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수이야기 네 번째 글로서 누가복음 1장 26~38절인 ‘마리아는 어떤 심리로 예수의 잉태를 순종했을까’를 살펴보고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이 앞의 글 ‘사가랴에게 침묵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에서 사가랴에게 나타났던 천사 가브리엘은 이번에는 마리아에게 나타난 것이지요.
1. 누가복음 1장 38절 성경구절
2. 들어가기
■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난 시기가 언제였을까요?
역사적인 시기를 살펴보면, 약 BC 5년 전으로 보이며,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이 세례 요한을 잉태한 지 6개월 후가 됩니다. 헤롯왕이 통치하고 있던 시기였지요.
■ 그렇다면 그 당시 마리아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성경에는 그녀의 나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 당시의 여자 결혼 적령기가 12~14세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남자는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서 가정을 부양하는 경제력이 갖추어 졌을 때 결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의학과 역사학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중세시대의 여성들이 초경을 하는 시기가 12~17세로 말하고 있더군요.또한 예수님이 탄생하는 시대에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추측하더군요.
위의 내용들을 근거로 성경학자들은 마리아의 연령은 12~18세 중 후반대, 요셉의 연령은 목수활동을 통해 가정을 책임질 수 있었던 나이인 20~25세 사이로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리아가 가브리엘을 만난 연령을 현시대를 기준으로 하면, 중학생 나이에서 고등학생 나이가 되는군요.
이러한 연령 즈음에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합니다.
놀라우면서도 믿기 어려운 이 이야기를 받아들인 마리아의 대답이 누가복음 1장 38절의 말씀,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 ‘마리아가 하나님께 순종을 했으니 참 믿음이 좋은 여성이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순종했다고 해서 믿음이 좋았다라고 하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 당시의 마리아의 심리를 살펴본다면 더 깊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마리아의 심리상태와 믿음에 대해
심리학에 의하면 우리 인간들은 생명이 있는 한, 우리는 어느 자아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자아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나란 존재’란 뜻을 가지고 있지요. 즉 인간은 무언가를 하거나 심지어 잠을 자거나 조현병 등으로 자아가 분열되는 현상 상태에 있을지라도 어느 자아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심리학자 에릭 번은 인간의 자아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를 했습니다.
어버이자아, 어른자아, 어린이자아.
어버이자아란
- ‘부모님 등 타인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그대로 답습받은 자아’입니다.
- 예를 들어, 제가 어느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처음 본 아이들이 저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합니다. 전혀 모르는데요. 그것은 그 어린아이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에게 ‘어른을 만나면 꼭 인사를 해라’라고 교육받았기 때문이지요. 이때 이들은 왜 인사를 해야 하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인사하라고 시켰고 그게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지요.
- 또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쳤던 어린 나이의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공산당이 무엇인지도 왜 싫어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이 말을 하다가 죽음을 당했지요.
-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들은 부모님 등 타인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그대로 답습한, 즉 타인의 목소리에 의해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이를 어버이자아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어린이자아란,
- ‘어린시절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현재 그대로 답습받은 자아’입니다.
- 그의 현재의 행동은 어린 시절 자신이 한 행동과 별반 차이없이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어느 놀이시설에 가면 어른들도 신나서 아이들같이 뛰어 놀곤 합니다. 또한 다른 예로서 어떤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아내나 남편에게 징징대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 모습은 어린 시절 자신이 아빠나 엄마에게 했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지요.
- 위의 두 사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어른인 내가 그대로 답습한, 즉 어린시절 나의 목소리에 의해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지요. 이때에 어린이자아상태에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자아란,
- ‘지금 여기에 맞는 합리적인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하는 자아’입니다.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 반드시 필요한 자아이지요. 이러한 자아상태를 어른자아상태라고 합니다.
- 심리학자 에릭 번은 어버이자아상태 혹은 어린이자아상태에 있으면서 자신은 어른자아상태에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했을 때 그것을 ‘오염되었다’라고 불렀습니다. 바른 판단이나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지요.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어느 순간이든지 이 세 자아상태 중 어느 상태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고등학생 정도 밖에 안 된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연 그녀는 어느 자아상태에 있었을까요?
■ 만약 마리아가 ‘어버이 자아상태’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이 경우 마리아는 부모님 등 타인이 하라는 대로 행한 순종이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참 착한 모습일 수 있으나 합리적인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결정한 것이라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한 한 소년과 같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것이 최상인양 오해할 수 있지요. 이 경우 자신의 행위가 하나님 앞에서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른 채 행하는 행동일 수 있으며, 언젠가 그것을 후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만약 만약 마리아가 ‘어린이 자아상태’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이 경우 마리아는 어린아이와 같이 겁먹거나 반대로 어린아이들 같이 무언가에 도취된 상태에서 순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겁먹은 것이나 도취된 것에서 빠져 나올 때는 자신이 순종하기로 결정한 그 내용을 망각하거나 왜곡해 버릴 수도 있겠지요.
이와 같이 마리아가 어버이자아상태 혹은 어린이자아상태에서 순종하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은 온전한 믿음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녀는 타인에 의하거나 무언가에 홀려서 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그녀는 ‘어른 자아상태’에서 한 순종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성경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성경의 내용을 보면 마리아는 차분하게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상대방인 가브리엘과 마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느냐’고 질문합니다. 이 질문은 지금 여기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질문이지요.
이에 대한 가브리엘의 대답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는 영적인 내용입니다.
또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것을 어버이자아상태에서 받아들이면 매우 추상적으로 들릴 것입니다. 정확한 의미를 모른 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어린이자아상태에서 받아들인다면 어느 동화이야기 같이 들릴 것입니다. 현실성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지요.
마리아는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될지 나름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가브리엘은 불가능이 가능하게 한 사례도 들고 있습니다. 천사는 마리아의 친척 엘리사벳을 예로 듭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친척이므로 나이 많아 아기를 잉태할 수 없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엘리사벳의 불가능이 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자신도 역시 가능할 수 있음을 더욱 지금 여기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눈 앞에 증거를 보여주더라도 무언가를 결정하지도 못하고 미적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온전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대상자가 누구인 것과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과 사정을 인지하고 이것은 ‘순종하는 것이 답이다’란 것을 마음에 먹었을 것입니다. 특히 가브리엘이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히브리서 11장 1절의 말씀,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의 실상과 증거는 대단히 실제적인 말씀입니다. 바로 눈 앞에 있는 것과 같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이러한 믿음이 있었으며, 그 믿음은 부모님 등 타인의 생각 느낌 행동을 답습하거나 어린 시절 나의 생각 느낌 행동을 재연한 것이 아니며, 지금 여기에 맞는 합리적인 생각과 느낌을 통해 행동한 것이지요.
그 당시 꽤 많은 젊은 여성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많은 여성들 중에 하나님께서 그녀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러한 그녀의 심리상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믿음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우 성숙한 신앙과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인간은 어렸을 때는 당연히 어린이자아상태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이나 교회, 학교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배우므로 어버이자아상태가 발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배운 것이 깨달음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어른자아상태에 있지 못하다면 그 신앙은 성숙해 질 수 없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비록 나이는 적었지만 그의 신앙은 어른자아상태로까지 확장된 신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정리 및 소감
누가복음 1장 38절에 나오는 마리아의 순종.
그당시 마리아의 자아상태를 통한 심리상태가 어떠했을지를 파악해 보니, 어린 마리아가 왜 대단한지를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바라볼 때에 믿음을 매우 중요하게 보시며, 자신의 뜻을 이룰 귀한 종을 고르실 때에 이를 기준점으로 하시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또한 저는 지금 어떠한 자아상태에서 하나님을 믿노라 하는지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