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출애굽시대의 출애굽기 2–4장의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를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출애굽기 5–11장의 ‘바로의 완강함_하나님의 이름이 더욱 드러나다’란 주제로 성경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3. 출애굽시대: 출애굽기 1-15장

3. 바로의 완강함_하나님의 이름이 더욱 드러나다 (출 5–11장)
(1) 본문 줄거리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모세와 아론은 바로의 앞에 섰다. 이제 백성을 보내어 하나님께 예배하게 하라는 요청이 전해졌지만,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겠느냐?”며 하나님의 이름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말씀이 선포되었지만, 현실은 더 혹독해졌다. 바로는 이스라엘에게 벽돌의 수는 그대로 두되 재료는 스스로 구하라고 명령하였고, 백성은 더 큰 고난을 당하며 모세를 향한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세는 하나님께 탄식했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때부터 구속의 역사를 더 분명히 드러내셨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말씀하시며 애굽 땅에 첫 번째 재앙을 내리셨다. 나일강이 피로 변하고, 개구리와 이, 파리 떼가 번성하며 애굽의 질서와 신들은 하나씩 흔들려 갔다. 가축의 병과 사람의 피부에 생긴 종기는 풍요와 힘을 자랑하던 땅에 고통이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는 마음을 열 듯하다가도 재앙이 멈추면 다시 완강하게 닫아버렸다. 하나님은 인내하시며, 점점 더 강력한 방식으로 말씀을 이어가셨다. 우박은 곡식과 나무를 꺾었고, 메뚜기는 애굽의 땅을 덮었으며, 흑암은 삼 일 동안 온 땅을 뒤덮었다. 빛조차 닿지 않는 절망 속에서 하나님은 마지막 경고로 장자의 죽음을 예고하신다.
이 모든 과정은 단지 재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고 구속의 문이 하나씩 열려가는 서사였다. 바로는 끝까지 마음을 닫았지만, 그의 완강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역사의 걸음을 멈추지 않으셨다.
강퍅한 자의 마음이 흔들릴 때까지, 하나님은 인내하며 말씀하셨고, 그 말씀은 애굽을 꿰뚫고 이스라엘을 향한 길을 열어가기 시작했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고 응답하며, 모세와 아론의 요청을 거절한 애굽의 통치자. 재앙이 거듭되어도 마음을 열지 않고, 스스로의 권세에 매여 백성과 나라를 더 깊은 고통으로 끌고 들어간 인물이다. 그의 완강함은 결국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구속의 무대를 구성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② 모세 & 아론: 이제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바로 앞에 서는 사명을 감당하는 자들. 백성의 원망과 현실의 실패 앞에서도, 하나님의 약속과 메시지를 붙들며 점차 담대함을 더해간다. 단지 전달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내와 뜻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③ 이스라엘 백성: 고된 노동과 압박 속에서 해방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모세에게 향하던 원망은 깊어졌지만, 하나님의 재앙이 애굽에 임하면서, 그들은 하나님께서 실제로 개입하고 계심을 느끼게 되는 긴 여정의 중간에 있다.
④ 하나님: 이제 자신의 이름과 존재를 분명히 드러내시는 분. “내가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는 말씀처럼, 애굽의 신들과 바로의 권세를 하나씩 무너뜨리며 구속의 주체로서 세상 가운데 출현하시는 시간을 이끌어가신다. 단순히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 인내하며 반복하고 기회를 주시는 공의와 자비의 균형을 보여주시는 하나님이시다.
(3) 주요 사건 혹은 내용
1_ 말씀 앞에 굳게 닫힌 마음, 바로의 첫 반응 (출 5:1–23)
1)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바로 앞에 섰고, “히브리 백성을 광야로 보내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하라”는 요청을 전하였다.
- 그러나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며 하나님을 무시하고,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2) 이스라엘 백성은 해방을 말하는 모세의 등장으로 희망을 가졌지만, 바로는 오히려 그들의 노동을 더 가중시켰고, 벽돌은 그대로 만들되 재료는 제공하지 않겠다 명령하였다.
- 백성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고, 감독들은 구타당하며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 모세는 하나님께 깊은 탄식을 드리며, “어찌하여 이 백성에게 화를 더하셨나이까?”라고 묻는다.
-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백성은 더 억눌린 상태로 남게 되었다.
4) 이 장면은 하나님의 일하심은 사람의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말씀 앞에서 굳게 닫힌 사람의 마음은 처음부터 쉽게 움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5) 하나님은 모세의 질문에 직접 응답하시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될 것”이라는 구속의 전면적 시작을 선포하신다.
2_ 애굽에 내린 경고의 손길, 처음 다섯 재앙 (출 6:1–9:12)
1)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을 “여호와”라고 밝히시며, 애굽의 고통 속에 신음하는 백성을 위해 구속을 시작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 하나님의 이름은 단지 호칭이 아니라, 구속의 이야기를 여시는 인격의 선언이었다.
2) 모세와 아론은 다시 바로 앞에 서서 하나님의 명령을 선포하고, 하나님은 아론의 지팡이를 통해 첫 번째 표적을 보이셨다.
- 첫 번째 표적, 피: 하나님은 나일강의 물을 피로 바꾸는 첫 번째 재앙을 내리셨다. 모든 강과 샘, 물이 피로 변해 마실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바로는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이 재앙을 무시했다.
- 두 번째 재앙, 개구리: 애굽 전역에 개구리가 넘쳐나는 재앙이 일어났다. 개구리들은 애굽의 집, 침대, 부엌 등 모든 곳을 덮었다. 바로는 잠시 마음이 움직였으나 결국 다시 거부했다.
- 세 번째 재앙, 이: 모래가 이로 변해 사람과 짐승을 괴롭혔다. 바로의 마술사들조차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다”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했지만, 바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 네 번째 재앙, 파리: 애굽에 파리가 들끓으며 집과 땅을 가득 채웠다. 바로는 타협을 시도했지만, 결국 마음을 다시 완악하게 만들어 해방을 거부했다.
- 다섯 번째 재앙, 가축 전염병: 애굽의 가축들이 전염병으로 죽기 시작했다. 이는 애굽의 경제와 재산에 큰 손실을 가져왔지만, 바로는 여전히 마음을 완악하게 했다.
3) 바로는 하나님의 표적 앞에서 두려움보다 교만을 택하였고, 그의 마음은 점차 더 완고해졌으며, 하나님은 이 모든 재앙 속에서도 인내하며 말씀을 반복하셨다.
4) 이 장면들은 하나님께서 단호한 방식이 아닌,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경고의 손길로 인간의 마음을 흔들고 계심을 보여주는 구속의 시작이었다.
3_ 마음을 강퍅하게 한 자,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다 (출 9:13–11:10)
1) 하나님은 모세에게 “내가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고 말씀하시며, 더 강력한 재앙들을 통해 애굽의 거짓된 권세를 흔들어가셨다.
- 여섯 번째 재앙, 종기: 사람과 짐승의 몸에 종기가 생기며 고통을 겪었다. 바로의 마술사들조차 종기에 영향받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나, 바로는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다.
- 일곱 번째 재앙, 우박: 큰 우박이 내려 애굽의 땅과 농작물을 파괴했다. 바로는 회개하는 척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 여덟 번째 재앙, 메뚜기: 메뚜기가 남아 있는 모든 농작물을 먹어치우며 애굽의 땅은 점점 황폐해졌다. 이 재앙은 애굽의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
- 아홉 번째 재앙, 흑암: 애굽은 3일 동안 빛을 볼 수 없는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나 바로의 마음은 여전히 완악했고 이스라엘의 해방을 거부했다.
2) 그 가운데에서도 바로는 자꾸 마음을 열다가 닫기를 반복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마음을 점차 강퍅하게 하셨다.
- 이는 단순한 마음의 완고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구속의 극적인 무대를 준비하시기 위한 섭리의 작용이었다.
3)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최후의 재앙, 곧 ‘장자의 죽음’을 예고하시며 애굽의 마지막 남은 힘줄을 향해 경고하신다.
- 이 말씀은 이스라엘의 해방을 위한 마지막 걸음이었고, 동시에 하나님의 공의가 인내 끝에 드러나는 날이었다.
- 바로는 끝까지 모세와 하나님의 요청을 거절하며, 그의 결정은 백성과 애굽 전역에 치명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4)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드러내시는 시간이었으며, 온 애굽과 이스라엘이 “여호와가 누구인가”를 알게 되는 역사의 격렬한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4) 말씀을 따라 느끼며 살아내기
1) 하나님은 거절당한 말씀도 끝까지 이루어내십니다
① 교훈 요약: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통해 바로에게 말씀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하나님의 이름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그의 거절은 오히려 이스라엘의 고난을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구속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거절을 당하거나 비웃음을 경험한 기억이 있나요? 그 순간, 어떤 감정이 일어났나요? 그 감정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그 감정 속에서 일어난 나의 심리적 이끌림은 무엇이었을까요? 예를 들어 ‘내가 괜한 짓을 하고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말씀을 전한 뒤 일어난 결과보다, 그 말씀을 주신 분의 성실함을 더 오래 바라보는 믿음을 회복해 보세요. 하나님의 뜻은 거절당해도 사라지지 않고, 결국 그분의 방식으로 열매맺는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하나님은 반복 속에서도 말씀을 멈추지 않으십니다
① 교훈 요약: 하나님께서는 애굽 땅에 다섯 가지 재앙을 내리시며, 하나님의 존재와 뜻을 거듭하여 드러내셨습니다. 바로는 잠시 마음을 여는 듯했지만, 재앙이 멈출 때마다 다시 강퍅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인내로 말씀을 반복하여 전하게 하셨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하나님께 반복적으로 기도하거나 말했지만 돌아오는 침묵 앞에서 지친 적이 있었나요?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인내를 기억한 적이 있었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혹시 나는 ‘반복된 시도는 실패의 증거’라고 느껴 하나님의 일을 중도에 포기했던 경험이 있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하나님께서는 자주 말씀하시고 반복하시며 사람의 마음이 닫힌 자리에서도 기다리십니다. 나의 반복된 기도와 시도는 헛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는 과정임을 믿으며 오늘도 다시 시작해 보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 하나님은 완고한 현실도 구속의 한 장면으로 쓰십니다
① 교훈 요약: 바로는 하나님의 재앙 앞에서도 완강함을 거두지 않았고, 그 완고함은 애굽을 더 큰 심판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강퍅한 마음조차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구속은 사람의 반응보다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정서적 질문: 나는 변화되지 않는 상황이나 사람 앞에서 기도가 무력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요?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다는 믿음을 다시 붙들 수 있었을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③ 느낌의 뿌리: 혹시 나는 ‘변화 없는 현실은 실패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하나님의 관점을 잃어버리진 않았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④ 실천 적용: 하나님께서는 완고하고 거친 현실조차 구속의 서사 안에 포함시키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내가 직면한 고집스러운 순간들 또한 하나님의 손에 붙들릴 수 있음을 고백하며 믿음의 시선을 멈추지 마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출애굽기 5–11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말씀을 전해도 거절당하는 현실 앞에서 종종 마음이 흔들리고, 믿음보다 반응을 먼저 바라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말씀이 선포되었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가혹해졌고 기대했던 응답은 고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속에서 낙심한 마음은 말씀마저 흔들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때에도 말씀을 멈추지 않으셨고, 애굽 땅 위에 한 걸음씩 자신의 뜻과 존재를 새겨가기 시작하셨습니다. 피로 물든 강물, 땅을 덮은 재앙, 그 모든 손길은 하나님의 경고이자 인내였습니다.
바로의 완강함이 꺾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은 뜻을 거두지 않으셨고, 구속의 문을 스스로 열어가셨습니다. 사람의 거절보다 하나님의 계획이 더 크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는 시간입니다.
저도 오늘, 마음을 열지 않는 현실 앞에서 말씀을 잃지 않게 하시고, 사람보다 하나님을 더 오래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해 주세요.
그 완고한 자리에서도 역사는 흔들릴 수 있고, 마침내 하나님의 이름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 구속의 길 한가운데, 말씀을 붙들고 걷는 자로 살게 해 주세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성경공부를 하면서 바로의 완강함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는 9차례의 재앙 동안 잠시 마음을 돌리는 듯 하다가도 다시 더 강하게 대항하곤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파라오란 이름의 뜻과 같이 신의 아들이기에 그런 것에 굴복하면 안 된다는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아니면 이스라엘인들을 하찮게 보았기에 그들이 믿는 신 역시 하찮게 보였기 때문에? 아니면 애굽의 경제적 자산이 되는 노동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싫어서? 우리에게도 하나님에게 완강해질 때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 이유들이 복합화될 수 있지요. 바로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지 못하고 점점 더 완강함으로 매몰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그럴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