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힐링타임

이애경의 선물6: 영웅

이번 글은 이애경님의 여섯 번째 선물, 영웅입니다. 난세의 영웅이란 말이 있지요. 세상이 어지러울 때 이를 평정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영웅만이 있는 것이 아니지요. 이애경님이 말하는 영웅, 한 번 마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애경의 공감

이애경의 영웅

“아빠~, 이제 화 안 낼 거야?”
“응, 이제 화 안 낼 거야, 약속해~”

 유치원 다니는 막내 아이는 조심스럽게 아빠의 눈치를 보며 아빠에게 이와 같이 물어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빠가 지금쯤 화낼 것이라는 것을 아이는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자기마음대로 소리지르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는 나쁜 왕처럼 군림하는 남편과 세 자녀를 키우는 가운데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아내는 깊은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었고…

‘아이들이 크기만 해 봐, 꼭 이혼하고 말거야’ 라고 굳게 결심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자기이해’를 만나 함께 집단상담과 개인상담을 병행하며 자기이해보고서를 통한 치료적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기적같은 일들이 하나씩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안방은 언제부턴가 남편 차지가 되어 있었고, 아내는 모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밤이 될 때면 불 꺼진 거실 소파가 어느새 자신만의 유일한 잠자리 공간이 되어있었습니다.

‘난 왜 이러고 사는 걸까?’라고 생각했던 나날들이 쌓여만 가고, 머리는 갑자기 하얗게 변해가며 분명 가족이 있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 술과 눈물로 지새웠던 나날들… 

‘이런 결혼생활을 꿈꿔 온 건 분명 아닌데…’

아내는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써보았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두 번째 어머니의 눈치 밥을 먹고 자란 남편은, 시어머니가 하는 말에 자주 상처를 받았고,

아내는, 시어머니가 자신이 낳은 친아들의 아내인 동서와 자신을 은연중에 구분하고 차별하므로 이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심하게 고조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자기이해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아내와 남편 사이의 심리적 퍼즐은 하나씩 맞춰 가기 시작했고, “아 하~~”의 감탄사는 그토록 바랬던 관계회복으로 이어졌으며 직관력이 가장 많이 살아있는 막내는 몸으로 재빨리 알아차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 어두운 마음을 꺼내니,
이제야 마음이 가라앉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었던 아내는 자신의 다양한 심리적 특성들이 어떤 구조로 융합되어있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는 가운데, 남편의 정신적 특성들과 성향들을 이해해가면서, 그제서야 남편의 깊은 고통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미워했던 남편을 오히려 격려하고 지지하게 되었으며, 그러는 가운데 아내는 어느새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도는.. 눈빛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그만 하염없는 눈물이…

남편은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습관대로 할 때도 있었지만 좀 더 빨리 자기 모습을 알아차리고 심리적 안정을 찾아갔으며, “정말 미안해..” 라는 말과 함께 따뜻하게 배려하는 모습에 지금은 완전 반전이 되어버린 이 행복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개학도 연기되고 실시간 방송들을 보는 아이들은 극도로 불안해 했어요!!”

그러나 엄마는 물론 아빠도 이제 아이들의 감정까지 읽어 주는 아이들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자라 어른이 되어가면서 어떤 어려운 문제가 닥칠지라도 이 경험이 기저토대가 되어 거뜬히 헤쳐 나가고 아빠처럼 견뎌 내지 않을까요!

지금 코로나19의 험난한 역경 속에서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발벗고 나서며, 긴 사투를 통해 애쓰며 헌신하고 있는 방역당국과 봉사자들… 

이들이 현시대의 영웅이듯이,

긴 세월동안 서로간 기저의 미해결된 과제들이 충돌함으로 이유도 모른 채 점차 좌초되어가던 가정을 순기능으로 역전시킨 아빠와 엄마…

폭풍 같은 고난 앞에서도 견뎌 내오며…, 이젠 샛별처럼 떠오른…

그대 이름은 바로 ‘진정한 영웅’입니다.

 

부부

 

이애경님의 이 글을 읽으니 여러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하나는 이 글의 당사자였던 한 가정이 떠오르고, 부부상담을 받아 왔던 여러 가정이 떠오르고, 이애경님과 제가 이루었던 가정이 떠오르고요…

사실 저희 부부도 위기의 부부였습니다.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점들이 서로에게 있었던 것이지요.

서로 신앙인이었기에 신앙으로서 참을 수는 있었지만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것도 한계가 오더군요.

그러한 위기의 가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심리공부를 하면서 ‘자기이해’란 것을 만들어 가면서였습니다.

그랬더니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 등의 수 많은 탄성을 하며, 서로간 대화의 시간을 늘렸었지요. 점차 대화 내용은 우리가 만든 ‘자기이해’에 맞춰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러한 가운데 인간의 기저에 깔려 있는 다양한 미해결된 과제들과 그것이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지 등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성경 속에서도 성경 속의 인물들, 바로 인간에 좀 더 집중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공감하셨는지를 서로 탐구했었습니다.

그러한 시간과 공간이 있었기에, 우리는 자기이해란 타이틀을 가진 연구소와 심리상담센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저 배운 지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겪었던 것들을 체계화하므로 이를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특히 이애경님은 ‘상처난 마음’의 사람들을  보듬는 역할을 참 많이 했지요. 이애경님의 사망 소식을 접했던 분들이 애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던 것도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이 글의 주인공에게 안부를 묻는 것이었고 이 글을 게재해도 되는지 문의한 것이었지요.

귀천의 시인이 말했듯이 이애경님도 하늘로 돌아가 ‘아름다웠다고’ 말할 듯 한데요,

제가 언젠가 “인생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였어?”라고 질문했을 때, “지금”이라고 대답한 때가 바로 이 일을 하고 있을 때였으며, 이때가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짐작되는군요.

저도 이애경님께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영웅’이야.

 

이애경님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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