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나의 아저씨’에서 나온 대사를 통해 등장인물의 인간심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1화부터 4화까지 중요대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나의 아저씨 1화 속 심리이야기
#1 두 주인공의 상반된 성격
이 장면은 사무실에서 무당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잡아 밖으로 내보내려 했던 박동훈과 그 무당벌레가 도망가 이지안에게 날아가자 무심코 이를 죽여 버리는 장면이 있은 후 탕비실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대화입니다.
그 당시의 두 사람의 무의식적 심리가 그대로 숨겨져 있는 모습이지요. 자신의 상황과 상관없이 타인을 배려하고 도우며 살리려고 애를 쓰는 박동훈, 상황이 좋지 않음과 상관없이 잔인해질 수 있는 이지안의 무의식적 심리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두 사람의 심리는 이지안을 도우려는 박동훈과, 박동훈을 이용하려는 이지안. 두 사람의 심리적 관계가 어떠할지를 시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2 광일과 지안의 악연
어린시절엔 친구관계였던 두 사람. 이젠 사채업자와 돈을 갚아야 하는 두 사람의 관계. 이 당시 광일은 이미 이지안에게 한 차례 폭력을 가한 후였지요. 광일은 자신의 손에서 지안이 결코 벗어나지 못하리라고 하면서 집요하게 괴롭힐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온 내용이지요.
두 사람의 묘한 관계임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지안에게 광일이 양가적 심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지안은 알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어린 시절 지안의 아버지가 광일의 아버지에게 빚졌으나 이를 갚지 못하고 죽게 되자 그 빚을 되물림 받았었고 광일 아버지가 지안과 그녀의 할머니 봉래에게 폭력을 가했을 때 이를 저지하려고 칼로 찌른 게 살인으로 이어졌던 것이지요. 살인은 정당방위로 판정받았지만 광일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지안은 이제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광일의 심리는 사랑과 증오의 애증(愛憎)관계. 하지만 애증 중 결코 애(愛)를 드러낼 수 없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증오(憎)의 관계로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가는 심리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말 이후 다시 광일의 폭력은 시작되었습니다.
#3 이지안의 밥 좀 사주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두 사람이 함께 밥을 먹거나 술 마시는 장면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대사는 실제 대단히 배가 고픈 이지안의 상태와 벌레 하나 죽이지 못하는 동훈의 착함을 이용하는 지안의 교활함이 함께 포함된 내용입니다. 박동훈이 예상치 못한 상품권을 받게 된 것을 알게 된 지안은 이를 훔치기 위해 작업을 거는 것이지요.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음식점에서 설거지 알바하는 이지안, 돈이 될 거란 것을 알면 대범하게 사기치는 이지안.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착한 이지안과 교활한 이지안이 그의 내면에 모두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나의 아저씨 2화 속 심리이야기
#1 이지안의 도준영과의 거래
상품권을 박동훈에게 보낸 사람이 도준영 대표임을 알게 된 이지안. 그는 대범하게 준영의 핸드폰을 훔치고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와 박동훈의 아내 전화번호와 같음을 알아내어 흥정을 시도합니다. 전날 상품권을 훔쳤으나 자신이 훔친 것이 발각될 것임을 알고 그 상품권을 쓰레기통에 버렸던 이지안.
그는 여전히 돈이 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그런 일을 할 땐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박동훈은 이지안이 자신을 위해 상품권을 버린 줄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지안은 그런 박동훈에게 당당히 밥과 술을 얻어먹고, 준영에게는 자신이 도준영이 싫어하는 박동운 상무와 박동훈을 날려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이때의 이지안은 악랄하면서도 교활한 소시오패스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 3화 속 심리이야기
#1 이지안의 ‘나를 싫어해 줄래요’
이지안은 동훈에게 여전히 밥을 얻어 먹고 있을 때 나온 대화입니다. 동훈이 도준영을 빚대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잘 된다고 푸념하자, 지안은 당사자인 동훈에게 자신의 본심을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동훈은 그런 지안이 안쓰러워 보이지요. 두 사람의 상대에 대한 시각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한쪽은 이용하고 막말해도 되는 대상. 다른 한쪽은 그런 대상에게서 매우 절박하고 불쌍함을 느끼는 것이지요.
#2 광일의 득의양양
지안은 할머니의 요양원 비용을 못 내서 야반도주했었습니다. 그 비용을 대신 갚아준 광일. 그러나 그는 그것을 그녀를 괴롭히기 위한 덫으로 생각하며 득의양양해 합니다. 하지만 반대선에서 보면 지안을 도운 것이 되지요.
광일의 심리는 지안과 융합된 상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돈을 매개로 해서 얽히고 섥혀 있어 심리상태임을 보여주지요. 특히 광일은 일종의 스토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이지안의 기습뽀뽀와 박동훈의 반응
박동훈을 도청하고 있는 이지안. 그는 3화에서 동훈이 형제들인 상훈과 기훈에게 했던 말, “내가 유혹에 강한 인간이라, 여태 사고 안 친 거 같아?”를 듣고 이를 역이용해서 그에게 키스를 하며 그 장면을 사진을 찍게 만들지요. 그를 몰락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동훈이 그를 자르려 했으나 위에서 막아버려 자르지는 못하고 지안에게 경고를 하자 오히려 동훈에게 한말이지요.
지안은 동훈의 상황 뿐만 아니라 그의 심리까지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이전에 알고 있었던 불쌍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잘 해주는 사람. 또한 자신의 문제는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사람. 그래서 불행한 사람.
세상에서 동훈의 심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을 이용하려는 이지안입니다.
그 이후로 동훈과 지안은 서로 불행한 사람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게 됩니다.
나의 아저씨 4화 속 심리이야기
#1 이지안의 천만원 갚음과 광일의 반응
도준영에게 받은 돈으로 광일에게 빚을 갚으며 ‘무단침입할 시에는 나머지 빚은 안 갚아도 된다’를 영수증에 쓰게 하지만 오히려 광일에게 폭행을 당하며 서로의 아픈 곳을 서로 사정없이 찔러 댑니다.
이 대화 속엔 지안은 광일의 아버지와 광일에게 폭행당했던 것과 자신을 폭행하는 그들 존재자체가 두려움의 대상이란 심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그대로 보이지 않고 증오로 바꿔 표출한 것이지요. 이것은 이지안의 심리에 ‘학대/불신’이란 심리도식이 자리 잡혀 있으며, 과격하게 대항하여 매를 더 부르는 과잉보상의 행동방식을 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폭력에 대한 그녀의 생존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또한 학대받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인 타인을 전혀 믿지 않는, 다만 오직 이용하는 대상이란 것이 그녀의 내면에 뿌리 내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박동훈의 ‘무슨 짓을 해도 된다고’
박동훈의 논리는 오직 가족만을 위할 때나 가능한 논리입니다. 남자는 동훈이 산 과일을 가지고 상훈의 집에 방문해 사과를 하지요.
이지안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광익의 아버지를 죽였던 장면을 떠오르며 눈물을 흘립니다. 어린 지안과 병든 할머니를 지켜준 사람이 없었던 것이지요.
만약 자신을 지켜준 사람이 있었다면 살인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동훈은 자신이 당하는 것은 언제든 모른 척하며 희생하지만, 가족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지안은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은 돌봄을 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거나 다름없는’ 그래서 두렵고 떠는 어린아이를 발견한 것입니다. 그런데 동훈은 끝까지 가족을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이지안은 이때 처음으로 동훈에게 마음을 조금 엽니다.
1~4화 소감
나의 아저씨의 1~4화는 도입부에 해당됩니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현재의 환경, 미래에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다양한 복선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나의 아저씨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나의 아저씨 박동훈과 처음에는 박동훈을 이용하려는 이지안, 이지안을 끝도 없이 괴롭히는 광일, 박동훈을 파멸하려는 도준영, 이들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더욱 작품이해 뿐 아니라 실제 사람들에게 있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나의 아저씨 5~6화를 이어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와~ 심리적 분석이 대단하십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은 참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스토리에 담겨진 강렬한 감정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남아 우리들을 휘둘러대는 것 같네요.
예전에는 드라마니 영화니 소설이니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기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또 이렇게 주요 대사를 중심으로 분석까지 해 주시니, 사람의 말 이면에 있는 의미까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더 작품세계에 감정을 이입해보고 몰입하는 정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써 상황에 따른 공감력도 더 생기는 것 같고, 이 인물은 얼마나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지 느껴보는 데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과거 고통스러운 경험을 그저 고통 속에만 있었다는 부정적 스토리만으로 해석하고 상처입는 자신을 붙잡고 현재를 살아간다면, 그 삶은 과거의 부정적 연상선에서 그리 멀리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화부터 무심코 뱉어지는 대사들 속에는 가시들이 많이 돋아있고 또 많은 아픔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 긴장감을 더 유발시키는 것 같습니다. 작품으로서는 더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그러나 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하는 말은 또 어떻게 무심코 뱉어지는지, 정말 진지하게 메모하면서 생각해봐야겠다는 시간이 되는 것 같네요.
다음 화도 어떻게 분석해주실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오늘도 ‘감사’ 꾸욱 남기고 갑니다. ^^
핑백: 드라마 나의 아저씨 대사 속 심리이야기 (7~8화)
핑백: 나의 아저씨 대사 속 심리이야기 9화 '인생, 왜 이리 치사할까'
핑백: 한국성인남성이 '나의 아저씨' 이선균에 환호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