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을 항구와 배에 비유한다면 어떨까요? 이와 관련된 괴테의 명언.
이번 괴테의 명언을 통해 어떠한 의미를 발견하고 우리의 삶에 적용해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군요.
그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괴테의 명언 소개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독일의 대 문호인 괴테의 명언입니다.
저의 처가가 바닷가에 있기에 그곳에 있었을 때,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제법 부는 날이면, 집 창문으로 바다를 보거나, 아니면 우산을 쓰고 바닷가에 나가서 잿빛으로 변한 바다를 내심 걱정되는 눈빛으로 바라본 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어느 배가 어찌될까 걱정이 되어서 말입니다.
그러한 때면, 조그마한 항구에 단단히 묶여져 있는 배들이 오히려 제 마음을 평안하게 하였지요.
오늘 괴테의 문구를 보니 그 생각이 먼저 떠 오르는군요.
그런데 배가 무한정 항구에만 정박하여 있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아마도 또 다른 마음이 들 것입니다.
배가 바다를 향해 떠나지 못하는 무슨 이유가 무엇일까 하면서 슬며시 드는 불안감, 배가 배구실도 하지 못한다는 은근한 불만…
2. 인간의 심리사회발달단계와 항구의 비유
사회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인간의 심리사회 발달단계를 8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신뢰의 시대 경험
1단계는 출생에서 약 1세의 기간으로 ‘신뢰 대 불신의 시대’라고 표현했었지요.
언제나 자신을 지켜 봐주고 안아 주고,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엄마…
이러한 엄마가 항구라면,
아기는 항구에 잘 정박하여 있는 배.
배가 항구에 있어 안전하듯이 아기도 엄마를 통해 안전함을 느끼므로 신뢰의 시대에 산다고 하죠.
이러한 신뢰감은 사람의 전생애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2) 자율성의 발달과 항구를 떠나는 용기
그런데, 2단계부터는 좀 더 다른 양상이 됩니다.
기어 다니던 아기가 발발거리며 걷기 시작합니다. 발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다다다 달리듯 가려 합니다.
그러면서도 꼭 뒤를 돌아봅니다. 엄마가 나를 지켜보고 있나…
배가 항구를 떠나 바다로 가듯이
사람의 욕구도 항상 안전 속에 정박하여 있기 보다는,
어딘가로 떠나 무언가를 탐구하고 경험하려는 속성이 있지요.
그 시작이 2단계 ‘자율성 대 수치심의 시대’부터입니다.
특히 어릴 때에는 세상을 향해 여행하는 것이 당연히 서툴 것입니다.
그러한 시기에는 부모로서 이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줄 때 아이는 삶을 자주적으로 살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 이후로 인간은 계속 떠났다 돌아왔다 하는 삶을 살아가지요.
그러한 과정을 겪으며 아이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항구를 떠나는 필요성
인간은 가만히 안주하여 있기 보다는 떠날 때에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고 하는데, 사회를 향해 떠나 그 속의 일원이 되었을 때 그 존재성이 있으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떠나지 못하고 계속 안주하려는 삶!
결국은 불안하고 불만이 쌓이게 되지요.
한참 떠나야 할 아이가 집안에만 있을 때…
뭐라도 활동해야 할 사람이 집안에서만 있을 때…
그런데 이 때의 집안, 집안이란 실제 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마음, 스스로 갇힌 마음, 폐쇄된 마음의 뜻으로도 여겨집니다.
집을 떠나 저 미지의 혹은 험악한 세상으로 나갈 때의 불안감 두려움들,
그래서 떠나지 못할 때의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화남,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여겨지는 가족과 사회에 대한 분노.
이러한 다양한 양가감정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잘 떠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들이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먼 인생의 여정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죠.
그런데 지나치게 잘 챙겨 주려다 다른 것은 다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독립심, 자주적 마음!
어느 부모는 품안에만 너무 안고 있다가 아이가 떠나려하지 않으니 그 땐 불만에 차있기도 하더군요.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4. 정리 및 소감
비단 자녀들 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여전히 우리의 인생은 항해하는 삶에 해당되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느 순간 어딘가에 정박해서 안주하는 삶에 빠지거나, 자신의 마음의 동굴에 스스로 갇혀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헤쳐나가며 항해하기 보다는 어느 항구에서 스스로 묶여서 사는 삶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나이 들어 은퇴 연령에 들어섰지만, 그래서 집안에서 뒷방지기가 될 수 있고, 동네 어딘가에서 시간을 소일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스스로 묶여서 사는 것이라면 자신의 인생계획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인생이란 죽는 그 순간까지, 시인 윤동주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를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 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글에 공감하시는 독자분이라면 앞서 다룬 괴테의 명언으로 ‘현재에 열중하라, 오직 현재 속에서만 인간은 영원을 알 수 있다’의 글을 소개해 드리고 싶군요. 매우 깊이 있는 명언이지요. 이 또한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핑백: 인생은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_괴테의 명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