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출애굽시대의 출애굽기 2–4장의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를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출애굽기 5–11장의 ‘바로의 완강함_하나님의 이름이 더욱 드러나다’란 주제로 성경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3. 출애굽시대: 출애굽기 1~15장

3. 바로의 완강함_하나님의 이름이 더욱 드러나다 (출 5~11장)
(1) 들어가기 전, 역사적·신학적 등 배경 이해
출애굽기 5장에서 11장까지는 하나님께서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시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구속의 역사를 펼치시는 구간입니다. 이 말씀을 읽기 전에, 몇 가지 역사적·신학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시면 말씀의 흐름과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받아들이실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시기의 애굽은 고대 근동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 중 하나였습니다. 바로는 단순한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신적인 존재로 여겨졌고, 그의 말과 결정은 곧 신의 뜻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내 백성을 보내라”고 명령하시는 장면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신적 권위의 충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애굽의 신들과 왕권을 향해 도전하시는 분으로 나타나십니다.
또한, 애굽은 다신교 사회였기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바로의 반응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자신의 신적 권위에 대한 위협을 거부하는 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 요구를 오히려 더 강한 억압으로 되갚게 됩니다.
신학적으로 이 구간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과 능력을 세상 가운데 드러내시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이스라엘을 구출하시는 것이 아니라, 애굽과 온 세상에 “나는 여호와다”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재앙을 통해 자신의 주권을 나타내십니다. 이는 이후 성경 전체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주제인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연결됩니다.
또한, 이 시기의 이스라엘 백성은 오랜 노예 생활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약해져 있었고, 모세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재앙을 통해 백성의 믿음을 회복시키고, 모세를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우시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이 구간은 구속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고난 가운데서 기억하시고, 직접 개입하셔서 구원하시는 모습은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는 장면으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재앙의 점진적인 전개는 하나님의 인내와 공의, 그리고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자비를 함께 보여줍니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시고 출애굽기 5~11장을 읽으시면,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 속에서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지를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들
① 모세: 하나님께 부름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해내는 사명을 맡은 지도자이십니다.
② 아론: 모세의 형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에게 전달하는 대언자의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③ 바로: 애굽의 왕으로서, 하나님과 모세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며 재앙을 맞게 되는 인물입니다.
④ 이스라엘 백성: 애굽에서 노예로 고통받던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속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⑤ 애굽 요술사들: 바로의 신하들로서 하나님의 이적을 흉내내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능력 앞에 무력함을 드러냅니다.
⑥ 여호와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으로서, 자신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애굽에 재앙을 내리시며 주권을 드러내십니다.
(3) 출애굽기 5~11장 주요 내용
출애굽기 5~11장은, 크게 세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_ 말씀 앞에 굳게 닫힌 마음, 바로의 첫 반응 (출 5:1–23)
1)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바로 앞에 섰고, “히브리 백성을 광야로 보내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하라”는 요청을 전하였다. 그러나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며 하나님을 무시하고,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2) 이스라엘 백성은 해방을 말하는 모세의 등장으로 희망을 가졌지만, 바로는 오히려 그들의 노동을 더 가중시켰고, 벽돌은 그대로 만들되 재료는 제공하지 않겠다 명령하였다. 백성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고, 감독들은 구타당하며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 모세는 하나님께 깊은 탄식을 드리며, “어찌하여 이 백성에게 화를 더하셨나이까?”라고 묻는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백성은 더 억눌린 상태로 남게 되었다.
4) 이 장면은 하나님의 일하심은 사람의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말씀 앞에서 굳게 닫힌 사람의 마음은 처음부터 쉽게 움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 하나님은 모세의 질문에 직접 응답하시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될 것”이라는 구속의 전면적 시작을 선포하십니다.
2_ 애굽에 내린 경고의 손길, 처음 다섯 재앙 (출 6:1–9:12)
1)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을 “여호와”라고 밝히시며, 애굽의 고통 속에 신음하는 백성을 위해 구속을 시작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의 이름은 단지 호칭이 아니라, 구속의 이야기를 여시는 인격의 선언이었다.
2) 모세와 아론은 다시 바로 앞에 서서 하나님의 명령을 선포하고, 하나님은 아론의 지팡이를 통해 첫 번째 표적을 보이셨다.
- 첫 번째 표적, 피: 하나님은 나일강의 물을 피로 바꾸는 첫 번째 재앙을 내리셨다. 모든 강과 샘, 물이 피로 변해 마실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바로는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이 재앙을 무시했다.
- 두 번째 재앙, 개구리: 애굽 전역에 개구리가 넘쳐나는 재앙이 일어났다. 개구리들은 애굽의 집, 침대, 부엌 등 모든 곳을 덮었다. 바로는 잠시 마음이 움직였으나 결국 다시 거부했다.
- 세 번째 재앙, 이: 모래가 이로 변해 사람과 짐승을 괴롭혔다. 바로의 마술사들조차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다”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했지만, 바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 네 번째 재앙, 파리: 애굽에 파리가 들끓으며 집과 땅을 가득 채웠다. 바로는 타협을 시도했지만, 결국 마음을 다시 완악하게 만들어 해방을 거부했다.
- 다섯 번째 재앙, 가축 전염병: 애굽의 가축들이 전염병으로 죽기 시작했다. 이는 애굽의 경제와 재산에 큰 손실을 가져왔지만, 바로는 여전히 마음을 완악하게 했다.
3) 바로는 하나님의 표적 앞에서 두려움보다 교만을 택하였고, 그의 마음은 점차 더 완고해졌으며, 하나님은 이 모든 재앙 속에서도 인내하며 말씀을 반복하셨다.
☞ 이 장면들은 하나님께서 단호한 방식이 아닌,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경고의 손길로 인간의 마음을 흔들고 계심을 보여주는 구속의 시작이었습니다.
3_ 마음을 강퍅하게 한 자,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다 (출 9:13–11:10)
1) 하나님은 모세에게 “내가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고 말씀하시며, 더 강력한 재앙들을 통해 애굽의 거짓된 권세를 흔들어가셨다.
- 여섯 번째 재앙, 종기: 사람과 짐승의 몸에 종기가 생기며 고통을 겪었다. 바로의 마술사들조차 종기에 영향받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나, 바로는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다.
- 일곱 번째 재앙, 우박: 큰 우박이 내려 애굽의 땅과 농작물을 파괴했다. 바로는 회개하는 척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 여덟 번째 재앙, 메뚜기: 메뚜기가 남아 있는 모든 농작물을 먹어치우며 애굽의 땅은 점점 황폐해졌다. 이 재앙은 애굽의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
- 아홉 번째 재앙, 흑암: 애굽은 3일 동안 빛을 볼 수 없는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나 바로의 마음은 여전히 완악했고 이스라엘의 해방을 거부했다.
2) 그 가운데에서도 바로는 자꾸 마음을 열다가 닫기를 반복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마음을 점차 강퍅하게 하셨다. 이는 단순한 마음의 완고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구속의 극적인 무대를 준비하시기 위한 섭리의 작용이었다.
3)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최후의 재앙, 곧 ‘장자의 죽음’을 예고하시며 애굽의 마지막 남은 힘줄을 향해 경고하신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의 해방을 위한 마지막 걸음이었고, 동시에 하나님의 공의가 인내 끝에 드러나는 날이었다.
4) 바로는 끝까지 모세와 하나님의 요청을 거절하며, 그의 결정은 백성과 애굽 전역에 치명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드러내시는 시간이었으며, 온 애굽과 이스라엘이 “여호와가 누구인가”를 알게 되는 역사의 격렬한 밤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4) 말씀을 따라 느끼며 살아내기
1) 말씀 속 교훈들 (출애굽기 5-11장)
① 신앙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드는 선택이다 – 바로의 억압으로 고통이 더해졌지만,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계속 나아갔습니다. 오늘날의 신앙도 어려움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② 지도자는 결과보다 순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 모세는 백성의 원망과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리더십은 사람의 반응보다 하나님의 뜻에 충실하는 데 있습니다.
③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의 완고함을 넘어서 이루어진다 – 바로는 반복적으로 거절했지만, 하나님은 열 가지 재앙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셨다. 우리의 삶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결국 이루어집니다.
④ 공동체의 정체성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 이스라엘은 애굽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었습니다. 오늘날 교회와 성도도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정체성을 세워야 합니다.
⑤ 하나님은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기억하신다 – 백성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하나님은 응답하셨습니다. 우리의 눈물과 기도는 하나님께 잊히지 않습니다.
⑥ 신앙은 타협이 아닌 전적인 헌신을 요구한다 – 바로는 부분적인 허락을 제안했지만, 하나님은 온전한 순종을 요구하셨다. 오늘의 신앙도 편의가 아닌 헌신으로 드려져야 합니다.
⑦ 하나님은 삶의 세세한 영역까지 주관하신다 – 고센 땅을 구별하시고, 재앙 속에서도 백성을 보호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과 선택까지도 의미 있게 다루십니다.
⑧ 공동체의 회복은 하나님의 손길에 대한 응답이다 – 백성은 하나님의 돌아보심을 듣고 머리 숙여 경배했습니다. 회복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공동체적 감사로 이어져야 합니다.
2) 마음에 다가오는 교훈과 정서 탐색
① 위의 교훈들 혹은 공부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오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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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교훈을 바라볼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예: 평안함, 감사함, 벅참, 설렘, 안도감, 두려움, 슬픔, 화남, 부러움, 부끄러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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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왜 그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 느낌은 내 삶의 어떤 상황이나 기억과 연결되어 있나요? 성령님이 지금 나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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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생각 정리 그 느낌은 나의 오래된 심리적 해석일 수도, 성령께서 말씀 중에 새롭게 깨닫길 바라는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내밀하게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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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담이 되는 교훈과 그 감정의 이면
① 교훈들 중에서 마음에 꺼려지거나 피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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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때 떠오르는 감정 속의 느낌은 무엇인가요? (예: 자기 혹은 타인에게 화남, 슬픔, 두려움, 부정, 역겨움, 부러움, 부끄러움 등에 숨겨져 있는 느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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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느낌 속에 숨겨져 있는 나의 심리적 해석은 무엇인가요? 이 경우 이전에도 그 느낌으로 어떤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예: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쉽게 좋아해주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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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러한 느낌의 ‘쓴 뿌리’는 어린 시절 혹은 과거의 어떤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생겼을 수도, 일시적인 마음의 건드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성령님께 꺼내어 묵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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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깨달음과 삶의 적용
① 오늘 나눈 교훈과 느낌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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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내기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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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실천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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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기도문을 써 보세요. 마음에 떠오른 기도문이나 성령님께 중보를 부탁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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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출애굽기 5–11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말씀을 전해도 거절당하는 현실 앞에서 종종 마음이 흔들리고, 믿음보다 반응을 먼저 바라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말씀이 선포되었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가혹해졌고 기대했던 응답은 고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속에서 낙심한 마음은 말씀마저 흔들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때에도 말씀을 멈추지 않으셨고, 애굽 땅 위에 한 걸음씩 자신의 뜻과 존재를 새겨가기 시작하셨습니다. 피로 물든 강물, 땅을 덮은 재앙, 그 모든 손길은 하나님의 경고이자 인내였습니다. 바로의 완강함이 꺾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은 뜻을 거두지 않으셨고, 구속의 문을 스스로 열어가셨습니다. 사람의 거절보다 하나님의 계획이 더 크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는 시간입니다.
저도 오늘, 마음을 열지 않는 현실 앞에서 말씀을 잃지 않게 하시고, 사람보다 하나님을 더 오래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해 주세요. 그 완고한 자리에서도 역사는 흔들릴 수 있고, 마침내 하나님의 이름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 구속의 길 한가운데, 말씀을 붙들고 걷는 자로 살게 해 주세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오늘 성경공부에서 느낀점, 얻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세요.
핑백: 매일성경공부31: 이스라엘, 구속의 밤을 지나 자유의 길에 서다 (출애굽기 12~1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