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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야 용서해 줘’_드라마 속 심리이야기1

이번 글은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나온 오해와 용서에 대해 드라마 사례를 들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두 여자 이야기

여자 A와 B가 있었습니다. A는 서울에서 살다가 고등학생 때 시골로 전학을 왔습니다.

첼로를 잘 다루었으며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B는 시골의 한 장터에서 기름집을 하고 있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여학생이었습니다.

 

그런 B가 전학을 와 낯설어 하는 A에게 호감을 느끼고 잘 대해주었지요.

 

A는 B와 점차 친밀해지자 B가 궁금해 하는 것을 이야기해주었지요.

‘왜 그 좋은 서울에서 시골동네인 여기로 이사 왔는가’란 것이었지요.

반에 있는 대부분의 친구들도 많이 궁금해 했던 내용이었습니다.

A는 그에 대해 B에게 이야기해 주었는데, 자신이 시골로 이사오게 된 이유는 어머니가 아버지를 의도치 않게 죽이게 되어 감옥에 갇혔기에 이모가 있는 시골로 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이게 된 것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자주 학대를 했었는데, 어머니가 학대를 피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인 살인이 발생했던 것이지요.

 

A는 B에게 이 내용을 반드시 비밀로 해 달라고 신신당부 했었고 B는 이를 굳게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급우들 중에서 몇 아이들이 A가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오게 된 이유가 아이를 임신했었기 때문이었다는 잘못된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분노한 B는 그 소문은 잘못된 것이라고 그 아이들에게 강력하게 주장했었고,

“그럼 무슨 이유 때문에 전학왔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A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A의 엄마가 학대당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죽이게 되었음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찡그리는 A의 모습(극중 역할 목해원 / 배우 박민영) _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얼굴을 찡그리는 A의 모습(극중 역할 목해원 / 배우 박민영) _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그 급우는 이제는 A의 엄마가 살인자라고 살인자의 딸이 전학왔다고 소문을 냈고, 그 소문은 학교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되었고 급우들은 A를 경멸의 눈초리로 보았으며, A를 왕따시켰기에 A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A는 B를 만나 주지 않았습니다.

B는 A에게 “나를 용서해 줘. 너는 나를 오해하고 있어”라고 말하며 그녀와의 관계가 이전과 같이 회복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A는 그녀의 용서구함을 거절했지요.

 

이제 세월이 10년이 흘러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도 B는

“너는 나를 오해하고 있어. 나는 너를 변호해주려고 했던 거야. 그러니 이제 나를 용서해 줘”라며 재차 요청하지만

A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어 갔던 어느 날, B는 A에게 자신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너는 나의 단 한 번의 실수로 나를 날려버렸어.

그래서 나는 너를 미워하게 되었어. 하지만 너는 나를 싫어했겠지, 미워하지 않고.

싫어하는 것은 그저 싫어하는 거지만 나는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미워했던 거야.”

 

(좌) A 모습 (극 중 목해원 / 배우 박민영), (우) B 모습(극중 김보영 / 배우 임세미) _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좌) A 모습 (극중 목해원 / 배우 박민영)   (우) B 모습(극중 김보영 / 배우 임세미) _ 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과연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꼬이게 된 심리와 그들의 감정상태는 무엇이며 그들은 회복 불가능할까요?

 

 

2. B가 말하는 오해와 용서

B는 A에게 10년간 줄곧 “나를 용서해 줘. 너는 나를 오해하고 있어”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말하는 B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실제 많은 사람들이 용서를 해달라면서 그 앞에 ‘오해’라는 말을 붙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B의 경우 자신은 A를 위해 노력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때

‘나는 너를 위해 정말 노력했어‘를 인정해 달라는 뜻으로 오해란 말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설명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그렇다면 ‘오해’란 말과 관련된 B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B는 ‘억울하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너를 위해 한 것이고 그 소문을 실제로 퍼뜨린 것은 내가 아니고 다른 친구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것들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네가 원망스럽다는 마음이 내면에 깔려 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느껴야 할 감정 ‘부끄러움’입니다.

그런데 B는 실상 ‘부끄러움’을 정확히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억울해서 느끼는 ‘원망감’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함으로 느끼는 슬픔과 분노를 기반으로 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원망감이 강해지므로 실제로 용서를 구한다고 하면서도 B는 자신의 원망감을 토로할 수 밖에 없는 심리로 흘러가는 것이지요.

 

용서를 구하려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정직하게 느껴야 합니다.

부끄러움이란 감정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shy’의 부끄러움 ‘shame’의 부끄러움입니다.

 

 

B의 경우 ‘shame’의 부끄러움정직하게 느껴야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원망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shame’의 부끄러움어느 수준에 도달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부끄러움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평소에 느끼는 윤리적 수준에 못 미쳤다면 그로 인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shame’의 부끄러움은 다양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윤리적 측면에서, 신앙적 측면에서, 능력 측면에서, 삶의 가치 측면에서, 지혜로움 측면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B의 경우 이중 지혜로움 측면에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돕는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친구를 어려움에 빠뜨린 것은 그의 지혜롭지 못한, 다른 말로 하면 참 어리석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리석어서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면 그것을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느끼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며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B가 말하는 싫음과 미움

 

B는 A에게

를 좋아하기에 미움을 느끼는 것이고

를 좋아하지 않기에 그저 싫어한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말은 듣기에 따라 꽤 멋있는 말과 같지만 실상은 매우 왜곡된 감정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아함과 미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우리는 ‘양가감정(ambivalence)’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움이란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1)미움이란 감정의 의미

미움이란 감정은 먼저 역겨움 혹은 혐오감’란 감정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 감정을 흔히 ‘싫어하는 감정’이라고도 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역겨워하거나 혐오한다면 다른 표현으로 하면 ‘싫어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싫어하지만 미워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싫어할 수는 있어도 미워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2) 역겨움이란 감정의 의미

역겨움이란 감정은 무조건 상대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감정이 있으며 상대에게서 무엇은 받아들이고 무엇은 거부한다는 것이 아니라

좋고 싫음에 상관없이 무조건 싫어한다는 심리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 감정은 상대를 거부할 뿐 상대를 헤치는 감정은 아닙니다.

 

3)미움 = 역겨움+분노

하지만 미움이란 감정은 이러한 역겨움(혐오감)을 기반으로 해서 상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합쳐진 감정입니다.

분노는 자칫하면 공격성을 띠게 됩니다. 그래서 미움이란 감정은 상대방을 헤치거나 손해를 보게 하는 등의 행위로 쉽게 변화합니다.

 

 

B는 학창시절부터 A에 대해 좋아하는 감정이 많았습니다. 여전히 그 마음을 유지해서 그 친구와 관계 개선하길 바라는 마음이 한편으로 있다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밀어내고 거부합니다.

즉 자신을 역겨워하는 것이지요.

역겨움을 당하는 사람의 일반적인 심리방식은 자신도 상대방을 역겨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밀리지 않고 쓰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의 미움은 이러한 밀리지 않으려고 생긴 ‘역겨움’에서

상대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생기는 분노란 감정이 합쳐져서 생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기에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역겨움과 분노를 느끼기에 미운 감정이 생긴 것이지요.

 

 

그럼 A는 B를 그저 싫어할까요?

아마도 그 친구도 미움이 있을 것입니다. A는 먼저 B에게 분노가 생겼을 것이고 역겨움이 따라왔을 것입니다.

결국 그 친구를 용서하지 않는 이유는 그 친구가 용서를 제대로 구하지 않은 면도 있지만 이러한 미움의 감정이 마음 속에 깊이 자리 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A는 B를 생각하면 그의 내면에 내재화된 미움이란 감정이 바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4. A와 B가 관계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서로에게 주었던 상처로 인해 서로 흠집이 나더라도, 그런 흠집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 상처가 건드려지는 언젠가 다시 서로에게 화살을 던지며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악순환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미리 짐작한다면 흠집난 관계는 결국 문제를 일으키기에 함께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항상 새로운 관계만을 좇아가야만 할 것입니다.

두 가지 딜레마를 가질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용서와 화해란
진정한 용서와 화해란

 

1)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자세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자신이 수준 미달이었음을 상대방에게 고백하는 것이며,

자신은 더 이상 수준미달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할 뿐만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 생긴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며,

또한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역겨움과 분노의 감정을 거두어 달라는 요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서를 하는 사람은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에게 느끼는 역겨움과 분노의 감정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진정한 화해의 의미

화해란 이 모든 것을 풀고 이전의 좋았던 관계상태로 복귀하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때론 용서만 하고, 화해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상대방에 대한 역겨움과 분노의 마음을 더 이상 가지지는 않지만 다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지 않고 종료하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B가 원하는 용서와 화해.

그래서 이전과 같은 관계 상태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절차를 하나씩 진행할 때 서로의 상처가 치유된 상태에서 관계가 회복되고 더욱 돈독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10년 전의 A라면 너무 고통스럽기에 이를 신경 쓸 겨를도 용서할 마음도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이라면 자신의 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상대를 역겨워하고 화를 내는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 A 모습 (극 중 목해원 / 배우 박민영), (우) B 모습(극중 김보영 / 배우 임세미) _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5. 정리 및 소감 

이 글의 소재는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내용을 각색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드라마의 내용처럼 선의의 마음으로 타인을 돕기 위한 행동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어려움을 주었다면 참으로 복잡한 심리를 가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느 누구도 용서를 하는 포지션만을 가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언제는 용서를 받아야 하고, 또 언젠가는 용서를 해 줄 날도 있겠지요.

 

또한 드라마 속 심리이야기에 대한 다른 글을 더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전의 업로드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시리즈를 추천드립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해야 용서해 줘’_드라마 속 심리이야기1”의 1개의 댓글

  1. 핑백: 동백의 독백 '사랑받지 못한 사람한테는 못난 버릇이 있다' 드라마 속 심리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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