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보물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다
위의 문장, 어떠한가요?
성경에서 예수께서 보물을 쌓아둘 곳에 대해 말씀하실 때 이야기하신 내용입니다. 그는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고 이야기 하셨지요.
위 문장만 보면 꽤 그럴 듯한데 뭔가 선문답하는 느낌도 듭니다.
이 말씀 전후를 잘 살펴보면 네 보물을 땅에 쌓지 말고 하늘에 쌓아 두라고 했고 또한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고 했습니다.
즉 ‘네 마음을 하늘에 두라‘는 의미로서 ‘세속적인 삶에 치중하지 말고 보다 신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라’란 의미가 담겨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제가 굳이 이 문장을 오늘의 주제로 꺼낸 이유는 이 문장은 심리적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를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보물에 대한 마음의 작동
보물은 주로 물질에 해당되지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런데 마음은 어떤가요?
마음은 정지되어 있지 않으며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마음이 호수와 같이 평온하여 정적인 줄 알았는데 그 마음은 다시 급하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즉, 마음은 역동성이 있음은 물론, 스스로 작동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마음이 있으며 그 마음은 저마다의 작동방법에 의해 움직이고 있지요.
그런데 그 마음은 그 보물을 보았을 때도 작동할 것입니다. 정말 귀한 것이라면 그것을 아끼고 빛나게 하는 등 지극한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발휘하도록 우리 각자의 마음은 작동할 것입니다.
가끔 영화에서 돈가방이나 보석함 등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다가 사람을 서로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음이 그 보물을 쟁취하기 위해서 그렇게 사람을 죽이도록 작동한 것이지요.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이젠 남들은 한물갔다고 여기는 어떤 것을 매우 귀한 것으로 여겨 자신의 생을 모두 거기에 걸기도 합니다. 그 한물간 그것은 그대로 있는데, 그 사람의 마음이 자신의 생을 거기에 걸겠다고 작동한 것이지요.
이와 같이 마음의 작동이란 한 순간의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두고 계속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움직임을 이어 보면 때론 방향을 이리 저리 틀기도 하지만 끊기지 않는 하나의 긴 선과 같이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2. 마음의 작동 기준
그런데 계속 움직이는 이 마음은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보물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는 그것이 길가의 돌맹이처럼 하찮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기준에 의하면 가치가 없는 것이죠.
즉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각자 가치에 대한 기준이 있는 것입니다. 그 기준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어떤 척도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주관적인 척도인 것이지요.
이를 개인의 가치척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가치척도로 볼 때 매우 높은 값을 얻는 것이 자신의 보물이 되는 것이죠.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가치척도를 재점토해 볼 필요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전에는 대단히 귀중한 보물로 보았던 것이 알고보니 길가의 돌맹이인 줄 어찌 알겠습니까?
세상에는 뒤늦게라도 자신의 가치척도를 바꾼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예를 들어 소설에 나오는 스크루지영감도 자신의 마음의 가치기준이 바뀌니 세상이 달라 보인 것이죠.
3. 매슬로우 5단계 욕구이론과 가치척도와의 관계
심리학분야에서 이러한 가치척도를 만들어 제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좀더 객관적인 척도이지요.
이중 인간의 5단계 욕구이론을 발표한 심리학자 매슬로우도 삶의 대한 가치척도를 제공한 사람이지요.
매슬로우의 척도에 의하면,
- 어떤 사람은 1단계의 생리적 욕구를 채우는 것 혹은 2단계의 안전욕구를 채우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귀중한 것이 될 수 있으며,
- 어떤 사람은 이 단계들을 넘어 3단계의 소속 애정욕구를 채우는 그 대상이 그가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될 수 있으며,
- 어떤 사람은 이것들이 아니라 4단계의 존경 욕구를 채우게 하는 그 무엇을,
- 어떤 사람은 5단계의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우도록 하는 그 대상을 자신의 보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 의하면 자신의 욕구 자체가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그 만큼 자신이 귀하게 여기는 것 역시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역으로 자신의 자아실현욕구를 충족하도록 한 대상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것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4. 돈에 대한 심리
어떤 사람들은 특히 재물 혹은 돈에 대해 많은 마음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재물 혹은 돈과 마음을 하나로 묶으면 바로 재무심리가 됩니다. 이것을 좀 쉬운 말로 돈에 대한 심리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재물이나 돈을 보물로서 여기는 마음의 작동에 대한 것입니다.
혹시 자신의 돈에 대한 심리는 자신의 가치 척도 수준은 어떠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것 역시 개인마다 주관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좀 더 객관적으로 만들어져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도 이를 이러한 돈에 대한 심리를 측정하는 척도를 만든 것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객관화된 진단방식으로 자신의 돈에 대한 척도가 어떠한지 파악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돈에 대한 심리 중 너무 치우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쇼핑중독, 일중독증 등 각종 중독현상도 여기에 해당되며 돈에 대한 지나친 강박, 지나친 상실감에 의해 생기는 저장증 등 각종 마음의 병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증상은 단순히 돈에 대한 어려움을 넘어 마음에 대한 병과도 직결될 수 있습니다.
즉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건전한 돈의 심리가 다시 자리잡는다는 뜻이 되지요.
또한, 돈에 대한 심리는 자신의 삶의 스타일, 삶의 모습과도 직결됩니다.
- 어떤 사람은 미래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돈을 다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 또한 누군가는 가정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쓰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가족과는 상관없이 자신만을 위해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어떤 사람은 돈을 알뜰살뜰 규모있게 사용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돈이 있으면 무섭게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반대로 돈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한푼도 안 쓰려는 사람도 있지요.
- 또한 어떤 사람은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만 돈을 쓰고 사회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사람도 있습니다.
- 또한 어떠한 사람은 자신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돈이 자신을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렇듯 돈과 관련된 심리는 실제 자신의 삶의 모습에도 상당히 영향을 끼치며 그러하기에 자신의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5. 정리 및 소감
예수께서 하신 말씀,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는 이러한 돈에 대한 심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저 또한 내가 귀하게 여기는 보물은 무엇이며 그것에 대해 내 마음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네요.
또한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 중(생리적, 안전, 소속감, 존경, 자아실현) 어느 곳에 가치를 두며 앞으로의 여정을 살아가야할지 각자 점검해보는 시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