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솔로몬의 유명한 명언과 이에 대해 심리적 관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매우 잘 알려진 명언이지요. 유대교 경전주석서 미드라쉬(Midrash)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 명언을 한 사람은 고대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 솔로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솔로몬의 지혜’를 보통명사화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 만큼 그 분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미드라쉬에서는 이 말이 나오게 된 경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왕이 궁궐의 보석을 다루는 세공사에게
‘자신이 매우 기쁠 때에 기쁨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매우 절망적일 때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문구를 새긴 반지를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세공사는 반지 만드는 것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러한 문구를 만드는 것은 자신에겐 전혀 불가능했기에당시에 가장 지혜롭다는 왕자인 솔로몬에게 찾아가 사정을 말하니
그 답으로 준 문장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였다고 합니다.
아버지인 다윗왕은 이 문장을 대단히 만족해 했다고 하더군요.
이 말은 현재 우리가 좋은 상황에 있을 때 마냥 그 상황이나 분위기에
도취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하며,반대로 현재 아무리 힘들고 낙망스러울지라도
절망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이 문장을 처음 대했을 때보다는 지금 다시 대하니 좀 더 다양한 생각이 드는군요.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솔로몬이 표현한 ‘이(This)’의 의미
이 문장에서 ‘이(This)’가 가리키는 것은 어떤 상황을 의미할 것입니다.
또한 시간적 개념을 빌리면 ‘어떠한 때’라는 말로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대입하면 앞의 명언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될 것입니다.
‘매우 기쁜 상황이든 어려운 상황이든, 혹은 좋은 때이든 절망적인 때이든 지나갈 것이다.’
솔로몬의 말을 빌려 재해석하면,
이것(This)이란 기쁜 상황 혹은 그러한 때,
절망적인 상황 혹은 그러한 때를 의미할 것입니다.이러한 상황들이 현재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모두 지날 것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좀 더 주목할 만한 것은 ‘기쁜’, ‘절망적인’.
이것들은 바로 ‘감정’에 해당된다는 점입니다.
위의 문장에서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쁘거나 절망적인’ 상황 혹은 그러한 때를 중요하게 볼 수 있으나 좀 더 깊게 보면 그것들은 모두 상황이란 것으로 인해 생긴 ‘감정’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크게 ‘유쾌한 감정’, ‘불쾌한 감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유쾌한 감정의 기본감정은 주로 기쁨, 즐거움이며
‘편안할 때, 즐거울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남에게 무언가를 해줄 때’에 주로 나타납니다.
- 그와 반면 ‘불쾌한 감정’은 ‘분노, 슬픔, 두려움, 놀람, 역겨움, 부러움, 부끄러움’ 등을
기본감정으로 하며 ‘마음의 불편, 통증, 고통’으로 주로 나타나지요.
그런데 위의 ‘이 또한’의 ‘이(This)’와 연결되는 감정은 어떤 감정과 좀 더 가까울까요?
일상적인 ‘유쾌한’ 혹은 ‘불쾌한’과는 좀 더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유쾌한’보다 더 유쾌한, ‘불쾌한’보다 더 불쾌한 즉 양극단의 감정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명언은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도록 하는 상황이나 그러한 때, 이것들에 대해 경계해야 함을 먼저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상황의 반복에 대한 이야기
‘이 또한(This too)’이란 말의 의미를 보면 ‘과거에도 그랬듯이’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도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지나갔잖아. 이번에도 그럴 것이니 염려하지 말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매우 안 좋은 일’이 있었고 그것이 지나갔다는 것은 그 사건에 대해 어떤 ‘경험’을 해 보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므로 이 말은 ‘이전에도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결국 그것을 극복했잖아.
이번에도 그 때의 경험을 잘 살려 잘 이겨내자’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 중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과거의 성공 경험’을 중요 포인트로 두기도 합니다.
성공의 경험을 한 자가 새로운 역경에 대해 다시 극복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실패의 경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그 역시 개인의 소중한 자산으로 본 것이지요.
물론 기업들이 무조건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입사 면접 포인트 속엔 ‘성공과 실패’를 통해 무엇을 깨달았으며 그 깨달음 속에서 어떤 긍정적인 자산을 만들어냈는가를 찾아보고 싶어서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인간의 심리와 연결해서 재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많은 사람이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경우가 많이 있으며 트라우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 분들은 어떤 상황이 오면,
의식적으로는 ‘곧 지나갈 거야, 염려하지마’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외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어떡하지… 너무너무 힘들어…’라는 심리적 메시지를 외치게 됩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이중 메시지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 무의식적으로 발동하는 심리적 메시지가 이기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기대감 + 두려움 = 100이라고 할 때에,
어떤 사람이 ‘곧 지나갈 거야, 염려하지마’라는 메시지에 따른
‘극복할 것이란 기대감’의 감정이 70 수준, 두려움의 감정이 30수준인 경우,
결국 기대감이 40이 더 많기에 끝까지 버티고 이겨낼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기대감 = 70 > 두려움 = 30, 기대감 – 두려움= 40)
반대로 기대감이 30이고 두려움이 70의 수준인 경우,
오히려 이번에는 중도에 결국 쓰러져 버릴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두려움=70 > 기대감=30 , 두려움 -기대감 = 40)
이 경우는 의식의 영역에서는 ‘곧 지나갈테니 염려하지마’이지만, 무의식의 영역에서는 ‘나는 결국 쓰러지고 말거야’란 심리 속에 있다가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남들은 30만큼 두려워하는데 나는 왜 70수준의 두려움을 가질까 하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일 것입니다.
과연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요?
심리학에서 그 근본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래 내가 감정에 예민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두려움에 떨었던 감정이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어떤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이 오면 나는 그 때의 치유되지 않았던 감정을 불러와
현재의 두려운 감정과 합쳐져서 그 감정이 훨씬 크게 느껴지게 된다고 말입니다.
3. 지나가리라 (shall pass away)
솔로몬이 표현한 ‘지나가리라’란 말은 ‘종료되다, 사라지다, 소멸되다’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일도 다 끝났어. 이젠 잘 살 수 있어. 다행이야’.
마치 영화에서 고난을 당한 사람들의 해피 엔딩으로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간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나 시간이 종료되었다고 모두 ‘지나갔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지나가긴 했지만 그것이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으며 또한 그 상처로 인해 나는 어떤 감정에 쉽게 허덕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더욱 무의식화되면 정확히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은 갑자기 그 감정에 휩쓸릴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나가리라’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일 수 있는 것이지요.
4. 정리 및 소감
어떠한가요?
이 좋은 솔로몬의 명언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참으로 더 생각해볼 만한 것이 많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장을 실제로 잘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떤 아주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있었을 때, 자신의 심리를 정리 정돈하며, 더 나아가 치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전에 업로드했었던 심리 통찰 글인, ‘심리란 마음의 앞면과 뒷면의 이야기다’를 참고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것이 평상시에 잘 이루어져야 ‘일희일비(一喜一悲)’에 휘둘림을 당하지 않게 되며,
또한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이 말이 실제로 자신의 것이 되겠지요.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