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영화 바그다드 카페 두 번째, 주인공 브렌다와 남편 살의 심리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난 글은 라스베가스로 여행온 독일인 야스민 부부의 심리에 대해 살펴보았지요.
라스베가스를 가는 사막 길 중도에 카페와 모텔과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브렌다.
그녀는 남편 살, 싱글 대디인 아들 에릭, 그리고 철딱서니 없는 고딩 딸 살로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멈추지 않는 동네만큼이나 열 받는 일이 그녀를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치지만 누구하나 진정성 있게 그녀를 돕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그녀는 스트레스가 극에 오른 상태입니다.
영화의 제목이자 브렌다가 운영하고 있는 바그다드 카페!
영화에서 브렌다의 등장 장면은 아주 독이 오를대로 올라 남편에게 자녀들에게 소리치는 장면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자발적이지 못하고 시키는 일만 대충 하는 수준입니다.
그녀는 가족에게 큰 소리를 지르면 가족은 마지못해 무언가를 하지만 그녀와 가족은 서로 겉도는 사이인 것이지요.
왜 그녀는 그렇게 되었을까요?
1. 브렌다와 살의 심리적 앞면 살펴보기
먼저 그녀의 기질성향을 파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 그녀가 화를 내지 않는 상태가 거의 없습니다.
즉 그녀가 정상적으로 있는 모습이 드물기에 정확한 기질 성향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추측해볼 수 있는 성향은 ‘외향(E)-사고(T)-실제(S)-결과추구(J)’로 보입니다.
외향성향과 사고성향이 많은 사람들은 주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왜 그녀가 남편이 있음에도 사업장의 대표역할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공동 사업을 하더라도 나중에 보면 주도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주로 일을 시키는 경향을 가지게 되지요.
외향이기에 기가 세고 타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며, 사고 성향이 있기에 계산이 빠르고 이익과 손해에도 민감하며 매사에 논리적인 방식을 잘 선택할 것입니다.
거기다가 브렌다는 실제형(S)과 결과추구형(J)이 높아 보입니다.
이 성향의 사람들은 해야 될 목표가 있으면 이를 정확히 잘 해야 하며 자신의 기준틀이 명확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준틀 안에 들어오면 대단히 우호적이고 잘 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리를 둘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브렌다와 같이 주도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틀에 맞추도록 달래기도 회유하기도 하며 그것이 안 먹히는 경우에는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그 틀에 맞추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업가적 마인드가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많은 사업가들이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다른 기질성향에 비해 성공률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비정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성향이 자칫 잘못 사용되면 갈등을 많이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극 중 가족 간에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제 보기엔 그 피해자는 남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의 남편 살의 성향은 브렌다와는 거의 반대방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남편의 기질성향이 ‘내향(I)-정서(F)-실제(S)-유연(P)’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커플관계유형에 의하면 브렌다가 심리적으로 ‘감독관’ 위치에 있다면
그의 남편 살은 ‘피감독관’ 위치에 놓이게 된다고 합니다.즉 살은 브렌다와 함께 있으면 뭔가 감독받는 심리를 가진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브렌다는 심리적 우위를 가지므로 주로 ‘갑’의 행세를 할 수 있게 됩니다.
2. 브렌다와 살의 성격적 결함 살펴보기
브렌다의 기질성향을 보면 주도적이면서 목표지향적이라 그렇지 못할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브렌다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지요.
그녀는 자신의 합리적인 측면과 타인을 자신의 협력자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성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소리를 치다가 나중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으로 자꾸 몰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고착화됨으로 그녀의 성격은 성질 사나우면서도 한편으론 자꾸 마음이 약해지는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반면에 남편 살은 원래 수용성이 높으면서도 호기심이 많고 재능이 높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꾸 눈치를 보는 사람으로, 그렇다고 맡긴 일을 열심히 하기 보다는 대충함으로서 아내의 속을 뒤집어 놓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그들의 성격적 결함이자 심리적 대응관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3. 브렌다와 살의 심리적 유형 및 생활자세 살펴보기
심리학자 Kalher의 미니각본에 의하면 인간은 스트레스가 적은 상태에서는 건강한 생활자세에 있다가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면,
누군가는 ‘정지된 자’로서 우울한 생활자세에 머무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비난자’로서 편집증적 생활자세에 머물며,
어떤 사람은 ‘절망자’로서 무용한 생활자세에 머문다고 했으며,
이것들을 옮겨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를 인용해서 브렌다의 심리 유형을 살펴보면,
그녀는 건강한 생활자세로 있다가 스트레스가 올라오면
보통 ‘비난자 유형’으로서 편집증적 생활자세로 머물다가
시간이 지나면 ‘절망자 유형’으로서 무용한 생활자세로 머물다가
마음이 진정이 되면 다시 건강한 생활자세로 도는 심리패턴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브렌다는 타인에게 쎈 여자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쎈 여자의 내면에는 혼자 버려진 느낌이나 심한 경우 자신이 소멸된 느낌도 가질 수 있음을 살펴볼 수 있지요.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절망감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이땐 세상이 완전히 막혀 숨이 막히기에 자칫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남편 살은 건강한 생활자세로 있다가 스트레스가 오면
쉽게 정지된 자 유형이 되어 우울한 생활자세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때는 심리적으로 아무 생각이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가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모습도 보일 수 있습니다.그러다가 비난자유형에서 편집증적 생활자세에 머물 때
이때 소심한 복수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4. 브렌다와 살의 심리패턴과 대처방식
두 부부가 이러한 심리 유형을 가지게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에서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심리는 주로 어린 시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 심리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의 특정 사건이나 지속적인 경험을 기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브렌다가 어린 시절에 가족들에게 무시를 많이 받았거나 창피한 존재로 인식되었다고 가정하면 그녀는 이에 대한 과잉 보상으로서 타인을 정도 이상으로 몰아칠 가능성도 커집니다.
아니면 그녀가 부모로부터 엄격한 기준에 의해 자랐으면 자신도 쉽게 타인에게 엄격한 기준의 잣대로 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남편 살 역시 그렇습니다.
그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의 심리패턴은 무엇이며 그 심리패턴이 발생하게 된 심리적 기원이 무엇인지는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그의 심리는 자신도 모르게 패턴화되어 아내와 밀당을 하게 된 것임을 추론할 수 있는 것이지요.
5. 정리 및 소감
바그다드 카페!
이 영화는 참 불편한 인간의 내면을 보여 줍니다. 특히 이번 글의 주인공 브렌다와 살 역시 실제 대부분 가정의 한 단면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한 그들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지, 부부 혹은 가족 간 상호 관계적 모습이 패턴화된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안타까운 것은 당사자 간엔 자극과 반응이 오고 가지만, 왜 그런 자극과 반응이 오고 가는지에 대한 진짜 이유를 모른 채 그저 현재의 상황이나 타인이나 자신을 탓하는 것으로 매몰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 서로 익숙해지고 그렇게 살아 가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인생이야”라고 말하겠지만, 그것이 진짜 우리의 인생이라고 스스로 한계 짓는 것이 과연 맞는가란 것에 또한 의문부호를 가집니다.
인간은 누구나 ‘심리적 자율성’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즉 진정한 나를 찾아가며, ‘나다운 나’로 살아가야 맞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이 영화를 통해 느끼면서 저 나름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오늘도 저희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