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최강야구의 마지막 경기가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 경기는 단지 하나의 경기이기 보다는 인생경기와 같은 기분을 들게 하지요.
그래서 라스트 댄스란 말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포스팅 내용은 경기에서 보았던 것을 좀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최강야구를 보셨나요?
31번째 경기이자 마지막 경기, 이 경기에서 지면 방송자체가 폐지되는, 최강야구팀 선수들 입장에서는 마치 죽음의 시합(Death Match)이었지요.
제가 TV 정규방송으로 정기적으로 보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다른 날과는 달리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방송을 보기 시작했는데요, 어제는 4회까지만 보여주었지요. 다행히 6:0으로 이긴 상황으로 방송이 종료되었지요.
상대는 대학야구연합팀. 각 대학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서 2박3일 합숙훈련을 한 후 경기에 임했다고 하더군요.
최강야구의 2023년 마지막 경기, 어쩌면 영원히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르는 그들의 마지막 댄스.
2시간이 넘는 방송에 몰입하였다가 안도감을 가졌다가 4회까지의 방송을 복기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장면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였던 것은 바로 ‘집중력’이었습니다.
이 날 모든 선수들이 그 어느 날보다 집중력이 좋았습니다.
이전엔 라커룸에서 선수들 중에 방송예능을 책임진 선수들이 농담들을 싹 뺏더군요.
또한 시합에서도 그들의 집중력은 무서웠습니다. 선발투수 책임을 맡은 신재영 선수는 극한의 투수 컨트롤을 보여 주었지요. 스트라이크존 왼쪽 오른쪽, 위 아래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컨트롤 아티스트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회초에서 1루를 빠질 수 있는 공을 잡아낸 이대호 선수, 그리고 내야수들이 공을 잡아 1루에 던질 때 바운드해서 던지는 공은 없고 모두 빨래줄처럼 1루수 이대호 선수에게 던지더군요. 이전에는 아슬아슬하게 던지곤 했었는데 공을 잡고 던지는 것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했습니다.
신경과학계에서는 집중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집중이란 인식이다’라고 하더군요
이 말은 우리는 무수히 많은 감각 자극을 받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가 관심있는 것이나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거나 억제함을 말합니다.
이렇게 집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만 인식하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선수들의 뇌에서는 이전에는 ‘예능’이란 것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번 경기에는 그것을 ‘인식’하지 않고 오직 야구 승리에만 집중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집중을 잘 하려면 뇌를 분산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는 뇌의 부위들만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재영 선수가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는데 그는 다음과 같은 뇌를 사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전두엽: 전두엽은 주의력, 의사결정, 계획, 행동조절 등의 고차 인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투수는 전두엽을 사용하여 상대 타자의 상황과 자신의 전략을 고려하고, 적절한 투구를 선택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야 합니다.
- 소뇌: 소뇌는 균형감각, 운동조절, 운동학습 등의 운동 관련 기능을 담당합니다. 투수는 소뇌를 사용하여 자신의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하게 조절하고, 투구 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투구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야 합니다.
- 시신경계: 시신경계는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투수는 시신경계를 사용하여 스트라이크존의 위치와 크기를 파악하고, 공의 궤적을 추적하고, 상대 타자의 표정과 태도를 관찰해야 합니다.
이러한 뇌부위만을 상호간 네트워크화하여 집중 사용하고 경기에 방해되는 다른 것들은 사용하지 않은 것이지요.
또한 선수들이 이 경기에서 이전과 달리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은 바로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됩니다.
최강야구를 보면서 선수들의 심리적인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그 날 3타수 3안타를 친 정의윤 선수가 이전에는 그 좋은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주 아웃당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자신의 폼 자체를 잃어버리는 등의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는데요, 그 이유를 신경과학과 심리를 이용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야구경기에서 선수들이 좋은 운동능력이 있음에도 심리적으로 움추리는 등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뇌의 감정 영역과 전전두엽을 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뇌의 감정 영역은 변연계와 대상회 등이 있으며, 감정을 생성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요. 이때 감정은 운동 수행 능력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신적 외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전에 자신이 스트라이크 아웃 당하거나 더블 아웃을 당하므로 경기 자체에서 진 경험이 다수 있는 선수들 중에는 이것이 일종의 정신적 외상으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경우 죄책감이 촉발될 수 있지요.
이러한 정신적 외상은 뇌의 감정 영역과 기억 영역, 인지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나눠서 살펴보면,
- 감정 영역: 정신적 외상은 뇌의 편도체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두려움과 불안감을 유발하고, 전전두엽을 억제시켜 감정을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스트라이크 아웃과 관련된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 기억 영역: 정신적 외상은 뇌의 해마를 자극하여 과거의 기억을 자꾸 떠오르도록 하여 집중력을 떨어 뜨릴 수 있습니다.
- 인지 영역: 정신적 외상은 뇌의 전전두엽을 저하시켜 주의력, 의사결정, 계획, 행동조절 등의 고차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자신이 투수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등 전략을 세우거나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정의윤 선수와 관련해서 정용검 캐스터가 언급한 ‘쌍둥이인 딸이 아내의 태내에 있다’란 것을 언급했었습니다.
자녀의 출산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를 출산한다는 것을 알게 된 선수라면 희소식이므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커져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이를 뇌의 감정 영역과 전전두엽, 소뇌 등이 변화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감정 영역: 자녀 출산 등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면, 이전에 불안정했던 뇌의 편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감정을 잘 조절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경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행복하고 희망적인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전전두엽: 자녀 출산 등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면, 뇌의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주의력, 의사결정, 계획, 행동조절 등의 기능이 향상됩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 소뇌: 소뇌는 균형감각, 운동조절, 운동학습 등의 운동 관련 기능을 담당합니다. 자녀 출산 등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면, 뇌의 소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선수는 자신의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하게 조절하고, 투구나 타격의 속도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5회 이후의 큰 변수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워낙 예측불허가 많으니까 그 변수들을 모두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를 꼽으라면 신재영 선수와 관련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신재영 선수가 매회 초집중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회 완급의 조절 없이 전력투구를 하고 있었지요. 이 경우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수가 초집중해서 경기를 잘 이끌다가 어느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뇌와 신체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작용이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초집중 상태는 뇌의 전두엽과 시신경계, 소뇌 등이 협력하여 주의력과 운동조절을 높이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뇌와 신체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증가시킵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집중력을 잃고,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초집중 상태는 뇌의 감정 영역과 전전두엽이 협력하여 감정을 조절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 팀의 도발이나 팬들의 반응, 심판의 판정 등에 영향을 받아 감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초집중 상태는 뇌의 기억 영역과 해마가 협력하여 기억을 검색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는 과거의 경험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했던 기억이 떠오르거나, 현재의 상황과 비교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선수는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김성근 감독께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선수교체를 어떻게 하느냐와 얼마나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는가에 달려있다고 보이더군요. 잘 하셨겠지요.
이 글을 이어서 최강야구팀의 코치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와 정말 대박 글이네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덕분에 최강야구가 어떻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지, 저 또한 온 몸에 긴강감이 감돌 정도입니다. 방송이 페지될 수 있는 위기일발의 시합, 그냥 경기가 아닌 죽음의 시합, 사는냐 죽느냐의 생사가 달린 인생경기, 정말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집중하여 읽게 만드시네요.
‘집중이란 인식이다’라는 말도 정말 맘에 꼿히는데요, 내가 무엇을 어떻게 깊이 인식하고 알아차리는지가 결정타 인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 아직까지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 있일까? 라고 자문도 해봅니다.
또한 선수들의 마음을 뇌와 관련하여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니, 보다 실제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만약 오늘이 나의 인생경기에서 결정적인 날이라면 나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고 감정 컨트롤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오늘 하루 임해보겠습니다.
귀한 글, 인생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