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수를 사색하는 시간, 앞서 ‘더하기‘를 주제로 글을 다뤘었습니다.
이번 글에는 빼기에서 인생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빼기의 기원
그 옛날 사람들은 다섯 마리의 물고기에서 두 마리를 먹었을 때
작대기 다섯 개에서 둘을 지움으로서 세 마리가 남았다고 표시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식으로 표현하면, 5 – 2 = 3 이 되지요.
이와 같이 뺄셈이 인류에게 처음 적용했을 때는 있는 것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점점 줄어들고, 사람이 점점 줄어 들고 말입니다.
어제 사냥하여 남은 식량이 3개였는데 오늘 사냥하여 2개가 더 생겨
3 + 2 = 5가 되었을 땐, 왠지 뿌듯하고 기뻤는데
5마리에서 2마리를 식량으로 해서 3마리가 남았음을 보았을 땐
왠지 불안하고 걱정이 되고 했을 것입니다.
부족에 아기가 출산하면 모두들 경사가 났습니다. 더하기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부족의 사람 중 누군가가 죽었을 때는 왠지 슬프고 때론 화가 납니다. 어떻게 죽었는지도 작용했겠지만 근본적으론 빼는 것이 적용되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처음 인류에게는 뺄셈이 결코 유쾌한 기분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은 물론 부족의 생존과 관련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다양한 빼기의 개념들
현대 시대에도 이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다양하게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들을 살펴본다면 어떨까요?
1) 가정경제에서의 빼기
현대 시대의 가정에서는 더하기 못지 않게 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계경제에서의 빼기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론 생활비의 지출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시대보다는 지출이란 것이 옛날처럼 생존을 위해 어렵게 지출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중산층이 더욱 많아질수록 생존을 위해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우아하게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기에 지출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졌지요.
빼더라도 자신이나 가족의 삶의 질을 올리는 방법으로 뺄 수 있다면
그것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빼는 것이 투자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공부를 위한 지출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여행을 위한 지출은 자신의 마음 힐링을 위한 투자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빼기가 항상 지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호주머니에서 분명 돈이 나가지만 사실상 그것이 더 큰 돈이 되어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은행에 저축하는 경우도,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도
당장은 내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행위이고
주택을 구입하거나 상가에 투자하는 것도 지금은 큰 돈이 나가지만
언젠가 큰 돈이 되어 돌아올 것이란 희망을 애초에 가지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현대시대에서의 가정에서는 빼기라고 해서 무조건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유용성과 효과성, 더 나아가 투자수익으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경제에서 뺄 수 있어야 가능하단 것을 이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은 모두 위의 내용과 같이 합리적인 빼기만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돈을 쓰는 저변에는 다양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굳이 사지 않아도 될 것을 구매하고, 굳이 먹지 않아도 될 것을 돈 들여 먹으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돈을 들여 하는 것은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거나 자신의 내면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지요.
이렇듯 가정에서의 지출 중에는 이러한 자신의 숨겨져 있는 심리가 반영되어 지속적이고 때론 과도하게 뺌으로서 가정을 더 어렵게 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가정경제에서 빼기를 대하는 감정은 양가 감정이 될 것입니다.
수입을 더하고 더하고 더할 때는 뭔가 즐겁고 기쁘지만 빼고 빼고 뺄 때는 뭔가 불안하고 두렵기조차 합니다.
그러다가 남을 때는 안심이 되기도 하지요.
2) 사회기관들의 빼기
비단 가정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곳곳에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감사기관이 주로 하는 역할은 얼마나 잘 더하는가 보다는 잘 빼는가를 살펴볼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빼기’의 본연의 느낌은 ‘더하기’와는 자못 다른 것 같습니다.
더하기가 푸근한 느낌이라면 빼기는 좀 차가운 느낌이랄까요?
좀 더 사고적이어야 하고 좀 더 이성적이어야 하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3) 심리에서의 빼기
심리 분야에서도 빼기의 중요성이 클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심리적 욕망들이 지나칠 때,
나는 나 자신을, 내 주변을, 또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볼 수 없기에 망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때는 마음의 욕망에 빼기를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빼고 뺀 만큼 마음에 빈 공간이 생기며 그 공간에 가족을 담을 수 있으며,
타인의 목소리 역시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빼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지요.
또한 어떤 이는 타인에 대해 원망과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망과 분노의 수준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과도한 경우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심리문제의 특성은 과장현상인데 그 과장이 일어나는 중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전에 느꼈던 감정들을 지금 여기에 모두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앞의 사례의 경우 이전에 느꼈고 해소되지 않은 원망과 분노의 마음을 모조리 불러와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쉽게 혐오하게 되고 또한 증오하기까지 하게 됩니다.
이 때, 이전에 해소되지 않아 여전히 불러오게 되는 그 감정들에게
빼기를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솔직히 이것을 빼는 방법을 몰라 휘둘림 당하곤 하지만
정답은 빼기가 필요한 것이며 결국 그것을 빼내야 자신이 살 수 있는 것이지요.
3. ‘빼기’의 진정한 모습
또한 우리의 인생에서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빼기의 미학!
그것은 바로 시간인 것 같습니다.
3차원적 공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갑니다.
거기에 맞춰 우리의 삶은 지속적으로 빼기를 하면서 흘러갑니다.
시간의 흐름!
이 시간이란 것이 흐르며 우리 인생에서 빼기가 진행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바로 ‘삶의 성취’라고 여겨지는데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하신 말씀 중에 ‘다 이루었다’, 이 말은 뺄셈의 의미를 제일 정확하게 표현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삶, 그에게 주어진 사명, 이 모든 것을 다 이룸은 그의 삶을 어느 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모두 제대로 빼면서 살았다는 의미!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의 빼기는 하나를 성취하고
또 하나를 성취하고 주어진 모든 것들을 성취해 가면서 사는 삶.
주어진 모든 것을 하나씩 빼 가며 살아가는 삶인 것입니다.
4. 시인 윤동주는 어떻게 빼기를 하였는가
이것을 젊은 날의 윤동주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라고 했지요.
그러하기에 젊은 윤동주는 다음과 같이 읊조렸습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젊은 윤동주는 자신의 뺄셈을 이렇게 적용하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5. 정리 및 소감
100 – 62 = 38
100세 시대인 이 때에 저에게 남아 있는 상징적인 숫자.
이 숫자에는 제가 정말로 아직 진정으로 빼야 할 것들이 많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잘 뺄 것인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떨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꼭 빼어야 할 그것이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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