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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된 두 여성의 버려짐의 심리 이야기_드라마 서른, 아홉(1)

이 글은 드라마 속 심리이야기 중 일곱 번째 이야기로 드라마 ‘서른, 아홉’의 등장인물 중 입양된 사람들의 ‘버려짐에 대한 심리’를 살펴본 내용입니다.

이전 글은 ‘동백꽃 필 무렵’의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였지요.

 

 

 

 

1. A 이야기

 

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차미조 역(배우 손예진)
A씨_ 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차미조 역(배우 손예진)

 

 

A는 피부과 전문의 원장이다.

이제 39세인 병원을 개원한 이후 쉬임없이 달려와 병원을 세울 때 발생한 은행 빚들을 이제는 모두 갚았다.
그렇게 쉬임없이 달려왔기에 그런가, 마음이 많이 지쳤다.

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골프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1년간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가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그녀는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순간 강하게 자신이 버려지는 느낌을 받을 때 호흡이 가빠지고 죽을 것 같다는 공포에 빠지곤 했던 것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으며, 약을 먹어온 지 좀 되었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왜 A는 이런 심리에 빠졌을까?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생모가 그녀를 고아원에 버려두고 갔다.

그녀의 생모는 얼굴은 미인이나 젊은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살아왔었는데,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기에 고아원에 버려둔 것이다.

다행히 A는 참 좋은 양부모와 언니를 만났다.

그들은 그녀를 매우 사랑했으며 정말 친자식같이 친동생같이 그녀를 대했다.

특히 엄마는 그녀를 마음으로 낳았다는 마음으로 키웠다.

그럼에도 A는 언젠가 자신이 버려짐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 생모가 자신을 버렸던 것이, 고아원에서 살면서 자신도 입양되고 싶다는 마음이,

자신이 다시는 버림을 받아선 안 된다는 마음이  두려움이란 감정으로 내면화되어 있었다.

현실은 매우 좋은 양부모, 언니, 그리고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런 심리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녀는 병원 일에 매달렸고 나름대로 병원을 통해 좋은 성취를 이루었으나,

그로 인해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었기에, 현실을 피해 미국으로의 도피를 선택한 것이다.

 

 

 

2. B 이야기

 

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김소원 역(배우 안소희)
B씨_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김소원 역(배우 안소희)

 

B는 미국 줄리어드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젊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중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강남에 있는 술집에서 접대녀로 일했다.
그녀의 오빠가 그녀를 찾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와서 결국 여동생을 만났을 때, 여동생은 오빠를 차갑게 대했다.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시는 절대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여기엔 깊은 사연이 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살았다.
다행히 그녀 역시 미국 교포인 양부모와 오빠를 만나 입양되어 미국에서 자라났다. 

하지만 양엄마가 사망한 이후 문제가 생겼다.

양아빠가 B에게, B가 양아빠에게 파양을 원했다고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면 파양과 함께 먹고 살 일정 금액을 주겠다고 했다.

결국 B는 그 아빠의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아빠는 대단히 주도적이면서 자기주장을 반드시 관철시키는 사람이었으며, 아빠가 애초에 자신의 입양을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엄마가 살아 있었을 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양엄마가 사망하자마자, 아빠는 그녀를 파양하기 원했으며 하지만 남들이 보는 이목을 가리기 위해 이와 같이 B가 원해서 파양한 것처럼 유도한 것이다.

양아빠는 자신의 재산을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양딸에게 주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양아빠의 요구대로 파양을 한 후 한국에 들어와 오빠와도 관계를 끊고 아빠의 돈으로 배운 피아노를 절대 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3. 입양된 두 사람의 버려짐 심리

A와 B는 모두 5~6살에 입양된 여성입니다.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고아원에서 살아야만 했으며,
고아원에서 보고 자란 것은 양부모에게 입양되어야만 살 수 있다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입양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입양되면 생존하는 것이고 입양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그런 심리가 어린 시절 아이들의 마음에 자리 잡혀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입양만 된다고 잘 산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을 예뻐해 주고 귀여워 해주어야 하며

그들에게 중도에 버림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중도에 파양 당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버림받은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 A는 다행히 매우 좋은 부모,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았지만,

그의 내면엔 ‘버림받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 ‘상실감과 두려움의 감정’이 항상 내재화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친모에 대한 궁금증 못지 않게 ‘자신을 버린 친모가 어떤 사람일까’불안감이 내재되어 있었지요.

 

A씨_ 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차미조 역(배우 손예진)
A씨_ 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차미조 역(배우 손예진)

 

 

 

이에 비해 B는 이제 성인이 된 20대 초반에 사실상 파양을 당했습니다.

양아빠는 그녀의 얼굴이 항상 어둡다는 말을 하면서 그런 모습이 보기 싫다고 했었는데 결국 그녀는 일방적으로 파양을 당한 것이지요.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B씨_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김소원 역(배우 안소희)
B씨_JTBC 드라마 서른, 아홉_ 김소원 역(배우 안소희)

 

 

 

4. 버려짐에 대한 심리

입양 이후 자신들이 버려짐을 당할 수도 있다는 심리 속에 살았던 A와 B.

심리학자 제프리 영의 심리패턴치료에 의하면,

A와 B는 모두 ‘유기/불안정’을 주요 심리패턴으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버려짐을 받은 사람은

상실과 관련된 감정과 다시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이 내면화되어 있을 수 있는데,

B의 양아빠가 ‘어두워 보인다’라고 했던 것이 이것과 관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기/불안정’이란 심리패턴을 가진 채 살아온 두 사람,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을까요?

우리 인간은 어떤 내면의 심리를 가질 때, 그 내면의 심리가 행동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버림받을 수 있다’는 생각과 ‘상실감과 두려움’이란 감정이 내면화되었을 때, 그리고 이러한 심리들이 자신들을 자극시켰을 때 그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제프리 영은 이러한 심리상태일 때 크게 세 가지 유형의 모습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첫째, 굴복의 모습

‘자신은 결국 버림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란 심리 속에서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결국은 그렇게 되어버리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회피의 모습

‘자신을 버릴 것 같은 사람’과는 아예 만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웬만하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지지 않거나 도망가는 방식입니다.

 

● 셋째, 과잉보상의 모습

질식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매달리거나, 자신을 절대 버리지 못하도록 찍어 누르거나, 자신을 버리려는 사람에게 보복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입양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요?

● A는 주로 회피의 모습을 많이 보인 것 같습니다.

일에 매달림으로 일을 하는 동안 버림받는 느낌을 지우려고 했었지요.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자 이제는 골프 속으로 자신을 회피시켰으며, 급기야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 B는 양아빠에게 결국 파양을 당하자 ‘과잉보상’의 방식을 주로 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너무 강하기에 그에게 직접적인 복수를 할 수 없자 자신을 파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그 많은 직업 중 ‘접대부’를 한 것, 양아빠 돈으로 배운 피아노를 절대 치지 않겠다고 한 것,

양아빠에게 받은 돈을 모두 돌려주려고 했던 것, 이것은 일종의 복수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 속에서 행동을 했을 때에도 A와 B는 각각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했었지요.

 

 

 

 

5. 정리 및 소감

드라마 ‘서른, 아홉’

이 드라마 스토리의 큰 축 중 하나가 입양과 파양에 대한 이야기와 버려짐에 대한 인간심리와 그로 인한 인간의 행동이었습니다.

평소에 알고 있었던 것보다 입양된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대단히 아픈 심리가 있을 수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치유되어 가는지를 나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그들의 치유 과정을 좀 더 심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좋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입양된 두 여성의 버려짐의 심리 이야기_드라마 서른, 아홉(1)”의 2개의 댓글

  1. 잘읽었습니다.
    버려진 사람 입양.파양된 사람의 심리적인 문제는
    피해의식, 열등감, 분노심, 회피, 수치심, 죄책감, 두려움,
    우울감, 외로움 등등 저같으면 그럴것 같아요!

  2. 핑백: 시한부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방법, 드라마 서른 아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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