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창조시대의 마지막 내용인 창세기 12장의 ‘아브람의 부르심과 떠남 – 믿음의 여정 시작’를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족장시대의 첫번째인 창세기 13~14장의 ‘아브람의 분기점 – 믿음인가 계산인가’란 주제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 족장 시대: 창세기 12~50장
2. 아브람의 분기점 — 믿음인가, 계산인가 (창세기 13~14장)
(1) 본문 줄거리
아브람과 롯은 애굽에서 많은 소유를 가지고 돌아온 뒤, 함께 지내기엔 땅이 좁아졌다.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자, 아브람은 평화를 위해 먼저 롯에게 땅을 선택하게 했다. 롯은 눈에 보기 좋은 요단 들을 택했고, 그 땅은 소돔과 가까웠다.
롯이 떠난 후,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하시며 땅과 자손에 대한 약속을 다시 확증하셨다. 아브람은 말씀에 순종하여 헤브론으로 장막을 옮기고, 그곳에 여호와를 위한 제단을 쌓았다.
그 무렵, 동방의 네 왕이 서방의 다섯 왕을 침략하는 전쟁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롯이 포로로 끌려가자, 아브람은 집에서 훈련된 318명을 이끌고 기습 작전을 펼쳐 롯과 그의 소유를 구해냈다.
전쟁이 끝난 뒤, 두 인물이 아브람을 맞이했다. 살렘 왕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하나님을 찬송하며 아브람을 축복했다. 아브람은 그에게 십일조를 드렸다.
하지만 소돔 왕은 전리품을 제안했지만, 아브람은 하나님의 영광이 흐려지지 않도록 그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아브람: 갈등 앞에서는 양보로, 위기 앞에서는 행동과 분별로 믿음을 실천한 인물. 믿음은 말이 아닌 삶의 선택과 응답임을 보여준다.
② 롯: 보기에 좋은 요단 들을 선택했지만, 결국 소돔의 위기와 포로의 삶으로 이어진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 얕은 계산의 결과를 드러낸다.
③ 멜기세덱: 살렘 왕이자 하나님의 제사장으로서 아브람을 축복하고 예배를 이끈 인물.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도 해석되는 신비한 상징이다.
④ 소돔 왕 (베라): 전리품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하며, 믿음의 사람이 세상의 유익을 분별하고 거절할 줄 아는 태도를 드러나게 하는 인물.
⑤ 하나님: 전쟁과 선택, 유혹의 순간마다 말씀과 약속으로 개입하시는 신실한 분. 아브람의 여정 전체를 주권과 은혜로 이끄신다.
(3) 주요 사건 및 내용
1_ 평화를 위한 결단, 믿음의 선택 (창세기 13:1–13)
1) 애굽에서 돌아온 아브람은 다시 벧엘과 아이 사이, 그가 처음으로 재단을 쌓았던 곳으로 올라간다.
- 그곳에서 그는 다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다(13:4).
- 실수 이후에도 예배로 돌아가는 아브람의 태도는, 믿음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회복을 향한 방향성임을 보여준다.
2) 그러나 아브람과 롯의 소유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긴다.
- 그때 아브람은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와 너 사이에 다툼이 없게 하자”며 롯에게 먼저 땅을 선택하라고 제안한다(13:8–9).
- 이는 단순한 양보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믿기에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믿음의 결단이었다.
3) 롯은 눈을 들어 요단 들을 바라보고, 물이 넉넉하고 소돔에 가까운 땅을 선택한다.
- 그 땅은 겉으로는 풍요로웠지만, 성경은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13:13)고 기록한다.
- 눈에 보이는 조건이 전부가 아님을, 믿음의 선택은 ‘어디’보다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4) 아브람은 땅을 포기했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하시며 모든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다시 확증하신다.
- 믿음은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평화를 선택하는 용기다.
2_ 눈을 들어 보게 하신 하나님 (창세기 13:14–18)
1) 롯이 떠난 직후,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다시 말씀하신다.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 아브람이 땅을 양보한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은 사람이 준 것보다 더 크고 넓은 약속을 다시 확증하신다.
2) 이 장면은 단지 지리적 시야를 넓히라는 명령이 아니다.
- 아브람은 현실적으로는 손해를 본 것처럼 보였지만, 하나님은 그 손해 너머에 있는 영원한 소유와 셀 수 없는 자손의 약속을 보여주신다.
3) “내가 보이는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되리라.”
- 이 약속은 아직 자녀 하나 없는 아브람에게 주어진 말씀이다.
- 현실이 아니라 말씀을 기준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믿음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4) 하나님은 이어서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보라”고 하신다.
- 이는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믿음으로 약속을 소유하라는 하나님의 초대이다.
- 아브람은 그 말씀에 순종하여 헤브론으로 장막을 옮기고, 그곳에서도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는다.
5) 믿음은 눈을 들어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는 것이며, 그 약속을 따라 삶의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마다 예배로 응답하는 것이다.
3_ 전쟁 속에서 드러나는 믿음과 개입 (창세기 14:1–16)
1) 창세기 14장은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전쟁의 기록이다.
- 동방의 네 왕(그돌라오멜 연합)이 서방의 다섯 왕(소돔, 고모라 등)을 침략하고, 그 과정에서 롯과 그의 가족이 포로로 끌려간다.
- 이 사건은 단순한 국제 분쟁이 아니라, 아브람의 믿음이 실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2) 아브람은 조카 롯이 포로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집에서 길러진 318명의 훈련된 자들과 함께 밤을 틈타 기습 작전을 펼친다.
- 그는 단순한 목동이 아니라, 믿음의 사람으로서 책임과 용기를 지닌 리더로 등장한다.
3) 이 전쟁은 군사력의 승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과 아브람의 믿음의 결단이 만들어낸 구원의 사건이다.
- 아브람은 롯과 그의 모든 소유를 되찾아오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보호와 동행이 실제로 역사 속에 개입하심을 증언한다.
4) 믿음은 단지 예배의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사랑하는 이를 위해 움직이는 책임의 용기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행동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는 마음이 있다.
4_ 멜기세덱, 그리고 영광의 분별 (창세기 14:17–24)
1)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아브람 앞에 두 인물이 등장한다.
- 하나는 살렘 왕 멜기세덱, 다른 하나는 소돔 왕 베라이다. 이 둘은 각각 하나님의 영광과 세상의 유익을 상징하는 인물로 대비된다.
2)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람을 축복하며 말한다.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하라.”
- 아브람은 그에게 얻은 것의 십분의 일을 드림으로 승리의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고백한다.
- 이는 성경에서 처음 등장하는 십일조의 장면이며, 믿음의 사람은 전리품보다 예배를 먼저 드리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3) 반면 소돔 왕은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고 제안한다.
- 그러나 아브람은 단호히 거절한다.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하나도 가지지 않겠다.”
- 믿음은 결과보다 동기를 분별하는 시선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있는 제안은 단호히 거절할 줄 아는 용기다.
4) 아브람은 전쟁의 승리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름과 복을 더 소중히 여겼다.
- 멜기세덱 앞에서는 드리고, 소돔 왕 앞에서는 거절하는 이 장면은 믿음의 사람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분별하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평화를 위한 결단은, 믿음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① 교훈 요약: 아브람은 다툼의 상황에서 롯에게 먼저 선택권을 양보했습니다. 믿음은 눈앞의 이익보다 하나님의 약속을 더 신뢰하기에,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 속에서도 평화를 선택할 수 있는 담대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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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갈등이나 경쟁의 순간, 이익을 양보하는 선택을 생각하면 제 안에는 어떤 감정이 먼저 올라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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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그 감정은 혹시 예전에 억울하게 손해 봤던 경험이나 양보한 후에 마음에 남았던 불편함과 연결되어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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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실천 적용: 오늘 하루 안에서 누군가에게 말없이 배려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찾아보세요. “하나님이 이미 나의 몫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믿음을 그 행동으로 고백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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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시선은, 내 안의 믿음을 넓혀 간다
① 교훈 요약: 롯이 떠난 후에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눈을 들어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남겨진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보는 자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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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무언가를 내려놓고 나서 마음이 허전해진 그 자리에 하나님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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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그 허전함은 혹시 내가 채우려 했던 것들이 하나님보다 먼저였던 시기들과 닿아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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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실천 적용: 하나님이 나에게 보여주셨던 약속이나 말씀 중 지금 내 마음에서 희미해진 것이 있다면, 오늘 잠시 멈춰 그 말씀을 다시 천천히 되새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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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기의 순간, 믿음은 사랑을 향해 움직인다
① 교훈 요약: 아브람은 롯이 포로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움직여 구출해냅니다. 믿음은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는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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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누군가의 위험이나 고통을 들었을 때 나는 어떤 태도나 생각으로 반응하고 있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그 반응은 혹시 예전에도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상황’들과 연결되어 있지 않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오늘 누군가의 필요에 대해 “기도할게요”라는 말만이 아니라, 작은 도움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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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믿음은 무엇을 받느냐보다, 누구께 드리느냐를 먼저 묻는다
① 교훈 요약: 아브람은 멜기세덱 앞에서는 십일조를 드렸고, 소돔 왕의 제안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믿음은 세상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이름을 먼저 구하는 분별에서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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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정서적 질문: 주님의 이름보다 내 이름이 드러나기를 바랐던 순간은 없었나요?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던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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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느낌의 뿌리: 그 감정은 과거에 인정받고 싶었지만 놓쳤던 경험, 혹은 나를 증명하려 애쓰던 시기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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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실천 적용: 오늘 받게 될 칭찬이나 성과가 있다면 먼저 하나님 앞에 감사의 한 문장으로 드려보세요. 그 고백이 “누구를 위해 사는가”를 분별하게 하는 은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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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창세기 13~14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때로는 눈앞의 풍요가 마음을 흔들고, 갈등 앞에서는 내 몫을 주장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평화를 위하여 양보했고, 약속을 붙들며 선택을 맡겼습니다.
저도 그 믿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손해처럼 보여도, 믿음으로 물러설 수 있는 여유와 신뢰를 품게 해 주세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 사람의 선택보다 크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세요.
또한, 롯이 떠난 후에도 아브람의 눈을 들어 약속의 땅을 다시 바라보게 하셨던 것처럼, 저도 떠나간 자리와 비워진 마음 너머에서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것을 다시 보게 해 주세요.
누군가의 어려움을 들었을 때 외면하지 않고, 사랑으로 움직이고 책임지는 믿음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믿음이 예배에 머물지 않고 삶 속에서 움직이는 용기로 드러나길 원합니다.
하나님, 전리품보다 예배를 먼저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멜기세덱 앞에서 축복을 받고 드렸던 아브람처럼, 제가 얻은 모든 것의 주인이 주님이심을 고백하게 해 주세요. 세상이 주려는 이름과 이익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복을 기다릴 수 있는 분별을 허락해 주세요.
오늘도 저의 판단과 선택 안에 주님의 약속이 중심이 되게 하시고, 영광은 오직 주님께만 돌아가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성경공부를 하면서 개인적으론 아브람의 변화한 모습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지난 성경공부의 내용에서 보았듯이 기근이 들었을 때 애굽으로 가면서 여러 실수를 했었는데, 아마도 그는 자신의 실수를 많이 돌아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젠 그는 조카에게 양보하는 모습과 조카가 포로로 잡혀갔을 때 단호하게 움직이는 모습, 멜기세덱에게 십일조 드리는 모습, 소돔왕에게 단호하게 대하는 모습은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성숙한 모습으로서 ‘사람은 이렇게 발전할 수 있구나’란 것에 큰 감동을 받았지요.
오늘도 성경공부를 하신 모든 분들께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핑백: 성경공부16: '아브람의 갈림길 — 언약 앞에 선 믿음과 조급함(창세기 15~1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