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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틸리히가 말하는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이번 글은 폴 틸리히가 정의한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풀어보았습니다.
그럼, 외로움과 고독이 어떻게 다른지 함께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

– 폴 틸리히 –

아마도 심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 누군가의 글에 인용되었던 앞의 글귀를 보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정의를 내린 문장이자 둘의 차이를 설명해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요.

 

1. 폴 틸리히에 대해서

이 문장을 남긴 분은 폴 틸리히, 독일에서 태어나 루터교의 목회자와 신학자를 하다가 비유태인임에도 불구하고 나치들의 박해에 의해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평생을 미국에서 살면서 철학과 신학을 강의했던 석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인간의 이성에 대해 ‘형이상학’을 바탕으로 말한 철학과 ‘인간은 신 앞에 선 단독자’라고 말한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은 실존주의적 신학자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폴 틸리히
폴 틸리히

 

 

2. 외로움과 고독의 의미

사실 우리나라 말, 외로움과 고독은 서로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로움순수 우리말이고,

고독(孤獨) ‘외로울 고'(孤), ‘홀로 독(獨)’으로 이루어진,
‘홀로 있어 외롭다’란 한자어이지요.

‘외로움 = 고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앞의 문장이 참 애매한 문장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폴 틸리히가 말한 외로움과 고독의 영어 단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가 말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Loneliness expresses the pain of being alone,and solitude expresses the glory of being alone.

앞의 문장을 번역가가 loneliness를 ‘외로움’으로,

solitude‘고독’으로 번역한 것이지요.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면,

loneliness‘나 혼자 있어 외로워 죽겠어요’와 관련된다면

 

solitude‘혼자서도 즐겁게 잘 지내요’와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외로움과 고독의 유사점과 차이점

그렇다면 심리적 관점에서 두 가지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요?

1) 유사점

유사점은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이 모두 감정에 해당된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감정이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하는데요.

 

일을 하다가 문뜩 떨어지는 낙엽을 보니 내 마음엔 외로운 마음이 생깁니다.

이때는 낙엽 자극이 되고, 그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 외로움이란 감정이 온 것이지요.

 

 

고독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내용에 몰입됩니다.

나는 혼자서 책을 읽을 때 즐거운 마음이 생깁니다. 책 읽음은 자극이고 즐거움은 반응에 해당됩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책이란 자극에 의해 즐거움에 익숙해집니다.

 

 

2) 차이점

■ 첫째, 외로움(loneliness)은 불쾌한 감정에 해당됩니다.

불쾌한 감정고통이 수반되지요.

반면에 고독(Solitude)유쾌한 감정에 해당됩니다. 이 감정은 기쁨 혹은 즐거움이 수반됩니다.

 

 

 

둘째, 외로움은 심리적 문제와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을 잘 느끼는 사람은 그의 마음에는 외로움과 관련된 단추가 있고,
이 단추가 자신도 모르게 잘 눌러진다는 뜻이 됩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외로움을 잘 호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고독은 주로 기질성향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한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 즉 사람과의 교류보다는 다른 그 무엇과의 교류에 더 익숙하고 더 자연스럽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내향성향이 매우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 셋째, 외로움은 필연적으로 빈 가슴이 됩니다.

외로움상실에 대한 감정이기 때문이지요.

잃어버린 그 무엇이 채워지지 않은 채 여전히 빈 공간으로 남아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고독채움의 감정입니다. 홀로 무엇을 하며 자신의 마음 속에 무언가를 채우므로 즐겁다는 뜻이 되지요.

 

 

 

4. 외로움과 고독의 감정을 대비시켜 설명한 이유

폴 틸리히, 이 분은 굳이 두 개의 감정을 대비시켜 설명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제 생각에는 외로움을 말하려 하기 보다는,

고독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외로움대구(對句)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는 대단히 내향성향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혼자서 책읽기와 사색 등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무언가를 채웠겠지요.

또한 그는 ‘신 앞에 선 단독자’임을 인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고독은 당연히 신과 교류하므로 그의 마음에 무언가를 채웠으리라는 것우리는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번역가는 그가 말한 glory를 단순히 즐거움으로 해석했는데 그가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그가 혼자 있어 가지는 즐거움은 훨씬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누구는 인생을 ‘외롭다’ 할 수도 있으며 누구는 인생을 ‘고독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로운 삶고독한 삶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세상이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그의 마음 속에 채우며 살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5. 정리 및 소감

오늘은 폴 틸리히가 정의한 외로움과 고독에 대해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외로움과 고독 중 어디에 더 가까우신 것 같나요?

이번 글을 통해 나의 솔직한 감정에 초대받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로, 또 같이의 가치를 자유롭게 즐기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이번 글과 관련하여 이전에 업로드했던 글 ‘외로운 소수를 품어주는 세상_수를 사색하다(3)’ 글을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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