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족장시대인 창세기 27-28장의 ‘야곱의 탈취_ 축복을 향한 왜곡된 열망‘을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창세기 29-30장의 ‘야곱의 훈련소_ 억울함 속에서 다듬어지다’란 주제로 성경을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 족장 시대: 창세기 12-50장

10. 야곱의 훈련소_ 억울함 속에서 다듬어지다(창 29–30장)
(1) 본문 줄거리
야곱은 라헬을 사랑해 라반 집에 들어가 7년을 기꺼이 일하지만, 혼인 날 레아와 결혼하는 속임을 당한다. 이는 과거 형 에서를 속였던 자신의 죄가 거꾸로 돌아온 장면이기도 하다. 라헬을 얻기 위해 다시 7년을 섬기며 두 자매와의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데, 이는 곧 가정 안에 시기와 경쟁, 소외를 불러온다.
사랑받지 못한 레아는 하나님께서 태를 여셔 자녀를 낳게 되고, 라헬은 여종을 통해 아이를 얻는다. 결국 하나님은 라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요셉을 주신다. 이렇게 질투와 얽힘 속에서도 하나님은 열두 지파의 기초를 세우신다.
요셉의 출생 후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나, 라반은 그를 붙잡으려 한다. 야곱은 품삯으로 약한 가축을 택하고, 라반의 조작 속에서도 지혜와 성실로 가축과 재산을 늘려간다. 하나님은 그의 손길에 함께하시며 억울함 속에서도 복을 더하신다.
이 본문은 상처와 억울함조차도 하나님의 연단이 되며, 복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야곱
사랑과 속임, 억울함이 얽힌 라반 집에서 20여 년을 지내며 자신의 과거를 비춰보는 훈련을 받는다. 라헬을 위해 일했지만 레아와 결혼하게 되는 사건을 통해 자신이 형을 속였던 과거와 마주하고, 하나님의 함께하심 속에 점차 성실함으로 다듬어지는 인물로 성장해간다.
② 레아
사랑받지 못한 첫 아내였지만, 하나님께서 먼저 그녀의 태를 여시며 은혜를 베푸신다. 처음에는 남편의 사랑을 갈망했으나, 결국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며 믿음의 고백(유다)을 드리는 인물로 내면이 변화된다.
③ 라헬
야곱의 사랑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자녀를 갖지 못하며 시기와 경쟁으로 가정의 갈등을 유발한다. 그러나 끝내 하나님은 그녀의 간구를 들으시고 요셉을 허락하시며 긍휼의 전환점을 주신다.
④ 라반
겉으로는 환대하지만 속임과 조작으로 야곱을 이용한다. 언약보다는 이익을, 사람보다는 계산을 앞세운 인물로, 하나님 없는 세속적 사고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⑤ 하나님
조용히 개입하시며 사랑받지 못한 자(레아)와 기다리는 자(라헬)를 돌아보신다. 야곱의 억울함도 기억하시고, 깨어진 관계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시는 언약의 주권자로 일하신다.
(3) 주요 사건 및 내용
1_ 속임을 당한 자, 타인의 거울이 되다 (창세기 29:1–30)
1) 야곱, 라헬을 만나다 — 사랑의 시작 (29:1–14)
-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향하던 길에서 라헬을 처음 만나게 된다.
- 라헬은 아름답고, 그는 그녀를 보는 순간 마음이 기울며, 외삼촌 라반의 집에 머물며 일하게 된다.
- 그는 자신의 길 위에서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심으로 경험하게 된다.
2) 라헬을 위해 7년을 섬기다 — 기다림 속 사랑 (29:15–20)
- 라반은 야곱이 대가 없이 일하지 않게 하겠다며 품삯을 묻고, 야곱은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자청한다.
- 성경은 이 7년이 “며칠같이 여겨졌더라”고 표현하며, 그의 헌신적인 사랑과 순수한 열망을 드러낸다.
3) 첫날 밤의 반전 — 라헬이 아닌 레아 (29:21–25)
- 7년이 차고,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주기를 요청한다.
- 그러나 라반은 결혼식 밤에 장녀 레아를 몰래 보내고, 그는 레아와 동침한다.
- 아침에야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라반에게 항의하지만, 라반은 “우리 지역은 언니보다 동생을 먼저 시집보내는 법이 없다”고 말한다.
- 이는 야곱이 형 에서를 속였던 사건이 반대로 반복되는 구조로, 자신이 했던 속임이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장면이다.
4) 또 다른 7년 — 사랑하지만, 힘겨운 결혼의 현실 (29:26–30)
- 야곱은 라헬과도 결혼하게 되지만, 그 대가로 또 다른 7년을 라반 아래서 섬기기로 동의한다.
- 그는 라헬을 더 사랑했고, 두 자매와의 결혼은 이후 가정 내 감정적 갈등과 신앙적 왜곡의 씨앗이 된다.
- 그는 하나님께 쓰임받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약점이 거울처럼 드러나는 훈련의 시기를 맞게 된다.
2_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작된 가족 이야기 (창세기 29:31–30:24)
1) 하나님께서 소외된 자를 먼저 보시다 — 레아의 연속된 출산 (29:31–35)
- 하나님은 레아가 사랑받지 못함을 보시고 그녀의 태를 여신다.
- 레아는 연이어 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네 아들을 낳으며, 자녀를 통해 남편의 사랑을 얻고자 애쓰지만, 점차 그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게 된다.
- 유다의 이름에 이르러서는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외로움을 하나님의 은혜로 돌려세우는 신앙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2) 경쟁이 시작되다 — 라헬의 조급함과 빌하의 출산 (30:1–8)
- 라헬은 오랫동안 아이가 없어 언니를 시기하고, 결국 자신의 여종 빌하를 야곱에게 주어 자녀를 얻게 한다.
- 단과 납달리의 출생은 사랑받는 아내의 위치에서도 느끼는 박탈감을 보여주며, 라헬은 이를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셨다”는 표현으로 해석한다.
- 자녀가 하나님의 선물이기보다 여성 간의 경쟁 수단처럼 여겨지는 안타까운 흐름이 드러난다.
3) 레아도 경쟁하다 — 실바의 자녀와 잃어가는 초심 (30:9–13)
- 자녀 출산이 멈춘 레아는 이번에는 자신의 여종 실바를 야곱에게 주어, 갓과 아셀을 얻게 된다.
- 점차 자녀는 은혜의 열매가 아니라, 사랑과 인정받기 위한 도구처럼 여겨진다.
- 축복의 가정이어야 할 곳이 사랑의 결핍과 인정 욕구로 가득한 경쟁의 장이 된다.
4) 작은 식물 한 줌의 거래 — 사람을 얻으려 했던 몸부림 (30:14–21)
- 르우벤이 들에서 채취한 합환채를 두고 라헬과 레아가 남편과의 동침 기회를 거래하는 장면이 벌어진다.
- 이는 남편이 아니라 ‘사랑받는 기회’를 서로 두고 다투는 관계의 왜곡을 보여주며, 사랑의 결핍이 얼마나 가족 내부를 흔들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 이 일 이후에도 레아는 더 많은 자녀들을 낳는다(잇사갈, 스불론, 딸 디나 포함).
5) 마침내 하나님이 들으시다 — 라헬, 요셉을 낳다 (30:22–24)
- 하나님은 라헬의 간구를 들으시고, 그녀의 태를 여신다.
- 요셉의 출생은 라헬에게 하나님의 긍휼이 시작되는 전환점이 되며, 이 이름은 “여호와께서 내게 다른 아들도 더하시기를”이라는 기대와 믿음을 담고 있다.
- 사랑과 질투, 억울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열두 지파’라는 약속을 향해 흘러간다.
3_ 억울한 현실에서도 성실함을 멈추지 않다 (창세기 30:25–43)
1) 집으로 돌아가려는 야곱 — 의심 많은 라반의 제안 (30:25–28)
- 요셉이 태어난 이후, 야곱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결심한다.
- 그는 “내 아내들과 자식들을 데리고 떠나게 해 달라”고 말하며, 수년간 자신의 수고를 강조하지 않고 조용히 요청한다.
- 그러나 라반은 하나님의 복이 야곱으로 인해 임한 것을 알고, 그를 붙잡으려 하며 품삯을 정하라고 제안한다.
- 이는 라반이 그를 진심으로 존중했다기보다, 그를 통해 얻는 이익을 잃고 싶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 지혜로운 협상 — 약탈이 아닌 정직한 분리 (30:29–34)
- 야곱은 점이 있고 얼룩진 양들만을 자신의 품삯으로 받겠다고 제안한다.
- 이는 당시 기준으로는 드물고 약한 가축이기에, 라반으로서는 손해가 없는 조건처럼 보였다.
- 그는 자신이 무엇을 받아도 공정하게 일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과거 라반에게 속았던 것과는 대조되는 신뢰 중심의 협상을 시도한다.
3) 지혜와 성실로 대응하는 야곱 — 하나님의 복이 더해지다 (30:35–43)
- 라반은 약속을 깨고 점 있는 양들을 먼저 제거해버리지만, 야곱은 나무 껍질을 벗겨 물가에 세우는 방식으로 양들의 번식을 유도한다.
- 이 장면은 그가 농축 산업에 대한 관찰과 통찰을 발휘하여 자신의 약한 품삯 안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이다.
- 하나님은 그가 행하는 모든 일을 복되게 하셨고, 그는 점차 많은 가축과 종, 재산을 얻게 된다.
- 이는 억울함에 머무르지 않고, 성실함과 지혜로 그 상황을 이겨낸 믿음의 모습을 보여준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타인의 모습 속에 나를 비추어 보다
① 교훈 요약: 야곱은 라반에게 속임을 당하며, 과거 자신이 형을 속였던 기억과 마주합니다. 하나님은 이 거울 같은 상황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하시고 성품을 다듬어 가십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지금 누군가의 모습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혹시 그 안에 내가 회피하고 싶은 내 모습이 비쳐 있는 건 아닐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나는 저러진 않았는데’라는 비교심이나, ‘왜 나만 겪어야 하나’는 억울함이 내 시선을 흐리고 있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만난 사람을 거울 삼아 하나님이 내게 보여주시는 모습 하나를 기도로 정직하게 고백해보세요. 회복은 자기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관계의 얽힘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흐른다
① 교훈 요약: 레아와 라헬의 경쟁은 사랑받고 싶은 갈망에서 비롯되었지만, 하나님은 그 불완전한 감정 속에서도 열두 지파의 시작을 이루어 가십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사랑받기 위해 애쓰거나, 누군가와 자신을 자주 비교하며 지치고 있진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나는 선택받지 못할 사람’이라는 소외감이 하나님보다 사람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만든 건 아닌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하루, 인정 욕구 하나를 내려놓고 “하나님이 나를 보고 계신다”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세요. 상처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이에게 선택은 임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창세기 29~30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누군가를 속였던 사람이 이젠 속임을 당하는 자로 서게 되었고, 도망자의 발걸음은 또 다른 연단의 골짜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얻기 위해 7년을 섬긴 것도 모자라, 속임수에 다시 7년을 더해야만 했던 야곱의 이야기가 제 마음에도 깊이 남습니다. 정직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믿었지만 정작 돌아오는 현실은 억울하고 불공평할 때, 나도 모르게 체념하거나 포기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속에서도 야곱의 수고를 기억하셨고, 그의 손끝에 복을 더하셨으며, 치열한 경쟁과 갈등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셨습니다.
오늘도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마음, 비교당하고 뒤처지는 듯한 감정, 말없이 견뎌야 하는 억울함 가운데서 나도 하나님의 눈을 바라보겠습니다.
사람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있는 나로 살아가겠습니다.
작은 성실을 포기하지 않고, 누군가를 탓하는 대신 하나님 안에서 제 모습을 정직하게 돌아보겠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훈련소와 같더라도 그 속에서도 믿음은 자랄 수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도 다시 걸어가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야곱이 형 에서를 속이고 라반의 집으로 도망할 때의 나이는 77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나이로도 77세는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과보호 속에 오랜 기간 살았으며 자신이 자발적이고 독립적으로 무엇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라반의 집에서 총 20년간 머물렀는데 그 기간은 이전의 과보호받던 야곱에서 완전히 벗어난 일가의 수장으로 바꾸는 훈련의 기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기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이 말씀을 보면서 그는 그저 형을 피해 도망갔지만 라반이란 자를 통해 혹독히 훈련받도록 하신 분은 하나님이 아니신가 생각해 보았으며,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느껴지는군요.
성경공부를 끝까지 마친 모든 분들께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여정 속에서 더욱 더 그리스도를 본 받는 분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