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힐링타임

성경공부29: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 (출애굽기 2–4장)

지난 시간에는 출애굽시대의 첫번째인 출애굽기 1장의 ‘이스라엘의 고난과 하나님의 밑그림‘을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출애굽기 2–4장의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란 주제로 성경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3. 출애굽시대: 출애굽기 1-15장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

2.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 (출 2–4장)

(1) 들어가기 전, 역사적·신학적 배경 이해

출애굽기 2장에서 4장까지는 모세라는 인물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의 구속자로 세워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말씀을 깊이 있게 묵상하시기 전에, 몇 가지 역사적·신학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 시기의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점점 더 심각한 억압을 받으며 노예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출애굽기 1장에서 바로가 히브리 남자 아이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 여파는 2장에서도 이어집니다. 이 배경은 단순한 정치적 억압을 넘어,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하나님께서 구속의 계획을 시작하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모세가 태어난 시점은 바로의 학대가 극심해진 때였습니다. 그는 레위 지파 출신으로, 이 지파는 훗날 제사장 직분을 맡게 되는 중요한 혈통입니다. 그의 출생과 성장 배경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라기보다, 하나님께서 구속의 도구를 준비하시는 섭리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모세가 애굽 왕궁에서 자라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정치적·문화적 훈련을 허락하신 과정으로 이해됩니다.

또한, 모세가 미디안으로 도피하게 되는 배경에는 하나님의 연단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미디안은 아브라함의 후처인 그두라의 자손들이 세운 지역으로, 이곳에서 그는 이드로라는 제사장과 관계를 맺고, 광야에서 양을 치며 겸손과 인내를 배우게 됩니다. 이 시기는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되는 시간으로 해석됩니다.

출애굽기 3장에서는 하나님께서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십니다. 이 장면은 성경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소명 사건이며,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밝히시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자존성과 영원성을 나타내며, 그가 감당할 사명이 단순한 민족 해방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사역임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출애굽기 4장에서는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여러 가지 두려움과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의 손에 지팡이를 들려주시고, 기적을 보여주시며, 아론을 동역자로 붙여주십니다. 이 과정은 하나님께서 사명을 맡기실 때, 그 사람의 연약함을 감안하시고 필요한 도움을 주신다는 중요한 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출애굽기 2~4장은 단순한 이야기의 흐름을 넘어,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람을 준비시키시고, 부르시며, 동행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배경을 이해하고 말씀을 읽으시면, 모세의 여정이 곧 하나님의 구속 계획 안에서 펼쳐지는 은혜의 이야기임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

① 모세: 하나님께 부름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할 사명을 맡게 되신 분입니다.

② 어머니 요게벳: 아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갈대상자에 담아 나일강에 띄우신 지혜로운 어머니이십니다.

③ 누이 미리암: 어린 모세를 지켜보며 바로의 딸과 지혜롭게 대화한 용기 있는 누님이십니다.

④ 바로의 딸: 나일강에서 모세를 발견하고 애굽 왕궁에서 키우신 자비로운 공주님이십니다.

⑤ 장인 이드로: 미디안의 제사장이며, 모세에게 가족과 안식의 시간을 허락하신 분입니다.

⑥ 십보라: 모세의 아내로서, 그의 여정에 함께하며 중요한 순간에 지혜롭게 행동하신 여인입니다.

⑦ 아론: 모세의 형으로, 말에 능하여 하나님의 사역을 함께 감당하신 동역자이십니다.

⑧ 이스라엘 백성: 애굽에서 고통받으며 하나님께 부르짖던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십니다.

⑨ 애굽 왕 바로: 이스라엘을 억압하며 하나님의 뜻에 대적하던 권력자입니다.

⑩ 하나님: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고, 이스라엘의 구속을 시작하신 전능하신 주님이십니다.

(3) 출애굽기 2~4장 주요 내용

출애굽기 2~4장을 크게 네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_ 나일강 위에 떠밀려온 생명, 왕궁에서 자라다 (출 2:1–10)

1) 생명을 겨눈 바로의 명령이 온 땅에 퍼진 시기, 한 히브리 가정에서 아이 하나가 태어났고, 그 부모는 그 아이가 특별한 존재임을 알아보며 몰래 감추어 키웠다. 세 달 뒤,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어머니는 갈대상자에 아이를 담아 나일강에 띄워 보냈다. 생명을 끊으려는 강물에 오히려 생명이 담긴 소망을 실어 보낸 것이다.

2) 갈대 사이에 멈춰선 작은 상자를 바로의 딸이 발견하였고, 그 아이를 궁전으로 데려가 양자로 삼았다. 아이는 애굽 왕궁에서 자라게 되었고, 이름은 모세라 불리며 ‘물에서 건져낸 자’라는 뜻을 품게 되었다. 그는 왕궁의 교육과 질서 속에서 살아갔지만, 피로서는 히브리인으로 태어난 자였다.

3) 이 이야기는 단지 생명의 보존이 아닌, 장차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인도하실 자를 가장 뜻밖의 방식으로 준비해 가시는 과정이었다. 
바로의 궁전은 억압의 상징이었지만, 그 안에서 자란 모세는 두 세계의 언어와 질서를 경험하며 장차 민족을 이끌 준비를 받게 되었다.

 모세는 태어날 때부터 경계에 놓인 인물이었으며, 그 경계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빚어내는 지극히 정밀한 자리로 사용되었습니다.

2_ 정체성의 틈에 선 자, 미디안으로 떠나다 (출 2:11–25)

1) 어느 날 장성한 모세는 동족 히브리인이 애굽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를 돕기 위해 애굽 사람을 처치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곧 드러났고, 히브리인들은 모세를 환영하지 않았으며, 바로는 그를 죽이려 하였다.

2) 모세는 애굽을 떠나 미디안 땅으로 도망하여, 한 우물가에서 제사장의 딸들을 도와주었고 그들의 가족과 함께 머무르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십보라와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며 목자로 살아갔다. 과거의 왕자였던 그는 이방의 광야에서 말없이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3) 그는 아들의 이름을 게르솜이라 지었고, “내가 타국에서 나그네가 되었음이라”는 뜻을 담았다. 이 이름은 모세의 내면이 품고 있는 정체성의 고백이자 외로움의 언어였다. 애굽에도 속하지 않고, 히브리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그는 두 세계 사이에 머물던 사람이었다.

4) 그때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의 압제 아래서 신음하였고, 하나님은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다. 하나님은 그 탄식 가운데 기억하시며, 장차 백성을 이끌 한 사람을 미디안의 침묵 속에서 준비하고 계셨다.

 광야의 삶은 실패의 흔적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모세의 내면을 빚고 계셨습니다. 목자의 걸음 속에서 그는 왕궁의 자아를 덜어내었고, 말없이 길을 인도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3_ 하나님, 스스로 있는 이름을 드러내시다 (출 3:13–15)

1) 모세는 떨기나무 불꽃 앞에서, 사명을 받는 두려움 가운데 하나님께 질문을 던진다. “내가 가서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그의 이름을 묻는다면 무엇이라 말해야 합니까?”

2) 하나님은 그 질문에 직접 답하시며, 자신의 이름을 밝혀주신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히브리어 발음으로는 ‘에히예 아셰르 에히예’). 이 표현은 직역하면 “나는 나인 자”, 또는 “나는 내가 있는 그대로 있는 존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그 어떤 피조물이나 조건에도 의존하지 않고 존재하시는 분, 영원하고 자립적이며, 변함없는 존재이심을 선언하신 장면이었다. 모세가 물은 것은 이름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존재의 본질 그 자체를 말씀하신 것이다.

3) 이어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전하라 하시며,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보내셨다”고 말씀하신다. ‘여호와(야훼)’는 히브리어 발음으로 ‘YHWH’이며, “계시는 분” 또는 “존재하시는 자”라는 뜻을 가진다.

4) 이것은 창세기에서 사용된 ‘엘로힘’이라는 이름과 구분된다.
엘로힘은 하나님의 위엄과 능력, 창조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낼 때 쓰이는 이름이고, 여호와(야훼)는 언약 속에서 백성과 함께 하시는 인격적이고 관계적인 하나님으로서의 이름이다.

 이 장면은 출애굽기의 전환점이며, 모세에게만이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에게 하나님의 본질과 존재 방식이 처음으로 밝혀지는 시간이다. 이후 구속의 역사는 바로 이 이름—여호와의 신실함 안에서 펼쳐질 것이다.

4_ 떨기나무 앞의 망설임, 내면을 아시는 하나님의 부르심 (출 3–4장)

1) 어느 날 모세는 광야에서 양을 치던 중 호렙 산에서 타오르지만 사라지지 않는 떨기나무를 보게 된다. 그는 가까이 다가갔고, 하나님께서는 그를 불러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 사명을 맡기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탄식을 들으셨고, 모세를 그들의 인도자로 부르셨다.

2) 그러나 모세는 “내가 누구이기에”라며 부르심을 주저한다. 
그는 자신의 과거와 약함, 정체성의 틈을 다시 떠올렸고 거듭해서 “말이 느리고 입이 둔하다”며 사명을 피하려 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크고 분명했지만, 그는 여전히 두 세계 사이에 놓인 자로서 스스로를 부르심의 사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3) 하나님은 그의 망설임을 책망하지 않고, 그가 직면한 두려움과 내면의 결핍에 대해 하나씩 답변해주셨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과 기적의 표징들, 아론의 동행까지 허락하시며 모세를 설득하셨다.

4) 그러나 모세가 가족과 함께 길을 떠난 그 밤, 숙소에서 뜻밖의 사건이 발생한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하신 순간, 십보라는 돌칼을 들어 아들의 포피를 베며 그의 발 앞에 갖다 댄다. 
이는 모세의 아들에게 아직 할례가 행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할례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의 표징이며, 모세가 사명을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자기 가정조차 언약 안에 완전히 들어와 있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사명을 받았지만, 신앙의 실천은 가족 안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다.

 십보라는 그 틈을 돌칼로 메우며 “피 남편”이라 부르는데, 이는 하나님의 언약과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회복되는 장면입니다. 모세는 떨기나무에서 불을 보았고, 그 불은 숙소에서 ‘피의 언약’이라는 형태로 다시 나타난 것이지요. 하나님은 모세의 부르심만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가 걸어가는 삶의 실제 자리—가족, 정체성, 실천 속에서도 언약 백성으로서의 삶을 새롭게 정렬시키고 계셨습니다.

 

성경공부

 

(4) 말씀을 따라 느끼며 살아내기

1) 말씀 속 교훈들 (출애굽기 2-4장)

① 믿음은 자녀를 하나님께 맡기는 결단이다 – 요게벳이 모세를 갈대상자에 담아 강에 띄운 것은, 자녀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적 신뢰의 모습입니다.

② 하나님은 고통 속에서도 백성을 기억하신다 –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언약을 기억하신 하나님은, 예배자의 탄식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③ 예배는 일상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 모세가 양을 치는 중에 부르심을 받은 것은, 예배가 특별한 장소보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에서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④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존재를 낮추는 것이 예배다 –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는 말씀은 예배자가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⑤ 예배자는 하나님의 이름을 아는 자다 –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는 계시는, 예배자가 경배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히 아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⑥ 예배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이다 – 모세는 “내가 누구이기에…”라며 주저했지만, 하나님은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하셨습니다. 예배는 동행의 확신에서 시작됩니다.

⑦ 하나님은 예배자의 연약함을 아시고 채우신다 – 모세의 말이 느리다는 고백에도 하나님은 아론을 동역자로 붙이셨습니다. 예배는 부족함을 드리는 자리입니다.

⑧ 예배는 공동체의 경배로 이어진다 – 백성들이 여호와께서 그들을 돌아보셨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 숙여 경배했다. 예배는 하나님의 기억에 대한 공동체적 응답입니다.

2) 마음에 다가오는 교훈과 정서 탐색

① 위의 교훈들 혹은 공부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오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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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교훈을 바라볼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예: 평안함, 감사함, 벅참, 설렘, 안도감, 두려움, 슬픔, 화남, 부러움, 부끄러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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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 느낌은 내 삶의 어떤 상황이나 기억과 연결되어 있나요? 성령님이 지금 나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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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그 느낌은 나의 오래된 심리적 해석일 수도, 성령께서 말씀 중에 새롭게 깨닫길 바라는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내밀하게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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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담이 되는 교훈과 그 감정의 이면

① 교훈들 중에서 마음에 꺼려지거나 피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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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때 떠오르는 감정 속의 느낌은 무엇인가요? (예: 자기 혹은 타인에게 화남, 슬픔, 두려움, 부정, 역겨움, 부러움, 부끄러움 등에 숨겨져 있는 느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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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느낌 속에 숨겨져 있는 나의 심리적 해석은 무엇인가요? 이 경우 이전에도 그 느낌으로 어떤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예: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쉽게 좋아해주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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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러한 느낌의 ‘쓴 뿌리’는 어린 시절 혹은 과거의 어떤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생겼을 수도, 일시적인 마음의 건드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성령님께 꺼내어 묵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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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깨달음과 삶의 적용

① 오늘 나눈 교훈과 느낌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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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내기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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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실천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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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을 써 보세요. 마음에 떠오른 기도문이나 성령님께 중보를 부탁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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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출애굽기 2–4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느낀 시간이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던 날들 속에서, 고요한 광야는 저를 삼키듯 다가왔고 그 안에서 저는 말없이 걸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은혜였고, 자라남은 낯선 공간이었습니다. 주변은 찬란했지만, 마음은 늘 경계 위에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경계에 선 마음은, 언젠가 제가 처음 하나님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라 불렀던 분의 이미지가 하나님의 얼굴처럼 내게 새겨졌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경계에 선 저를 아시고, 외면당했던 내 마음 속 깊은 곳까지도 들여다보시며 기다리셨습니다. 떨기나무 불꽃 속에서 말씀하신 하나님은 “나는 나다”라 하시며 그 어떤 존재에도 의존하지 않고 계신 분으로 나의 불안 앞에 이름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분은 저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함께 걷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누구이기에, 그 부르심 앞에서 머뭇거렸던 마음을 용서해 주시고, 두려움보다 약속을 붙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광야 같던 시간, 침묵 같던 자리, 그 모든 날이 하나님께서 내게 다가오시는 통로였음을 믿습니다. 오늘도 내 안의 불확실한 정체성 속에서 “나는 너와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붙들며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주님, 모세를 부르셨던 그 떨기나무 앞에 저도 지금 서 있습니다. 저를 부르신 뜻을 잊지 않게 하시고, 내게 맡겨진 길을 사랑으로 걸어가게 해 주세요. 그 길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내게 또렷하게 기억되게 해 주세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오늘 성경공부에서 느낀점, 얻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세요.

“성경공부29: 모세, 두 정체성 속에서 부르심을 만나다 (출애굽기 2–4장)”에 대한 1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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