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힐링타임

이애경의 선물1: 발돋움

오늘부터 곧 있을 ‘이애경’s Day’를 축하하기 위해서 이애경님의 유작인 글들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제일 첫 번째 글로 이애경님의 발돋움이란 시와 단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이애경의 발돋움

이애경의 발돋움

 

차가운 겨울 끝에
바람 부는 것은

꽃 피우기 위함인 것을
이제야 알고

죽은듯한 나뭇가지
움튼 기운에
같이 발돋움한다.

 

발돋움

 

겨울 나뭇가지들을 보며 걷노라면 늘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토록 바짝 마른 가지에서 올 해도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날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김없이 이루어 내는 푸르름과 꽃들을 보며 지금까지 자연은 그 순리를 어긴 적이 없었던 것은 늘 신기하고 놀랍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 날은 한참을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울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시대에 사는데 이토록 아픈 이야기들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분이 계시구나’란 생각에 상담을 마치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아픔이 슬픔으로 끝난다면 그야말로 불행한 일이지만,

1%의 희망을 부여잡고 그 죽음 같은 모진 바람을 맞으며 한 발 한 발 내디뎌 결국 삶의 터전을 일구어 내고 가치를 일구어 내는 이야기들은,

마치 거친 땅에 다른 이들에겐 보이지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보석들을 발견하고 주어 담아 행복의 보석꽃 다발로 안겨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위의 시적 화자도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움튼 싹들을 지켜보며 덩달아 힘을 내고 발돋움해보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자인 미국 서머빌과 독일 슈미트가 2011년도에 공동으로 한 연구를 통해 15개월 된 유아도 공정하게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내어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공존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을 볼 때에,

성인이 된 현재의 공감과 배려는 왜 그토록 힘든 것일까요?

어릴 적 경험한 애착관계에서 주 양육자와 함께 했던 공감 경험은 성인이 되어도 늘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애착 패턴 중에 회피 또는 무시하는 불안정애착 패턴이 있습니다. 낯선 상황실험에서 유아는 부모와 분리되어도 울지 않으며 다시 만나도 일부러 부모를 피하거나 못 본 척하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고개를 돌리거나 부모가 안아 올리면 밀어내려 합니다. 부모에게 가까이 간다거나 접촉하려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거의 화내지도 않습니다. 부모에게 감정 없이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며 실험하는 내내 장난감이나 주변 환경에만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공감하며 배려하는지 느껴보는 대안으로 나의 애착패턴은 어떠한지 좀 더 유심히 살펴보고 관찰해보는 한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애경님의 발돋움이란 시와 단상을 읽으면서 그녀의 여러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떠오른 장면은 그녀가 심리상담의 초기시절에 유독 내담자의 감정에 동일화되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이는 차차 건강한 공감적 자세로 바뀌었지만, 그녀가 타인의 감정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녀의 천성이었던 같습니다. 그녀의 기질적 측면을 살펴보면, 매우 수용적인 측면이 발달했었고 또한 보이지 않거나 숨겨져 있는 그 무엇을 좀 더 쉽게 발견하는 측면이 높았던 것이지요. 그러기에 심리상담사로서는 매우 뛰어난 강점을 타고난 것이라고 보았었지요.

또한 그녀의 심리도 반영된 것 같았습니다.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살아오면서 있었던 여러 아픈 사건들. 그녀가 존 볼비의 애착관계에 유난히 관심이 높았던 것도 어쩌면 그녀의 어린 시절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지요. 

이애경님이 발돋움이란 시를 쓰고 단상에서 자신의 애착패턴을 유심히 잘 살펴보라고 넌지시 말을 하는 것은, 이애경님은 자신의 겨울에서 새싹을 돋게 했었기에,

이제 다른 분들도 혹시 마음의 힘듦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자신의 ‘죽은 듯한 나무가지’와 같은 내면에서 ‘움튼’ 기운을 주어 발돋움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이애경의 선물1: 발돋움”에 대한 4개의 생각

  1. 너무많이 보고싶어요 이애경선생님…
    내담자의 아픔을 잘이해하고 공감하시며 내담자가 발돋움하기를 소망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신 선생님의 마음이 이글을 통하여서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정말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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