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 세 가지 유형’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글의 후속글로서 ‘만만해 보이는 사람’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화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글에 만만해 보이는 사람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했었지요. 첫째는 기질적인 측면에서 ‘수용성’이 높은 사람, 둘째는 남에게 약점이나 잘 속아 호구잡힌 사람, 셋째는 심리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여 해소하느냐는 실제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먼저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만만해 보이는 사람 유형별 접근방법
1) 기질적인 측면의 사람
세 유형 중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좀 더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유형이 ‘기질적인 측면에서 수용적인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담경험에 의하면, 기질적인 측면의 사람들은 기질 및 성격과 관련된 코칭과정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특성들을 정확히 이해할 때 내면의 힘이 많이 생겨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서 탈피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결실이 빨리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취약성의 사람
‘심리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은 일정기간의 심리상담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이겨내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은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사건들로 인해 심리적 상처가 컸고 이를 통해 심리적인 부분, 특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 이미 크게 자리잡아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이러한 심리를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가 될 것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는 주로 이 분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하고 있으며, 또한 오랫동안 앉아있었던 자신의 심리적 자리에서 일어나 당당히 걸어가는 분들을 보아왔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 여기에 해당되는 분일 것입니다.
3) 호구잡힌 사람
‘약점이나 잘 속아 호구잡힌 사람’의 경우는 왜 약점이 많은지와 잘 속는지의 여부와 수준에 따라 인지적 행동적 코칭 혹은 심리상담이 필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 중엔 기질적 측면과 호구잡힌 사람이 복합되는 경우도 있으며, 심리적 취약성과 호구잡힌 사람이 복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구잡힌 기간이 길다면 그 만큼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혀 있어 심리적 문제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번 글의 목적은 각 유형별 치료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세 유형들이 만만해 보이는 심리에서 벗어났을 때 사람들과 만났을 때 어떻게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이상 만만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야’라고 생각해도 실제 타인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인식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닌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이 더 이상 만만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2.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을 벗어나는 대화법 순서
1) 상대방이 어떤 자아상태에 있는지 확인하기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는 많은 것들이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많고 적음, 사회적 지위가 높고 낮음, 부의 크기가 적고 많음, 학력의 높고 낮음 등이 있을 것입니다. 대개 높거나 많많은 자가 갑의 위치를, 낮거나 적은 자가 을의 위치를 차지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런데 낮거나 적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을의 위치에 있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낮거나 적은 것에 구애받지 않는 당당한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지요.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심리와 심리’의 만남이 됩니다. 높거나 많은 사람도 심리를 가지고 있고 낮거나 적은 사람도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낮거나 적은’ 사람들 중에는 ‘많거나 높은’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위축되는 심리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이 어떤 심리에 있다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다음의 세 가지자아상태 중 어느 상태에 있음을 말합니다.
어버이자아상태, 어른자아상태, 어린이자아상태.
■ 어버이자상태란 쉽게 말해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부모의 모습에는 크게 두 가지의 모습이 있습니다.
- 첫째, 타인에게 가르치거나 훈육하거나 이것이 도가 지나쳐 야단치는 모습
- 둘째, 타인을 자애롭게 양육하거나 이것이 도가 지나쳐 잔소리하는 모습
■ 어른자아상태란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서 ‘현실에 맞춰 합리적으로 타인을 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
■ 어린이자아상태란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이는 심리상태로서 크게 두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 첫째,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로운 어린이 모습, 이것이 도가 지나치면 자기 맘대로 하는 모습
- 둘째, 타인에게 순응하는 모습, 이것이 도가 지나치면 사람들에게 쉽게 위축되는 모습
타인에게 만만해 보이는 것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상대방이 위와 같이 어버이, 어른, 어린이 중 어느 모습을 보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자신은 어떤 자아상태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보통 상대방이 어버이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이 어린아이의 모습을 바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부모와 같이 뭔가를 가르치면 상대방은 그것을 아이들같이 잘 듣기를 바라는 심리를 가지는 것이지요.
또한 내가 어린이의 모습을 보일 때는 상대방은 나에게 어버이의 모습으로 대해 달라는 심리가 바탕이 됩니다.
또한 내가 어른으로서 뭔가 합리적으로 상대방을 대할 때는 상대방 역시 어른으로서 나의 합리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심리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 내가 어버이 → 상대는 어린이
- 내가 어른 → 상대도 어른
- 내가 어린이 → 상대는 어버이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만만한 사람에게 부탁을 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 표면적: 내가 내일까지 이것을 해야 하는데 도와 줄 수 있어요? (사회적)
- 심리적: 너는 당연히 이 일을 도와줄 수 있지? 안 하면 안 돼
표면적으로는 도와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 같지만 심리적으론 부모로서 자녀에게 명령하는 것이지요.
이때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은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에 신경쓰이며 어린이의 모습으로 변해 이를 따르게 됩니다. “예, 알겠어요.”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심리적 관계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대하는 나는 심리적으로 어버이자아상태를 점유하고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어린이로 보는 구조를 만들지요. 이때 만만해 보이는 사람은 어린이자아상태에서 상대방을 어버이로 보기에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결국 상대방은 어버이, 만만해 보이는 사람은 어린아이란 구조가 점점 굳어지면서 그 사람만 만나면 정말 만만해 보이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전에는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힘들어 했던 것입니다.
3) 자신을 어린이자아상태에서 벗어나서 상대방을 대하라
이제 나는 심리적으로 힘이 생겼기에 이제 이를 깨버릴 수 있습니다. 계속 이전과 같이 상대방을 그렇게 받아 주면 그러한 문제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겠지요.
이를 깨는 방법은 다음의 그림과 같이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만만해 보이는 사람의 자아상태를 어린이자아상태에서 어른자아상태로 바꾸어 상대방을 어른으로 대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그림 중 ①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 첫번째 방법은 만만해 보였던 나는 이제 상대방을 어른 대 어른으로 대하는 심리적 구조로서 대화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상대방)
표면적: 내가 내일까지 이것을 해야 하는데 도와 줄 수 있어요?
심리적: 너는 당연히 이 일을 도와줄 수 있지? 안 하면 안 돼
나)
오늘과 내일 저도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서 도저히 도와드릴 상황이 아닙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까 했는데, 저의 일은 아무래도 제 힘으로 하는 것이 맞겠지요.
■ 두 번째 방법은 만만해 보이는 나 역시 어버이자아상태로 바꾸어 상대방의 어버이자아상태로 대하는 방법입니다.
나)
오늘과 내일 저도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서 도저히 도와드릴 상황이 아닙니다.
각자의 일은 각자가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어른자아상태에 비해 이 경우는 다소 훈육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살짝 기분이 나빠질 수 있겠지만, 더 이상 부탁의 이야기를 못할 것입니다.
■ 세번째 방법은 나는 어린이자아상태에서 상대방도 어린이로 보고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나)
(삐쭉 입을 내밀거나 어리광을 피우듯)
왜 맨날 나한테만 그래. 나도 힘들어 죽겠단 말이야.
이때 포인트는 나는 어린아이가 되어 어린아이인 친구에게 말하는 투입니다. 이때 얼굴표정이나 목소리톤도 모두 어린아이 모습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상대방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냥 웃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거절을 받으면 더 이상 부탁하기 어려워 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방법 중 어느 것이 최고인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가장 무난하다면 첫번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특히 연령이 낮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대할 때 무난할 것입니다. 정말 대화의 고수들은 세 번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이건 일종의 테크닉이 있어야 하겠지요.
물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긁을 수 있어 여기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3. 정리 및 소감
오늘 글은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이 세 가지의 교류방식으로 만만하게 보이는 것을 벗어날 수 있을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심리적 포지션을 잘못 잡았기 때문에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양하지요.
어떤 사람들은 센 척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것은 부작용이 많습니다.
먼저 자신의 내면의 힘을 길러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상대하되 대화법은 위의 내용을 참조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