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매일, 주와 동행’ 를 목적으로 하는 성경공부교재의 프롤로그이자 ‘신념과 믿음‘의 9번째 연재글에 해당됩니다. 하나님의 선물인 믿음과 우리에게 형성된 신념이 서로 갈등을 이루는 가운데서 바르게 성경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물론 성경공부 방법, 또한 삶에 적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서술하였습니다. 은혜의 시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매일, 주와 동행’ 한다는 것과 그 방법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주님과 언제든지 동행하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그러나 주와 동행한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의 고양이나 순간적인 열심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 속에서 실제로 적용되어, 말씀과 삶이 하나가 되는 자리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앙과 심리, 믿음과 내면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삶, 이것이 바로 주와 동행하는 삶입니다.
믿음은 인간의 노력으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셔야만 우리의 마음밭에 믿음이 뿌려지고, 그분의 임재와 말씀이 우리 안에 자리 잡습니다. 믿음이 처음으로 생겼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임재하셨다는 것이며, 그분의 말씀이 뿌려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바로 이전의 자아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상 대부분의 것들은 이전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을 영접하기 이전부터 아침마다 빵을 먹던 습관은, 영접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습관은 믿음과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신념은 믿음과 충돌하여 공동체의 삶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전의 것들 중에는 이미 신념화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신념화란 나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것이 옳거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확신 구조가 내면에 자리잡았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따질 여지도 없이 거의 충동적으로 작동되어 행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신념화된 구조는 때로 믿음과 깊은 갈등을 일으키며, 성령님의 빛으로만 드러나고 깨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성도가 교회 수련회에 참여했을 때, 공동체는 아침마다 한식을 나누었지만 그는 ‘아침은 반드시 빵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불편으로 여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속 갈등이 커졌습니다. 결국 그는 공동체와 함께하는 은혜로운 자리를 음식 문제 때문에 포기할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신념이 믿음과 공동체의 삶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줍니다.
또 다른 성도는 예배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배는 반드시 정해진 찬송가와 특정한 형식으로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 예배에서는 다양한 찬양과 자유로운 기도가 드려졌습니다. 그 순간 그는 마음속에서 큰 갈등을 느꼈습니다. ‘이건 진짜 예배가 아니야.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맞아.’ 이런 신념은 결국 공동체와의 거리를 만들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유로운 예배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내면에 자리 잡은 각양각색의 신념들은 때로는 사소한 것에서, 때로는 중요한 것에서 믿음과 충돌합니다. 신념은 오랜 삶의 경험 속에서 형성되었기에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공부를 통해 말씀을 삶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신념이 믿음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깨달음은 성령께서 주시는 은혜이며, 그 깨달음을 따라 행동할 때 성령께서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십니다.

많은 경우, 성경 속의 말씀을 단순히 ‘이해’하는 데서 공부가 끝나곤 합니다. 그러나 이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해된 후에는 반드시 그 말씀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내 삶을 어떻게 비추는지를 연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성령께서 깨닫게 하시며, 깨달음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 속에서 성령께서 더욱 구체적으로 인도하십니다.
이렇게 ‘매일, 주와 동행’의 과정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은 말씀과 일치하려는 실제적인 노력을 하게 되며, 찬송가의 고백처럼 ‘주와 같이 길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것은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딛는 여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동행하시길 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그 손을 잡았다가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자기 신념이 믿음을 압도할 때, 우리는 쉽게 주님의 손을 놓습니다. 그렇기에 성경공부의 목적은 단순히 말씀을 아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주님의 손을 붙드는 삶을 배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장성하여 자라나길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을 통해 믿음은 자라며, 성령의 인도 속에서 우리의 삶은 말씀과 일치하는 길로 나아갑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그 과정 속에서 ‘너, 하나님의 사람아’라는 큰 호칭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