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오류들의 두번째 내용인 부작위 편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영어로는 omission bias라고 하지요.
지난 인지심리학 첫번째 글에서는 행동편향에 대해서 살펴보았지요. 행동 편향과는 서로 반대같이 보이는 ‘부작위 편향’ 이것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등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부작위 편향의 뜻
1) ‘부작위’의 뜻
부작위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작위(不作爲)는 작위(作爲)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작위란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하고, 부작위란 소극적인 행위를 의미합니다.
부작위는 법률 용어로,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일부러 하지 않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법적이나 규범적으로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일부러 하지 않는 소극적인 행위를 의미합니다.
2) 부작위 편향의 뜻
부작위 편향이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는 손실보다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손실에 덜 민감한 현상입니다. 즉, 행동하지 않음으로 인한 책임이나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함으로 인한 책임이나 비용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2. 부작위 편향과 관련된 문구들
1)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이 속담은 부작위편향의 한 예로, 행동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실제로는 행동하지 않음으로 인해 놓치거나 잃는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2) 물러나면 조용하다
이 속담은 부작위편향의 다른 예로, 갈등이나 문제를 피하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실제로는 갈등이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3) 눈에 보이는 새가 더 낫다
이 속담은 부작위편향과 반대되는 속담으로,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이익이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불확실한 이익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는 행동함으로써 얻는 이익과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익을 잘 비교해야 합니다.
3. 가정에서 잘 일어날 수 있는 부작위 편향들
1) 청소를 하지 않는 심리
청소를 하면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청소기나 물걸레 등의 도구를 사용하면서 소음이나 물기 등의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청소를 하지 않아도 바로 눈에 보이는 손해가 없지요. 하지만 나중에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나거나 벌레가 생기는 등의 위생의 문제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심리
건강검진을 받으면 비용과 시간이 들고, 검사 결과에 따라서 걱정이나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나중에 큰 병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등의 위험이 있습니다.
3) 저축을 하지 않는 심리
저축을 하면 현재의 소비를 줄여야 하고, 저축한 돈이 통화가치가 떨어지거나 은행이 파산하는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저축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소비를 즐길 수 있지요. 하지만 나중에 돈이 부족하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 돈의 부족으로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운동을 하지 않는 심리
운동을 하면 땀을 흘리고 힘들고, 운동복이나 운동기구 등의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반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비만이나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공부를 하지 않는 심리
공부를 하면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책이나 강의 등의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반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당장은 여가를 즐길 수 있지요. 하지만 나중에 성적이나 진로에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인간관계에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위 편향들
1) 연락을 하지 않는 심리
연락을 하면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상대방의 반응이나 기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반면 연락을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관계가 멀어지거나 다투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사과를 하지 않는 심리
사과를 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반면 사과를 하지 않으면 당장은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지요. 하지만 나중에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신뢰를 잃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심리
도움을 요청하면 취약함이나 무능함을 드러내고, 상대방의 부담이나 거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당장은 독립적이지요. 하지만 나중에 고민이나 어려움이 커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칭찬을 하지 않는 심리
칭찬을 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지고, 관계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칭찬을 하지 않더라도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상대방에게 소외되거나 불만을 갖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감사를 표현하지 않는 심리
감사를 표현하면 상대방의 동기가 증가하고, 관계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를 표현하지 않더라도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상대방이 실망하거나 소홀히 대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6) 피드백을 주지 않는 심리
피드백을 주면 상대방의 성장이나 개선에 도움이 되고, 관계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주지 않더라도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나중에 상대방이 실수를 반복하거나 오해를 가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기업 등 사회조직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위 편향들
1) 투자를 하지 않는 심리
투자를 하면 비용과 리스크가 발생하고, 투자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반면 투자를 하지 않으면 당장은 비용과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시장 기회를 잃거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혁신을 하지 않는 심리
혁신을 하면 실험과 실패가 필요하고, 기존의 방식이나 제품을 바꿔야 합니다. 반면 혁신을 하지 않으면 당장은 안정적이고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고객의 니즈나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차별화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피드백을 받지 않는 심리
피드백을 받으면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알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반면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실수를 반복하거나 성장하지 못하거나 고객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변화에 적응하지 않는 심리
변화에 적응하면 새로운 환경이나 요구에 맞출 수 있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반면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당장은 현재 환경에 익숙해서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뒤쳐지거나 위기에 직면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학습을 하지 않는 심리
직원이 스스로 학습을 하면 지식이나 기술이 증가하고, 자신감이나 경쟁력이 향상됩니다. 반면 학습을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지요. 하지만 나중에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승진하지 못하는 등 자신의 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6. 부작위 편향의 심리가 일어나는 이유와 경향
가만히 있는 것이 손해란 인식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가만히 있으면 현상 유지라고 인식하는 것이지요. 현상유지의 값이 0이라면 계속 0의 수준을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음으로 0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100 등 손해가 발생하며 그 값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만히 있으려는 행위가 반복될수록 타성에 젖게 되지요. 일종의 나쁜 습관이나 좋지 않은 풍토가 되기도 합니다. 좋지 않은 풍토란 집단적으로 그러한 가만히 있으려는 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분위기를 가지는 것이지요.
7. 정리 및 소감
이전 글에는 ‘행동 편향’에 대해 살펴보았고 이번에는 ‘부작위 편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행동 편향은 결국 무언가를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심리적으로 편해지는 현상이라면, ‘부작위 편향’은 거꾸로 무엇을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것이 더 심리적으로 편해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행동 편향과 부작위 편향을 모두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것에 대해 어떤 날은 행동 편향하다가 어떤 날은 부작위 편향을 하는 방식이기 보다는, 어떤 것은 지속적으로 행동 편향을, 어떤 것은 계속 부작위 편향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자신은 무엇을 행동 편향하고 무엇을 부작위 편향하는지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결코 자신의 시각을 편향되게 만들고 습관화되게 하므로 편향된 심리를 바탕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겠지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핑백: 인지심리학3_통제의 환상의 이해와 사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