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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탐색

헤르만 헤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중 데미안이란 작품 역시 그럴 것입니다. 이 소설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성장한 것인지, 또한 혹시 더 성장해야 할 것이 있는지 등을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데미안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그린 그림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소개와 생각을 시작합니다.

(1) 데미안 중요 내용

① 주요 등장인물

  • 에밀 싱클레어: 주인공.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세계관에 갇혀 살다가,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탐구하는 인물임.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진리를 추구한다.
  • 데미안: 싱클레어의 친구. 전학생으로 나타나 싱클레어에게 신비스런 분위기를 풍기며 성경 속의 인물이나 신화 속의 신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전달하는 하는 등 싱클레어의 지적 성장을 도와주는 인물
  • 에바 부인: 데미안의 어머니.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 싱클레어의 마음에 그린 이상적인 여인이기도 하며, 싱클레어의 성장의 도움을 준다.  창세기의 이브의 후신으로, 인간의 근원적 존재이자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 피스토리우스: 원래는 신부가 되고자 했던 신학생이었으나, 카톨릭 교의에 의문을 품고 아프락사스라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며 싱클레어와 함께 아프락사스에 대하여 탐구하는 인물

② 간단 줄거리

  •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로 나누었으며, 밝은 세계에서 살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어느 날, 도둑질을 했다는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어두운 세계에 빠지고, 크로머라는 깡패에게 협박당하게 된다. 그러던 중, 신비로운 전학생 데미안과 만나게 되고,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새로운 시각과 가르침을 제공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친구이자 스승이며, 싱클레어의 성장과 성숙을 이끌어 준다.
  • 그 과정에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의 꿈 속에 나오는 여인과 똑같이 생긴 것을 알게 된다.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을 통해 사랑과 의지에 대해 배우고, 자신의 삶에 더 큰 의미와 행복을 느낀다.
  •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모두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싱클레어는 전쟁 중에 부상을 입고, 임시 병원에서 데미안과 재회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싱클레어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에바 부인이 보내는 키스를 전해준다. 그리고 데미안은 사라지고,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에 데미안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2)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본 관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인간의 정체성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나다운 사람이 되는건가?’ 란 질문을 대부분의 작품에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내려보는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성장소설이라고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헤르만 헤세 자신이 청소년과 청년시기에 정체성 혼란’ 상태에 많이 빠져 자살시도 등의 경험도 있었고 일생동안 소설을 씀으로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젊었을 때 헤르만 헤세 작품들에 몰입했었고 반복해서 작품을 읽었던 이유도 저 역시 정체성이란 성장통에 걸려 있었기 때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사회심리발달 8단계에서 5단계에 해당되는 청소년기의 심리발달과제는 ‘정체성확립이냐 역할 혼란’이라고 했는데, 에릭슨이 말한 정체성도 ‘나는 누구인가?’의 한 범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릭슨이 말한 정체성은 청소년의 고민인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와 같은 직업적인 것과 좀더 관계가 된다면, 인간의 정체성은 죽을 때까지 ‘나(self)’에 대한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이는 철학적, 신학적, 심리학적 관점들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데미안은 이런 점에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다고 이 책이 소개하는 방법이 반드시 ‘옳다’라고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하나의 좋은 표본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제부터 이 작품을 살펴보겠습니다.

헤르만 헤세
이 작품을 썼던 41세 즈음의 헤르만 헤세 모습

 

(3) 데미안 작품을 통한 생각

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싱클레어’인데 작품 이름은 왜 ‘데미안’일까?

이 소설은 헤르만 헤세 다른 작품에서와 같이 독특한 장치가 있습니다. 서로 대비되는 두 사람 혹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질문을 하거나 해답을 주는 구조입니다. 이 소설에선 데미안이 그 역할을 하지요.

즉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내면 세계의 상징이며, 싱클레어의 자아를 대변합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이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합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보다 더 독특하고 인상적인 인물입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와 달리 세상의 규칙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와 달리 세상의 변화와 혼란에 대처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행동을 하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싱클레어가 일종의 해답과 같은 인물 데미안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이것을 제목을 통해 알려주려한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 개인적으로 볼 때 헤르만 헤세는 자신은 싱클레어가 아니라 데미안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봅니다.

② 자아에 대한 질문

이 소설에서 다양한 화두들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가인과 아벨’에 대한 해석, 알을 깨고 나온다는 ‘아프락사스’. 그런데 이 소설은 시종일간 나오는 화두는 ‘자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싱클레어란 나란 사람은 이전에는 이상주의에 갇혀 있는 사람이면서 스스로 무엇을 바르게 결정하지도 행동하지도 못한 사람이었는데, 데미안의 영향을 받아 자아형성을 하게 됩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선과 악, 종교와 신, 세계와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싱클레어의 내면의 세계를 깨우고, 싱클레어의 성장과 성숙을 이끌어줍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자아를 복제하는 수준, 그와 같은 생각과 느낌을 바탕으로 행동 역시 거의 유사하게 한다면 그것은 옳은 것인가란 점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 의해 자아가 형성됩니다. 이것을 에릭 번이란 심리학자는 ‘어버이자아’라고 했습니다. 즉 부모님 등 타인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내면화되어 그 목소리에 의해 움직이는 나란 사람이란 뜻이 됩니다. 분명 나는 나이지만 ‘어버이자아’상태의 나는 누군가를 복제하고 있는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어야 하고 차례를 지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나도 나이지만 자칫하면 ‘타인의 목소리’에 고착화되어 있는 나로서 다시 그 알에 갇혀 버리는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배우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이 고착화되어 있는가 아니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재해석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합리적으로 그것을 사용하는가는 큰 차이가 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에릭 번은 ‘어른자아’라고 했습니다.

만약 인간이 무언가를 배울 때 그대로 답습한다면 답습한 만큼 고착화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만, 그것을 지금 여기란 현실에 맞추어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나란 사람은 크게 성숙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존경의 대상이자 배우고 싶은 어느 대상이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는 그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에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영향을 받은 것을 얼마나 재해석하여 성숙한 나의 것으로 만들었는가가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제가 제목을 정했다면 데미안이 아닌 ‘싱크레어’로 정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사견에 해당됩니다.

자아상태
에릭번의 세 가지 자아

③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균형에 대한 생각

청소년 중에는 의외로 싱클레어 같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I(내향)과 N(직관) 성향이 높은 친구들일수록 어린 시절에는 고민이 많고 그 고민은 추상적으로 보입니다. 싱클레어를 MBTI로 그의 성향을 파악한다면 INFJ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부모가 자녀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의 심리적 문제들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부모처럼 말입니다.

싱클레어의 장점과 또한 보완점을 생각해보았습니다.

  • 강점:싱클레어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진리를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데미안과 에바 부인과 같은 특별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이루는 인물입니다. 그는 예술과 창조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표현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강점은 현시대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보완점: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 세계에 너무 몰두하고,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그는 물질주의소비주의가 만연하고, 다양한 정보와 유흥이 넘쳐나는 현시대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는 인간관계가 얕은 편이고, 개인주의가 강한 현시대에 자신과 같은 영혼을 찾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완점은 현시대에서도 살아가기 어려운 데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싱클레어가 현시대에서도 균형잡힌 자아로 살아갈 수 있으려면, 자신의 보완점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 세계와 현실 세계를 좀더 조화롭게 융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싱클레어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타인에게 휘둘림 당하지 않으면서 좀 더 폭넓게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싱클레어는 현시대에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성숙한 나
나이들어 성숙한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소감말하기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어떻게 보셨나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그날까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보다 더 나은 나를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상살이에 쫓겨 포기하거나 중지된 상태인 경우도 있겠지요.

그런 경우 자꾸 자신을 더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에릭 에릭슨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가 ‘자아통합이냐 절망감’이냐라고 했습니다. 그 단계가 되면 그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약 40년 전에 읽었던 작품을 다시 살펴보게 되니, 참 좋네요. 이전보다는 좀더 객관화해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남은 인생 속에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견 혹은 질문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비밀댓글도 좋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탐색”의 4개의 댓글

  1. 아, 저도 최근에 떠났던 어느 긴 여행길, 비행기 안에서 전자책으로 골라 데미안을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 역시 다시 읽으며 생각을 잠시 정리해보았던 시간이 있어서 더 반가운데요.

    소설 속 주인공인 씽클레어는 기독교 집안에서 곱게 자란 범생이인데, 어느날 악과 꼬이고 말았죠. 그 때 전학온 데미안과의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죠. 그리고 점점 자신의 작은 세상인 알을 힘겹게 깨고 나올 수 있도록 지켜봐준 인물이 데미안이지요.

    결국 마지막에 데미안은 떠나게 되는데, 떠난 후에도 주인공 씽클레어는 점점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인데요. 한편 생각이 든 것은 악을 접하지 못한다면 선이 진정한 선임을 깨닫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 인생의 역설인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소설 속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닌가 싶네요. 또한 그러므로써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삶의 의미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데미안’ 이라는 이름의 뜻을 찾아보았는데요, ‘데미안’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그 뜻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한 아이”나 “신성한 출신”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름은 특히 기독교 문맥에서 종종 사용되며,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한 형태로 간주될 때 사용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우리도 각자의 내면에 있는 지혜자의 원형으로 ‘데미안’, 또는 ‘예수 그리스도’ 등의 존재가 있음도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전에는 용납이 안 되었던 것도 조금씩 용납되는 것, 그리고 역경과 고난이라는 과정을 수없이 거치면서 죽음 이라는 미래를 현재로 가져야 상상해볼 때 씽클레어처럼 우리도 통합의 과정으로 성장해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늘 좋은 글,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오늘 도 잘 읽고 갑니다. ^^

    1. 주신 내용 중 “악을 접하지 못한다면 선이 진정한 선임을 깨닫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 인생의 역설인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군요. 어쩌면 이 부분이 인생의 딜레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데미안의 뜻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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