무지개 아래, 다시 시작된 공동체’란 주제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1. 창조 시대 (창세기 1~11장)
11. 무지개 아래, 다시 시작된 공동체 (창세기 9장)
(1) 본문 줄거리
홍수가 끝난 뒤,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신다. 이제 사람은 모든 생물을 음식으로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피째 먹는 것은 금지된다. 또한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자는 반드시 그 생명으로 갚아야 한다는 생명의 존엄에 대한 명령도 주어진다.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후손, 그리고 모든 생물들과 언약을 맺으신다. 다시는 물로 세상을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그 언약의 표징으로 무지개를 주신다. 무지개는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지키시는 언약의 징표가 된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 속에서도 인간의 연약함은 드러난다. 노아는 포도주를 마시고 취해 벌거벗은 채 장막 안에 눕는다. 아들 함은 그 모습을 보고 형제들에게 알리지만,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수치를 덮어준다. 노아는 깨어난 뒤 함의 아들 가나안을 저주하고, 셈과 야벳에게는 축복을 선언한다.
노아는 950세까지 살고 죽는다. 이 장은 심판 이후에도 계속되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 은혜 아래 다시 시작된 공동체의 책임과 연약함을 함께 보여준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하나님
심판 이후에도 인류와 다시 언약을 맺으신 분으로, 무지개를 언약의 표징으로 주셨다. 이 언약은 조건 없는 은혜의 약속이며, 하나님께서 스스로 기억하시겠다고 선언하신 자비의 상징이다. 또한 생명에 대한 책임과 공동체 질서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우심으로써, 새로운 세상의 주권자이자 회복의 시작을 여시는 분으로 나타난다.
② 노아
방주에서 나온 후 새로운 세상의 첫 사람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농사를 짓고 포도나무를 심는다. 그러나 포도주에 취해 실수함으로써, 의인이라 불렸던 그도 여전히 연약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그의 실수는 공동체 안에서 연약함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묻는 장면이 되며, 회복된 세상도 완전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인물이다.
③ 셈과 야벳
노아의 아들들로, 아버지의 수치를 덮는 태도를 보인다. 옷을 가져다가 뒷걸음질로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않고 덮어주는 행동은, 공동체 안에서 연약함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태도의 본보기가 된다. 이들의 반응은 훗날 축복의 계보로 이어지며, 공동체의 성숙함이 어떤 선택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④ 함
노아의 아들로, 아버지의 벌거벗음을 보고 밖으로 나가 형제들에게 알린다. 이는 단순한 목격이 아니라, 수치를 드러내고 조롱하는 태도로 해석된다. 그의 행동은 공동체 안에서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며, 결국 그의 아들 가나안에게 저주가 선포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3) 주요 사건 및 내용
1_ 다시 시작된 세상, 다시 주어진 책임 (창세기 9:1–7)
1) 홍수가 끝난 후,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신다(9:1).
- 이 말씀은 창세기 1장에서 아담에게 주셨던 창조 명령의 반복이며, 심판 이후에도 하나님의 창조 질서는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선언이다.
2) 하나님은 모든 동물들이 인간을 두려워하게 하시고, 인간들이 모든 살아있는 동물을 식물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다(9:2–3).
- 이는 단순한 식단의 확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현실적 조치이다.
- 실제로 인간은 식물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하지만,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된다.
- 하나님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생존을 배려하시되, 그 생명을 취하는 행위가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경계선을 함께 두신다.
3) 그래서 하나님은 곧바로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는 말라”(9:4)고 명령하신다.
- 피는 생명을 상징하며,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선언이다.
- 이는 단지 요리법의 문제가 아니라, 매번의 섭취 앞에 생명의 무게를 기억하라는 영적 각성의 장치이다.
4) 또한 사람의 생명을 해친 자는 반드시 그 생명으로 갚아야 한다고 하신다(9:5–6).
-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 때문이다.
- 하나님은 단지 생존을 허락하신 것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 있게 다스릴 사명을 다시 부여하신 것이다.
5) 새로운 세상은 단지 다시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2_ 무지개 언약, 멈추지 않는 은혜 (창세기 9:8–17)
1)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모든 생물에게 언약을 세우신다(9:8–10).
- 이 언약은 단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언약이다.
-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땅을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며, 그 언약의 표징으로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셨다(9:11–13).
2) 무지개는 단지 자연현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스스로 기억하시기 위한 언약의 표징이다.
-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있을 때에 내가 보고 나 하나님과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운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9:16)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심판 이후에도 은혜를 멈추지 않으시겠다는 자기 선언이다.
- 이 언약은 조건부가 아니라 무조건적이며 일방적인 은혜의 약속이다. 노아가 무엇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과 성품에 따라 주신 언약이다.
3)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잇는 곡선처럼, 심판과 회복, 공의와 은혜를 잇는 하나님의 마음의 곡선이다.
- 그 곡선 아래에서 인간은 다시 살아가게 되었고, 하나님은 다시는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지키시는 분으로 나타나신다.
3_ 드러난 연약함, 드러나는 공동체의 태도 (창세기 9:18–29)
1) 홍수 이후, 노아는 농사를 시작하고 포도나무를 심는다(9:20).
- 그러나 그는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 채 잠이 든다(9:21).
- 이 장면은 의인이었던 노아도 연약한 인간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며, 심판 이후의 새로운 세상에서도 죄와 실수는 여전히 존재함을 암시한다.
2) 이때 아들 함은 아버지의 벌거벗음을 보고 밖으로 나가 형제들에게 알린다(9:22).
- 이는 단순한 목격이 아니라, 수치를 드러내고 조롱하는 태도로 해석된다.
- 반면 셈과 야벳은 옷을 가져다가 뒷걸음질로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않고 덮어준다(9:23).
- 이들의 행동은 연약함을 덮는 존중과 공동체적 책임의 태도를 보여준다.
3) 노아는 깨어난 후, 함의 아들 가나안에게 저주를 선언하고, 셈과 야벳에게는 복을 선포한다(9:24–27).
- 이 예언은 단순한 감정의 반응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연약함을 대하는 태도가 미래의 방향과 질서를 결정짓는다는 영적 통찰을 담고 있다.
- 이 장면은 인간의 연약함이 드러날 때,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반응하는지가 공동체의 성숙도를 드러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회복된 세상은 완전한 세상이 아니라, 연약함을 품고 덮을 줄 아는 공동체가 필요한 세상이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생명을 다룰 수 있는 권한보다 생명을 존중할 책임이 더 크다
① 교훈 요약: 하나님은 홍수 이후 노아와 그의 가족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조 명령을 다시 주셨습니다.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도 허락하셨지만, 피는 먹지 말라는 명령을 통해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함부로 다룰 수 없음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허용이자,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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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생명들—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존재를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무심히 대했던 순간이 떠오르시나요? 그때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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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혹시 생명을 다루는 권한이 곧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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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실천 적용: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 있게 대할 수 있는 나의 작은 실천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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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지개는 하나님이 먼저 기억하시겠다는 약속이다
① 교훈 요약: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후손들, 그리고 모든 생물과 언약을 맺으시며 다시는 물로 세상을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언약의 표징으로 무지개를 주셨고, 그것을 보실 때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언약을 기억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언약은 조건 없는 은혜이며, 심판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하나님의 자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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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하나님의 약속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여전히 기억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마음에 위로가 되시나요? 그렇지 않다면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 올라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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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혹시 하나님의 약속은 내가 잘할 때만 유효하다고 스스로 조건을 붙이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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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실천 적용: 하나님의 언약이 노아에겐 무지개이듯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떠올릴 수 있는 나의 장면은 무엇인지 표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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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약함은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드러낼 필요는 없다
① 교훈 요약: 노아는 포도주에 취해 실수했고, 그의 아들 함은 아버지의 수치를 드러냈습니다. 반면 셈과 야벳은 등을 돌리고 아버지의 벌거벗음을 덮어 주었습니다. 회복된 세상은 완전한 세상이 아니며, 연약함을 품고 덮을 줄 아는 공동체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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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가족이나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의 실수를 보았을 때, 그 연약함을 어떻게 대하셨나요? 그때 어떤 감정이 먼저 올라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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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그 감정 속에서의 느낌은 무엇이었나요? 혹시 누군가의 실수를 드러내야 내가 더 나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마음의 소리 혹은 그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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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실천 적용: 누군가의 연약함을 덮고 품을 수 있는 나의 작은 선택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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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창세기 9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심판 이후에도 생명을 다시 시작하게 하신 주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노아와 그 가족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을 다시 주셨듯이, 저의 삶에도 다시 살아갈 이유와 사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동물의 생명을 허락하셨지만 피는 먹지 말라 하신 말씀을 통해 생명이 주님의 것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제가 맡은 생명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과 책임으로 돌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시고 스스로 언약을 기억하시겠다고 하신 하나님, 저는 자주 잊고 흔들리지만 주님은 결코 언약을 잊지 않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오늘도 그 신실하심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붙들어 주세요. 무지개를 볼 때마다 심판보다 은혜를 먼저 기억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노아의 실수와 아들들의 반응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 연약함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누군가의 허물을 드러내기보다 덮고 품을 줄 아는 셈과 야벳의 태도를 제 안에 심어 주세요. 가정과 교회, 일터에서 사람을 살리는 말과 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오늘도 주님의 언약 안에서 생명을 귀히 여기고, 은혜를 기억하며, 공동체를 세우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번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무지개를 통해 당신의 언약을 선포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이 시대 사람들이 그 시대 사람보다 더 의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의 결과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노아의 실수였지요. 어렸을 때부터 이 내용을 볼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었는데요, 그게 인간이고 또 죄를 짓고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존재라고 느꼈었는데요. 이번 성경공부에서는 셈과 야벳과 같이 그럼에도 서로의 연약함을 덮어주고 채워주는 존재가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공동체 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성경공부를 마치신 분들께 주님의 은혜가 더욱 깊게 임하시길 기원합니다.
핑백: 성경공부13: 바벨에서 흩어진 세상, 다시 이어진 언약(창세기10~1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