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드라마 속의 이야기 속에서 왜곡된 사랑의 이유와 그 결과가 어떠한지를 심리분석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드라마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로서 ‘오해야 용서해줘’란 두 친구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등장인물들의 심리 이야기입니다.
1. 두 자매 이야기
두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시골에서 자라났습니다.
언니인 A는 학창시절부터 미인으로 유명했었습니다.
그녀는 대학을 서울에서 다녔는데 그녀를 사랑한 부자집 아들과 혼전임신을 해서 생각보다 일찍 결혼해서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동생인 B는 글쓰기에 능했으며, 서울에 있는 대학교의 국문과에 다니면서 그때부터 소설관련 유명한 상들을 휩쓸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가로서의 능력에 한치의 의심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만만하였지요.
그녀는 시골학교에서부터 쫓아다니던 남자와 동거를 했었습니다.
동생인 B는 어느 날 언니를 만나기 위해 언니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언니 집 안에 들어설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형부의 고함 소리, 언니의 신음 소리… 형부가 언니를 폭행하며 학대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도저히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일이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니는 형부의 폭행을 피하지 않고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언니는 매우 카리스마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 장면에 너무도 분노가 치밀은 동생 B는 형부를 밀치며 언니를 구하려고 했으며,
언니에게 “지금까지 이렇게 학대받으며 살아왔던 거야? 당장 이혼해”라고 소리쳤지요.
형부는 그런 처제를 밀치고 과격하게 때리려 했습니다. 이를 본 언니 A는 남편을 밀치고 동생을 구해서 함께 차고로 도망쳤습니다.
차고로 도망치는 도중 언니가 자동차키를 떨어뜨렸는데 동생이 그것을 주워 운전자석에 앉았습니다.
형부는 골프채를 들고와 차문을 열라고 소리치면서 사정없이 차유리들을 향해 골프채를 휘둘렀습니다.
유리창이 쩍쩍 갈라지고 있으며, 형부는 계속 골프채를 사정없이 휘두릅니다.
거의 정신이 나가다시피한 동생 B는 자동차 엑셀을 받아 형부를 들이받습니다. 형부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지요.
이 상황에서 언니 A는 동생에게 운전자석에서 나오게 하고 자신이 운전자석에 앉습니다.
그리고 동생 B에게 말하지요.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 너는 우리들 사건에 휩쓸린 것 뿐이야. 내가 남편을 죽인거야.
내가 죽인 것은 법으로 정상참작이 되지만, 너에겐 안 그래.
너의 앞날이 무너질 수 있어. 너는 네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서 잘 살아야 돼.”
언니는 자신이 남편을 죽인 것으로 하는 것이 동생에게 해줄 최선이라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녀는 자신이 죽인 것으로 하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조금도 자신을 변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남편의 폭행현장이 적나라 했기에 1심 재판에서 형량이 7년으로 결정됩니다.
상고를 하면 형량을 더 줄일 수 있었지만 그녀는 상고를 하지 않은 채 7년을 복역합니다.
A에게는 고등학생인 딸 C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빠가 엄마를 가끔 학대하는 것을 보곤 했으나 평소에는 엄마와 자신에게 매우 다정다감한 아빠, 특히 자신에겐 언제나 좋은 아빠였기에 엄마의 살인사건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빠를 잃었지만 엄마의 사정 또한 알았기에 이를 이해하려고 애를 쓰며 엄마가 있는 교도소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엄마는 딸의 면회를 거절하지요.
다시는 찾아오지 말란 말만 하고 들어가 버립니다.
범죄자인 자신을 만나기 위해 교도소에 찾아오는 것이 딸에게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A는 철저하게 자기 하나만 희생하면 다른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2. 남편에 대한 왜곡된 사랑이 낳은 결과
A는 키가 크고 운동신경도 많이 발달한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적어도 남편의 폭력에 대항할 힘은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거기엔 나름 이유가 있었지요. 그녀는 남편을 그리 사랑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혼전임신을 했고 남편이 경제력이 있었기에 결혼을 했을 뿐입니다.
또한 그녀는 사고성향이 높으면서 정감있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좀 더 솔직히 보면 그녀는 타인에게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이 약했습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고고하면서도 냉담한 모습을 잘 비추었습니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냉담한 모습을 보면 조바심이 나고 아내에게 더 잘해주려고 했지만 그 결과는 항상 참혹했지요.
그녀는 전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럴수록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는 수치심에 빠져 나온 행동이 학대였던 것이지요.
A는 감정표현이 매우 서툰 ‘정서적 결핍’이란 심리패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며,
자신으로 인해 남편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한편으론 미안하였고
이러한 남편에게 자신이 매를 맞아주는 것이 일종의 보상을 해주는 것이란 심리를 가진 것이지요.
이러한 학대는 잠시이고 그 상황을 넘기면 다시 자신에게 다정다감하려고 애를 쓰는 남편으로 돌아가기에 이를 방치하므로 그러한 학대가 점차 패턴화 된 것입니다. 왜곡된 사랑이 만든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동생 B에 대한 왜곡된 사랑이 낳은 결과
자신이 형부를 죽였음에도 언니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에서 벗어난 동생 B.
하지만 그녀는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하고 고향에 내려옵니다.
자신과 동거하던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한 채 시골에 들어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학대하였습니다.
눈에 녹내장이 심해지므로 엄청난 통증이 있었으나 이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고 언젠가 죽어야 하는 사형수와 같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지요. 항상 검은 선글라스를 쓴 채 말입니다.
그녀는 형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점점 꿈 속에 나타나는 형부를 보다가 가위에 눌린 채 깨어나는 삶이 지속되었지요.
왜 이런 심리상태에 빠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자신이 치루어야 할 벌을 박탈당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사람을 죽였다면 그 부끄러움의 강도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강할 것입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했으며, 수준 미달임을 인식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부끄러움을 벗어나려면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할 뿐만 아니라 회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있어야 그 잘못에 대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며, 그 용서 받음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심리가 더욱 강할 것입니다. 동생 B는 소설가로서 자신의 글 하나하나가 납득되어야 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으로서 자신의 자아가 거짓이 섞였다면 자신의 글은 오물과 같다고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동생 B는 자신의 부끄러움을 해소할 수 없게 되자, 점차 죄책감의 감정으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죄책감은 부끄러움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마음 속엔 자신에 대한 역겨움과 함께 자신을 상실하는 감정이 섞이어 내면의 수렁에 빠지는 감정이지요.
이 감정에 깊게 빠지면 빠질수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감정에 갇히게 됩니다.
언니 A는 그러한 작가인 동생에게 거짓을 통해 벗어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큰 형벌 속에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란 것을 몰랐던 것이지요.
언니의 왜곡된 사랑의 결과인 것이지요.
4. 딸에 대한 왜곡된 사랑이 낳은 결과
딸 C는 자신에겐 언제나 다정다감하던 아빠가 졸지에 사망하였습니다. 그것도 엄마가 죽였다고 합니다.
엄마가 아빠에게 학대받던 장면을 몇 차례 보아왔기에 엄마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자신을 교도소에서 매몰차게 문전박대했을 때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배반당하는 느낌은 물론 세상에 홀로 버려진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살인자의 딸이라고 불렀을 때 그 자신은 어디에도 탈출할 수 있는 출구가 없는 사람이라고 자살도 기도했었습니다
7년 후 엄마 A가 출소하였으나 엄마를 전혀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엄마가 용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살인해서, 아빠를 죽여서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매몰차게 내몰아 세상에 홀로 버려지게 만든 엄마가 용서되지 않은 것입니다.
엄마가 아니라 이모가 아빠를 죽였다는 것을 결국 알게 되었을 때에도 엄마에 대한 원망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마음 속에 자신을 버렸다는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으니까요. 왜곡된 사랑의 결과인 것이지요.
5. 정리 및 소감
위의 내용에서 A는 나쁜 사람인가를 생각하면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어리석은 사람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어리석음을 낳은 것은 그녀의 ‘정서적 결핍’ 심리패턴이 만든 왜곡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는 자기희생 심리패턴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자기희생 심리패턴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정서적 결핍이 높은 사람이 많으며
이들의 사랑의 방정식은 자신의 주관적 해석에 따른 왜곡된 사랑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곡된 사랑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정서적 공감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타인의 정서를 바르게 느끼지 못할 때 자신의 주관적 해석이 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타인의 상황을 인식해야 하지만 타인의 정서를 바르게 느끼지 못한 채 상황만을 볼 때는
A와 같이 상대방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왜곡된 사랑은 그 사랑을 받은 상대방에게 더욱 비극을 초래하게 할 수 있음도 생각해보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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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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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언니의 입장도 동생의 입장도 딸의 입장도
모두 공감이 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이는건 안되지만
정당방위가 성립되었다면 죄책감에서 좀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