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걱정’과 관련된 티벳 속담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티벳 속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이 속담을 읽노라니 티벳의 높은 산과 그 산 속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티벳인의 웃는 얼굴, 그리고 비록 가난한 나라일지라도 행복 지수가 대단히 높은 곳이라는 통계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그런데 그런 곳에서도 걱정이 있긴 있나봅니다. 이런 속담이 있으니 말입니다.
하기야 인간 사는 곳에 걱정이 없는 곳이 어디 있을까요?
다만 속담이 진정 말하는 것이
“그러니 차라리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평안히 살아가라” 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기에
역시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의 속담으로 참 걸맞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1. 사전적 의미의 걱정
걱정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입니다.
즉 마음이 안정이 안되어 마음의 에너지가 계속 소진되는 것을 말하지요.
사람은 밥을 먹으므로 생물학적 에너지를 보충하지만, 마음의 에너지는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질성향이 내향적인 사람은 홀로 사색 등을 함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심리적 에너지를 이끌어 낸다면,외향적인 사람은 사람을 만나는 등 외부활동을 통해 심리적 에너지를 이끌어 내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많으면 마음이 계속 스스로 안달 내거나 마음이 부글부글 거리기에
심리적 에너지를 이끌어 내고 쌓아둘 겨를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2.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걱정
‘걱정’이란 이 단어를 좀 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심리학에서는 ‘걱정’과 관련된 감정을 찾아보면 대표적으로 ‘불안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두 감정들을 통해 그 의미를 좀 더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걱정 속에 숨겨진 ‘불안’과 ‘두려움’이란 감정
인간은 태생적으로 두 감정과 함께 존재한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이 감정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주어졌을까요?
아마도 엄마 태내에서부터일 것입니다.
엄마의 심장박동이 안정되고 평안하였다가 갑자기 빨라지게 되면 아기는 불안해질 것입니다.
엄마가 화를 내거나 때론 슬퍼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역겨워하는 등 각종 좋지 않은 감정에 휘말릴 때면
엄마의 불안정한 감정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되기에아기는 불안해질 것입니다.
우리도 감정이 매우 좋지 않은 사람 곁에 있으면 매우 불안해지지요.
아기가 태내에 있을 때 약 5~6개월 이후에는 모든 감각기관이 대부분 만들어지기에, 아기는 감각기관을 통해 엄마의 정서적 불안정함이 고스란히 전해오므로 아기 역시 불안해지고 그 불안은 아기의 내면 속에 점차 내재화 될 것입니다.
태내에서 오랜 동안 있다가 아기는 이제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따스하고 안정되고 익숙한 태내의 환경에서 전혀 다른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모든 것이 바뀐지라 뭔가 위협받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태내에선 배고프면 저절로 영양분을 보충받았는데 이제 누가 먹여주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는 것, 태내에서는 언제나 따스하고 편안하게 잘 있었는데, 이제 누가 씻어주고 입혀주고 시원하게 해주고 따스하게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아무리 엄마가 잘 해주더라도 태내보다는 불편하기에 아기의 불안과 두려움이 공존하며 그 감정들이 더 깊숙하게 내재화될 것입니다.
아기가 성장을 합니다. 그리고 기는 것을 마친 후에는 걷기 시작하지요. 본격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때 아기가 아장아장 걷다가도 항상 뒤를 돌아보는 것은 지켜보는 이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본능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잠시 없을 때는 불안하다가도 엄마가 장시간 자신을 보지 않는다고 하면 불안을 넘어 두려움으로 떨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인간은 아기 때부터 불안과 두려움을 태생적으로 안고 살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불안감이 극대화된다면 그것이 정신장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두려움과 불안이란 이 녀석들은 어렸을 때부터 우리의 마음밭에 깊게 깔려져 있으며 우리의 마음의 작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2) 두려움과 불안의 차이
두려움이 불안과 차이가 나는 것은
- 불안은 그 대상이 실제 존재하는 것과 달리 막연하다면,
- 두려움은 그 대상이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막연한 불안감, 실재하는 두려움이라고 부를 수 있지요.
- 어두워지면 막연하게 불안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 밤에 어두운 골목을 나홀로 다닐 때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때의 막연한 불안은 사실상 자신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어두운 골목을 가야할 때 느끼는 두려움은, 어둠 속에서 실제 자신을 해코지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 두려움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 또한 실재하는 두려움의 대상이 사라지면 두려움 역시 사라지지만,
- 막연한 불안은 항상 마음에 내재되어 있어 지속적으로 자신을 괴롭히지요.
3) 과거의 기억에서 불러온 두려움인 공포
공포라는 것도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이 자신이 위협 받는 엄청난 두려움을 공포라고 부르는데, 공포 역시 그 대상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는 높은 곳에 가거나 엘리베이터와 같이 사방이 막힌 곳에서 공포를 느끼는 것인데 낮은 곳으로 내려가거나 막힌 곳에서 나오면 그 공포증이 희한하게 사라지지요.
공포란 실재 존재하는 대상이 존재할 때 느끼는 것이지만 그것을 과도하게 느끼는 것이 문제이지요.
- 두려움이란 감정은 ‘위협’받을 때 느끼지만, 그 위협을 피할 것인가, 제거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감정입니다.
- 하지만 공포는 이러한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리는 것이지요.
이것은 과거의 외상적 기억으로 인한 두려움과 현재의 두려움이 합쳐져서 느끼는 것으로서 심리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4. 걱정에 대한 대처법
기본적으로 우리가 걱정하는 것 대부분은 불안과 관련되는 걱정이기에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불안은 현재 실재하는 위협이 아니라 막연하게 느끼는 감정이므로 실상은 현재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나도 모르게 내면에 길들여진 것이지요. 내 맘 속에 또아리 튼 이러한 막연한 불안이란 녀석은 자신의 존재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었다는 것을 인식 시키려는 듯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는 그저 공갈포일 뿐이지요.
걱정과 관련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공중의 새들, 들판의 풀들을 보라고 하셨지요. 자연의 보잘 것 없는 것들도 신께서 다 돌보는데 하물며 너희 인간을 그대로 두시겠냐고 하셨지요.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라고 하셨습니다.
이때의 염려는 막연한 불안과 관련되기보다는 내일도 모레도 계속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직면하며 살아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걱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이러한 미래의 두려움과 관련된 염려조차도 하지 말라고 하셨지요.
현재의 두려움이 아니라 미래의 두려움에 항상 걱정과 염려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부정성/비관주의’란 심리문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매사에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지요. 이러한 심리문제는 생각보다 그 뿌리가 깊고 사람들에게 애정받지 못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수의 이야기는 인간이 이러한 심리 속에 살지 말라는 말씀이기도 하며, 오늘은 오늘의 양식이 주어졌듯이 내일은 내일의 양식이 주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태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자신도 모르게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누구에게는 비관주의의 그림자가 따라가고 있으며,
누구에게는 희망의 그림자가 따라가고 있다.
5. 정리 및 소감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습니다. 매우 똑똑하고 나름 성공한 딸이 결혼을 계속 하지 않자 엄마는 그런 딸이 항상 걱정하였지요.
그런데 이것을 감정으로만 느끼기만 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텐데 엄마는 딸의 결혼을 위해 그의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 것이지요.
하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더 결혼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것을 ‘좌충수’라고 하지요.
오만 가지의 불안은 오만 가지의 생각에 빠지게 하고
그때의 의사 결정과 행동은 사실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애초에 감정에 휘둘림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최대한 결정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진정시키는 것이지요.
우리 인간에게 걱정이 없을 수는 없겠지요.
이때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걱정이 막연한 불안 혹은 실재하는 두려움 중 어느 것에서 기인한 것인지 판단하며,
그것에 맞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여겨지는군요.
이 글을 읽으신 분께 무게중심_펭귄의 에너지 70%와 균형잡는 방법 을 소개해드리고 싶군요.
걱정 등 우리의 심리를 균형잡는 내용입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