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힐링타임

이애경의 선물46: 글 대리석 속 천사

이번 글은 이애경님의 46번째 선물, 글 ‘대리석 속의 천사’입니다. 대리석에 갇혀 있는 천사를 잘 꺼내어 세상 밖으로 훨훨 잘 날아가도록 한다면 대단히 놀랍고 경이로울 것입니다. 이애경님은 과연 누가 이와 같이 갇혀 있으며 누가 잘 꺼내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잘 마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애경의 대리석 속 천사

이애경의 대리석 속 천사

나는 대리석 속에 천사가 있는 것을 보고
 끌로 깎아 내어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
 -미켈란 젤로(Michelangelo)-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들을 자주 듣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멀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먼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성장하면 참 좋겠어요.”

그렇다면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아이가 자라 엄마로부터 안정감을 갖고 조금씩 거리를 두고 세상을 탐색하려 할 때 아이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주었는지…를 말이지요.

이제 막 돌이 지나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쉼 없이 넘어지고 엎어지면서도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 서랍장 문을 열기 시작하고 화장품을 다 엎지르고 부엌 붙박이 장들을 열고 꺼내려 할 때 그 모습들을 바라보는 부모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부모님마다 반응은 다양하지만 부모의 조바심과 불안으로 계속 막고 또 막는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험한 상황도 물론 있을 수 있겠지만, 엄마와 함께 놀이하는 집에서 계속 저지 당하고 거절 당한다면 성장하면서 그 아기는 얼마만큼 멀리 바라볼 수 있을까요?

생애발달단계에서 어린 시절에 완수했어야 할 주요 과업들을 완수하지 못했을지라도 오늘 ‘지금-여기’에서 나와 아이가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충분히 안아주는 환경에서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과 지지를 받아가며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끊임없는 수치심과 거절감으로 천사와 같은 아이의 날개가 꺾여져 있는 것은 아니지 돌아봅니다.

이제라도… 대리석 속에 갇혀있는 천사를 자유롭게 풀어 주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나 자신이 바로 자유롭게 풀려나길 바라는 대리석 속 천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애경님의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중세 이탈리아의 천재적인 화가이자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말한 ‘나는 대리석 속에 천사가 있는 것을 보고  끌로 깎아 내어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란 명언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미켈란젤로이기에 더욱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그로 의해 탄생한 다비드상도 ‘석고덩어리에서 그가 일일이 끌로 깎아 만들어 낸 것이며, 미켈란젤로의 눈엔 석고덩어리 속에 갇혀 있는 다비드를 보았던 것이고, 끌로 세심하게 깍아내어 그 다비드를 풀어준 것으로 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애경님은 이 글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특히 엄마들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첫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멀리 보며 성장하길 바라는 시각에 대한 내용입니다.

부모들이 이러한 시각을 가지는 이유는, 자녀들이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어려서부터 이를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사는 것은, 자녀들의 인생이 세상이란 수렁에 빠질 때 헤어나지 못하게 되며,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결코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애경님은 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이애경님은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 엄마로부터 안정감을 갖고 조금씩 거리를 두고 세상을 탐색하려 할 때 아이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주었는가?

위의 질문 내용을 역으로 풀어보면,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안정감’이며, 안정감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더 탐색하며 나아갈 때에 더 멀리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세상을 탐색하는 첫 단계가 바로 집안에서 출발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엉금엉금 기어서, 조금 지나면 아장아장 걸어가며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만지고 입으로 집어 넣고 하지요. 이때 아이들은 무서운 줄 모르고 무조건 직진하며 또한 절대 정리 정돈하는 법이 없습니다. 온통 어질러 놓기만 합니다.

그러기에 다칠 수 있기에 온통 아이에게 신경이 갈 수 밖에 없으며, 또한 아이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 정리정돈 하느라 여간 힘겨운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에 놓일 때마다 안그래도 많은 일들에 힘든 엄마는 더욱 힘들어지고 짜증이 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애경님은 이것이 바로 ‘아이가 세상을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필수적인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의 전생애에 걸친 사회심리발달단계 이론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에릭 에릭슨의 이론일 것입니다.

에릭 에릭슨은 사람들이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애주기를 여덟 단계로 나눌 때 각 단계 별로 주어진 과업들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각 단계의 과업들을 연결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뢰(0~18개월) → 자율성(18개월~3세) → 주도성(4~6세) → 근면성(초등학생기) → 정체성(청소년기) → 친밀(청년기) → 공헌(성인기) → 자아통합(노인기)

만약 이 반대의 경우,

불신 → 수치심 → 죄의식 → 열등감 → 역할 혼란 → 고립 → 침체 → 절망

이중 신뢰, 자율성, 주도성은 초등학교에 다니기 전의 과업으로서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1단계에서 만약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면, 자신과 세상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2단계에서 아이가 세상을 탐색하려고 할 때 자주 제지 당하면 아이는 자신과 세상을 바라볼 때에 긍정적인 마인드이기 보다는 수치심과 의심함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지요. 

또한 3단계에서 아이가 공동체에서 무언가를 주도하지 못하는 경우 자신이 뭔가 부족하고 모자란 존재란 마음이 자리 잡으며, 그런 자신의 모습 속에서 자신과 세상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며 자신을 혐오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특히 부모가 많이 관여해야 하는 아이들의 어린 시기에, 그 당시 주어지는 각 단계의 과업들을 아이들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세상을 멀리 바르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세상을 잘 헤쳐나가도록 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즉 아이들에게 굳이 ‘세상을 멀리 바라보아야 한다’란 것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시각과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러한 과업을 등한히 한 채 그러한 시각과 능력 만을 강조한다면 더 중요한 것들은 물론 그 시각과 능력을 못 맺거나 왜곡된 심리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 아이가 어린 시절에 앞에서 언급한 단계별 발달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했을 때에 대한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제 아이들이 성장하여 초등학생이거나 중고등학생, 나아가 대학생, 더 나아가 이제 성인이 되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많은 단계를 이미 놓쳐버렸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아이들이 각 단계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한 채 이미 성인으로 성장했다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났을까요?

이 경우 성인이 된 자녀에게 어떤 식으로든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과 자녀의 사이가 좋지 않거나, 자녀와 타인과의 관계가 좋지 않거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마음 속에 공허감, 불안, 분노, 역겨움, 시기심, 죄책감, 열등감 등을 많이 느끼는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각 단계의 과업을 수행하지 못하고 놓쳤을 때, 이애경님은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습니다.

생애발달단계에서 어린 시절에 완수했어야 할 주요 과업들을 완수하지 못했을지라도 오늘 ‘지금-여기’에서 나와 아이가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충분히 안아주는 환경에서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과 지지를 받아가며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끊임없는 수치심과 거절감으로 천사와 같은 아이의 날개가 꺾여져 있는 것은 아니지 돌아봅니다.

바로 부모와 자녀와의 의사소통에서 답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안아줌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지지해 줌

아이들이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하도록 함

이것이 그들의 꺾여져 있는 날개를 낫게 하며 다시 세상을 날게 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현재의 모든 부모들은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현재의 부모들이 세상을 멀리 바라보도록 했겠지요. 또한, 각 단계별로 수행해야 할 과업에 대해 신경쓰신 부모님도 그렇지 않은 부모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값이 바로 현재의 부모 자신이 되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이애경님 역시 어린 시절, 이러한 단계들을 많이 놓쳤었기에,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통해 경험해 보았기에 이 단계들의 과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임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애경님이 특히 우리 두 자녀에게, 또한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특히 신경 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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