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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멕의 살인과 특권의식_창세기 속 심리이야기(11)

이 글은 창세기 속 심리 이야기, 지난 글가인의 감정과 그의 신경증적 심리이해에 이어 가인의 후손인 라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1. 창세기 4장 23~24절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새번역)

Lamech said to his wives, Adah and Zillah, listen to me; wives of Lamech, hear my words. I have killed a man for wounding me, a young man for injuring me.If Cain is avenged seven times, then Lamech seventy-seven times.” (NIV)

 

위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여보 아다! 여보 씰라, 이리들 와서 내 이야기 좀 들어봐!

오늘 어떤 젊은 녀석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 녀석이 나를 다치게 했어.

그래서 화가 나서 죽여 버렸지!

할아버지 가인을 해친다면 칠 배의 벌을 받는다고 했는데,
나를 해친다면 칠십 칠 배의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고 말고.

감히 내 몸을 상하게 해? 그놈은 죽어도 싼 놈이야.”

 

창세기 4장 23-24절 라멕의 모습
창세기 4장 23-24절 라멕의 모습

 

2. 라멕의 살인 명분과 합리화

 

한 남자가 자랑스럽게 오늘 있었던 무용담을 이야기하듯 두 아내에게 이야기했던 내용입니다.

이 남자는 라멕이란 사람이며, 인류의 조상인 아담의 6대손이자 앞에서 언급된 가인의 5대손이 됩니다.

그 당시에는 인간의 수명이 8~9 백 년이 되었기에 아담은 물론 가인도 살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자랑스럽게 말한 그의 무용담에서 가인을 언급한 것이 매우 눈길을 끕니다.

가인을 해친다면 칠 배의 벌을 받는다!

이 대목은 가인이 그의 동생 아벨을 죽인 이후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벨을 죽인 가인에게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느냐? 너의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

이제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다. 땅이 그 입을 벌려서, 너의 아우의 피를 너의 손에서 받아 마셨다.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이제는 너에게 효력을 더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 땅 위에서 쉬지도 못하고, 떠돌아다니게 될 것이다.”란 벌을 내립니다.

 

이때 가인은 “자신이 세상에 떠돌아 다닐 때 사람들이 나를 죽일 것이다”라고 말하며 두려워 떨었을 때

신께서는 “그렇지 않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일곱 갑절로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시며 그를 죽이지 못하도록 표식을 주십니다.

 

 

창세기 4장 13절_가인이 여호와께 고하되 내 죄벌이 너무 중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창세기 4장 13절_가인이 여호와께 고하되 내 죄벌이 너무 중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라멕은 그의 할아버지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 내막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가인인 할아버지가 동생을 죽임으로 인해 생긴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볼 내용 중 하나님께서는 왜 가인을 죽이는 자는 일곱 갑절의 벌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 가인을 불쌍히 여긴 것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는 결코 가인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인간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신의 배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면 가인이 1차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동생 아벨을 죽인 것은 변명의 여지를 두기 어려운 잘못된 행위였습니다.

비록 자신이 심리적으로 열등감을 느낀다고 해서 동생을 들판으로 유인하여 돌로 뒷통수를 쳐서 죽이는 행동을 하는 것은

심리측면에서 보면 자신의 열등감을 과잉보상 받으려는 잘못된 행동으로서

현대법을 적용하더라도 우발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중범죄에 해당됩니다.

 

아벨을 쳐죽이는 가인_Peter Paul Rubens (1608)
아벨을 쳐죽이는 가인_Peter Paul Rubens (1608)

 

 

그러므로 사람들 중에는 그런 행동을 한 가인에 대해 앙심이나 증오심을 품은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아벨의 죽음에 대해 가인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 언제든지 가인에게 복수를 하려고 폭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죽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살인이 살인을 낳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신께서는 이러한 행위가 실제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하셨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멕은 이것을 보기 좋게 깨 버립니다.

그는 그의 할아버지 가인을 오히려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 자신은 할아버지 가인보다 10배 더 영웅적인 사람으로 둔갑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감히 다치게 한 녀석은 당연히 죽어도 싸다고 한 것이지요.

그러므로 그때부터는 누구라도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살인에 대한 명분과 합리화가 마치 합법화가 된 것처럼 되어 버린 것입니다.

 

라멕은 자신의 의도대로 악을 행한 제대로 된 악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은 그 때 당시의 세상이 점점 더 악으로 치닫게 되며 결국 노아의 홍수가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되는 촉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라멕의 심리 이해

그런데 위의 이야기에서 라멕의 심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은 사람을 죽여도 되는 특권적인 사람으로 둔갑시킵니다.

일종의 특권의식이 강한 사람이었다는 것이지요.

그의 특권의식은 두 명의 아내를 둔 것과도 관련있어 보입니다.

성경에는 라멕을 처음으로 두 명의 아내를 둔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특권의식의 심리가 라멕에게 생겼을까요?

이에 대해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가인의 왜곡된 메시지 측면입니다.

가인은 자신이 아벨을 죽인 후 하나님께 받은 죽음을 면하는 표식 즉 ‘가인을 죽이는 자는 7배의 벌을 받는다’를 후손들에게 왜곡시켜 말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살인 행위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회개의 기회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포장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인의 메시지는 그의 후손들에게 전달되면서 더욱 강화되었을 것입니다.

 

둘째, 그는 세상적으로 매우 성공한 사람이라는 측면입니다.

그는 아다와 씰라라는 두 아내가 있었습니다.

아다에게서 야발을 낳았는데 야발은 장막에 거주하며 가축을 치는 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야생동물들을 집에서 키운 사람으로서 이를 통해 엄청난 재력을 모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가졌을 것입니다.

또한 유발이란 아들은 수금과 퉁소를 잡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씰라를 통해 두발가인을 낳았는데 두발가인은 구리와 쇠로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드는 자였습니다.

청동기와 철기를 다루는 사람이었으니 이를 통해 금력과 무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세상적으로 볼 때 남부러울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성공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발아래에 있어야 한다고 여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셋째, 그의 기질성향 측면입니다.

그는 주도성이 높은 사람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람은 다수의 사람들을 잘 아울러 이끌어 가는 능력이 좋은 편입니다.

특히 라멕은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 혹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고집센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높은데 라멕 역시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냉혹한 모습을 보였을 것입니다.

라멕은 이러한 주도적이면서도 고집센 기질적인 측면,

자신의 가문이 세상에서 크게 성공한 측면,

가인의 왜곡된 메시지가 자신의 자아에서 신념화되어 충동적으로 작동하므로

자신은 매우 ‘특별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사람을 ‘자기애’가 높은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은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대단히 과도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모습들을 과도하게 보이는 사람들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 유래했음
자기애성 성격장애 /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 유래함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기질적으론 주도성이나 ‘고집센’부분이 크면서 특권의식이 높은 사람이,

또한 그의 내면엔 정서적 결핍이나 결함패턴이 존재할 때 이러한 성격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 경우 자기 뜻대로 안되면 열패감이 강해지며 그 열패감을 보상받기 위해 자신의 잘못된 힘을 휘두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라멕처럼 사람을 죽여놓고 자신의 행위를 오히려 미화시키거나 합리화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의 아들들이 이룩한 것들은 이 세상에 모두 필요한 것들입니다. 마치 현 시대의 자동차나 비행기, 컴퓨터와 같은 것들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것들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사용되었기 보다는 모두 세상 나라확장에만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가축들, 음악, 청동기나 철기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필요하지만

그것을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자녀들이 이룩한 것들로 만들어진 세상 나라는 결국 노아의 홍수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는 것,

가인로부터 시작한 라멕의 나라가 모두 하나님 앞에서 모두 부정되었다는 점,

‘왜 그렇게 소멸될 수 밖에 없었는가’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4. 정리 및 소감

우리는 모두 이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살고 있다는 사람은 누구든 간에 세상나라를 만들어 가거나 하나님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나라를 만드는 사람도 하나님나라를 만드는 사람도, 각자 어떤 심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란 결국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바탕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가로 표현됩니다.

 

 

이번 라멕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다음과 같은 점들을 함께 생각해보며 나눠보면 좋을 것 같군요.

‘나는 어떤 심리를 바탕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또한 ‘하나님께서 나에게 준 달란트들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가?’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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