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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 망각, 약물, 억압, 해리

뇌가 장기기억으로 보관했음에도 기억상실을 하는 케이스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망각에 의해, 약물에 의해, 심리적으로 억압과 해리 현상들이 있지요. 이번 글에는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기억상실
기억상실은 마치 우주의 그 어딘가에 무엇을 두고 온 것 같음을 표현했습니다.

1. 기억상실과 관련된 상담 사례입니다.

기억상실 대화 예를 들면,

  • 상담자: 선생님, 어린 시절 중에서 안 좋았던 일이나 사건들이 있었으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 내담자: 아, 예~ (한참 뜸을 들이며), 특별히 생각나는게 없어요. 떠오르지가 않네요.
  • 상담자: 그럼, 좋았던 일들 중에는 생각하는 것들은 어떠한가요?
  • 내담자: 아빠랑 어느 놀이동산에 갔던 것? 아마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인 것 같은데, 놀이동산 갔다는 것만 기억 나고 무엇을 했는지 등도 전혀 떠오르지 않아요.

위의 기억상실 상담사례는 내담자에 따라 다르지만, 적지 않게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내담자가 일부러 숨기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떠오르지 않으니 내담자 분들도 많이 속상하고 힘들어 하곤 하지요.

기억에 대해 이전에 살펴본 내용을 환기하면,

이전 글 전의식 속의 엄마의 모습 에서

  • “엄마에게 사랑받았으나 이상하게 기억나지 않았지만 엄마가 단 한 차례, 자신에게 소리지른 것은 평생 잊지 못한 여성의 기억”과 관련된 부분을 다루어 본 적이 있습니다.
  • 그때 신경과학의 내용을 빌어, 뇌는 “감정이 개입된 스토리가 있는 것”을 장기기억 1순위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심리상담을 받는 내담자들 중 심리적으로 어렵고 오래된 것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예를 들어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학대받았거나 정서적인 자극을 받지 못하여 결핍되었거나,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했거나, 뭔가 결함이 많은 아이 취급당했거나, 소외되었거나 등이지요.
  • 이런 사건들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느꼈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영화로 꾸며도 될 정도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를 뇌의 해마 입장에서 살펴보면,

  • “그 사건들은 감정이 강하게 섞인 멋진 스토리네. 장기기억에 보관할 1순위구나”

내담자들 입장에서 보면,

  •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이나 매우 고통스러웠던 그 때가 애초에 없었던 것같아. 떠오르지가 않아”

그러니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합니다. 

‘뇌는 어딘가에 분명히 보관해 놓았지만, 자물쇠로 굳게 잠긴 방이나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처럼
그것을 인출할 수 없는 상태와 유사하다.’

이와 같이 내담자가 기억이 막혀 있는 상태일 때 내담자는 매우 당황할 수 있으며, 상담자 역시 상담을 풀어 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요.

2. 기억상실관련, 심리상담현장에서 체크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첫째, 그 현상이 망각과의 관련 여부입니다.

1) 망각은 기억의 손실이나 감소를 의미합니다. 

  • 의학적으로 망각은 뇌의 구조적이나 기능적인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뇌의 특정 부위에 손상이나 병변이 생기면 그 부위와 관련된 기억을 잃거나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2) 내담자에게 다음의 사항을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 알츠하이머병, 치매 등이 있는지 여부
  • 뇌진탕 경험이 있는지 여부
  • 뇌졸중 뇌경색 등과 같이 뇌혈관이 막힌 증상이 있는지 여부
  • 뇌의 이상으로 인한 기억상실(암네시아)과 관련된 질병이 있는지 여부
망각
망각의 모습을 표현했는데요, 딱 맞는 그림은 아닌 것 같네요.

 

둘째, 뇌에 영향을 주는 약물 복용 여부입니다.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약물을 먹은 경우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거나, 약을 오랜 동안 끊어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기억의 형성과 인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예를 들어,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먹으면 기억력이 감소하거나 잊어버리기 쉬워집니다.
  • 반대로, 도파민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흥분되는 효과가 있지만, 과도하게 먹으면 기억의 왜곡이나 환각, 망상과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마약, 코카인과 같은 약물들은 오랜 동안 끊어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는데, 약물이 뇌의 구조나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예를 들어, 알코올은 뇌의 일부 영역을 위축시키거나 뇌세포를 파괴하여 기억상실이나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마약이나 코카인과 같은 약물들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뇌의 화학적 균형을 깨뜨리고, 뇌의 혈관을 손상시켜 뇌졸중이나 뇌출혈을 유발하여 결국 기억부분 자체가 고장날 수 있습니다.

약물
약물에 취해 있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셋째, 심리적 억압 여부입니다.

억압은 불쾌하거나 위협적인 기억, 충동, 감정 등을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억압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며, 억압된 내용은 의식에 나타나지 않지만 자신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 억압이 일어나는 이유는, 만약 자신의 심리를 억압하지 않은 경우 심리적 충돌이나 갈등이 크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억압은 꿈속이나 술을 먹었거나 대단히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에서 촉발될 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 이 경우 억압한 목적과 다르게 새로운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심리적 문제들이 있을 수 있고 이것이 패턴화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억압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동기에 학대를 당한 사람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부정하는 것입니다.

  • 이 사람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의식에서 제거하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기억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자녀를 학대하거나, 자신을 자해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피하거나,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억압의 또 다른 사례로서,

  • 성적인 충동이나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거나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숨기는 것입니다.
  • 이 사람은 자신의 성적인 측면을 의식에서 배척하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것이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동성애에 대한 강한 혐오나 비난을 표현하거나, 성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비판적이거나, 성적인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성적인 범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억압
자신의 마음을 억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넷째, 심리적 해리와의 관련 여부입니다.

해리자기자신, 시간, 주위환경에 대한 연속적인 의식의 일부분을 분리하거나 격리시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해리는 강한 심리적 충격이나 외상경험 후에 나타날 수 있으며, 해리된 내용은 다른 의식 상태에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해리가 일어나는 이유는 자신의 불안이나 고통을 줄이고,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해리가 일어나는 케이스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해리성 기억상실: 특정 시간대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는 것
  • 해리성 정체감 장애: 한 사람이 둘 이상의 다른 인격을 가지고, 각 인격이 서로 다른 기억이나 행동을 보이는 것
  • 해리성 둔마: 감정이나 신체감각이 무뎌지거나 사라지는 것

해리에 대한 사례들을 찾아보면,

  • 전쟁이나 폭력과 같은 강한 외상을 겪은 사람이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고, 그 사건이 일어난 동안에 자신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이 겪었던 끔찍한 기억을 의식에서 분리하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기억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악몽이나 플래시백을 겪거나, 외상과 관련된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해리 사례를 살펴보면,

  • 어린 시절에 부모나 가족들에게 학대나 방임을 당한 사람이 다른 인격을 만들어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대체하는 것입니다.
  • 이 사람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의식에서 분리하고, 다른 인격에게 위임하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기억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다른 인격이 나타날 때 자신의 행동이나 기억을 잃거나, 다른 인격과의 갈등이나 혼란을 겪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하거나,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뇌가 어딘가에 분명히 기억해두었음에도 실제 그것이 기억상실의 케이스는 다양합니다.

앞의 네 가지 케이스 중 신경전달물질 등 약물로 인한 기억이 어려움, 억압 혹은 해리로 인한 기억을 못하거나 다르게 기억하는 케이스는 심리상담 현장에서 자주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다양한 케이스 중 그 무엇에 해당되는지 채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위의 내용을 아래의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영상으로 보시면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 같군요.

 

“기억상실 – 망각, 약물, 억압, 해리”의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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