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현재란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직 않았기에 인간의 몸은 현재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현재형은 물론 과거형으로도 살아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과거완료형으로, 혹은 현재완료진행형으로도 살아갈 수 있으며, 현재에서 미래를 꿈꾸는 미래진행형으로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은 이중 과거형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해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기독교 신앙적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과거형의 심리
과거형의 심리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로 형성된 기억들을 바탕으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인간은 누구나 기억을 바탕으로 심리가 형성되기에 이는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제에서 과거형이 과거완료형이나 현재완료형과 다른 것은 모두 과거의 사건으로 형성된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과거형은 그 사건이 과거의 어느 시점까지만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현재까지 영향을 미쳤거나 미치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He loved her)”라고 표현하면 그가 그녀에 대한 사랑이 종료한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과거인지 아니면 현재도 사랑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과거형 시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는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기독교 신앙적 측면에서 각각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신경과학적 측면
(1) 편도체와 스트레스 반응
인간 뇌구조 중 편도체가 스트레스로 인해 과잉반응이 일어나는 경우를 크게 둘로 나누면,
과거의 타인과의 밀착관계가 심하게 깨지거나 버림받은 것과 같은 경험이 있을 때와
질병이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을 때
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 정도 여하에 따라 정신적 외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됩니다. 편도체는 다양한 감정들을 1차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불가능하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므로 현재에도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이와 관련된 신경들이 가소성에 의해 서로 연결되므로 외상적 자극에 연결된 신경망이 쉽게 작동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이나 질병에 대한 취약성에 따른 기억은 좀더 명료하게 기억이 날 수 있기에 그로 인해 발생된 기억들이 외상화되어 현재에도 영향을 끼치는지, 이미 치유가 되었는지 등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2) 기억의 망각과 저장
하지만, 사람들과의 밀착관계에서의 기억은 상대적으로 덜 강렬한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망각될 수 있습니다. 이는 뇌의 신경망 연결이 약화되거나 다른 더 중요한 기억에 의해 덮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은 실제로 완전히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해마와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에 보관됩니다.
(3) 무의식적 기억의 작용
무의식적인 기억은 의식적으로 인식되지 않지만, 여전히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편도체와 해마, 대뇌피질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며, 특정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또한, 무의식적인 기억이 활성화될 때 강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기억의 작용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신경 매커니즘이 과거형의 사람을 만든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심리학적 측면
(1) 억압된 기억
프로이트(Freud)의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억압된 기억은 무의식 속에 남아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자아를 크게 자아, 원초아(이드), 초자아로 구성된다고 했는데, 대개 이러한 억압된 기억들은 원초아인 이드가 평소에 자아에 의해 의식의 세계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무의식에 갇혀 있다가 자아가 무방비 상태가 되었거나 특정 자극에 의해 꿈, 말실수, 심리적 증상 등의 방법으로 빠져 나오거나 재활성화된다고 했습니다. 이중 심리적 증상을 신경증이라고 했습니다.
(2) 무의식적 영향
제프리 영의 심리도식치료에 의하면, 이러한 망각적 기억(생각과 정서)들이 자신도 모르게 현재의 자신의 심리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심리도식(심리패턴)이라고 했으며, 또한 이러한 심리도식이 재활성화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굴복, 회피, 과잉보상의 방식으로 행동들이 나타남으로 자신의 삶을 더욱 왜곡시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과의 밀착관계에서 버림받았던 사람은
현재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버릴만한 사람 혹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굴복의 행위를 하거나,아예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는 회피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히려 상대방이 숨막히도록 매달리거나,
상대방을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등의 과잉보상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그런 심리 속에서 그러한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를, 더 나아가 왜 그런 심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과거형의 사람들은 이와 같이 자신의 심리가 무의식적으로 패턴화되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늦은 회복 탄력성과 부정적 자동사고
당연히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에 집착하게 되면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심리가 정상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회복 탄력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현재의 결정과 행동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부정적 자동사고(Automatic Negative Thoughts)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강화시키며,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4. 기독교 신앙적 측면
밀착관계에서의 상처와 정신적 외상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회복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심리상담을 받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상황에 있는 과거형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회 및 성당 등에 새롭게 오시거나 매주 다니는 분들 중에도 과거형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분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말씀했으며 이 말씀들은 그들에게 큰 위로와 치유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동체는 이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1) 성경 말씀
① 위로와 희망의 말씀
- 마태복음 11:2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강하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시편 34:18: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② 용서와 화해의 말씀
- 에베소서 4:3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 고린도후서 5:18-19: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2) 교회 공동체의 역할
① 지지와 관계 형성
- 공동체 활동: 교회는 소그룹 모임, 예배, 찬양 등을 통해 회원들 간의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외로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상담과 경청: 교회 지도자들과 상담가들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경청하고 기도하며 상담해 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② 실질적인 지원
- 봉사 활동: 교회는 여러 봉사 활동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료품 제공, 의료 지원, 재정적 도움 등을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치유 프로그램: 교회는 마음의 상처와 외상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심리 상담, 그룹 테라피, 영적 지도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③ 영적 회복
- 기도와 중보: 교회 공동체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중보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적 회복과 위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성경 공부: 성경 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삶에 적용함으로써 심리적, 영적 회복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시간과 관련하여 과거형에 머물러 있는 사람,
특히 밀착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버림받은 받은 사람들에 대해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기독교 신앙적 측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들이 여전히 과거형에 매달려 있기 보다는 과거완료형으로 이를 종결하고 현재형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도 많이 드는군요.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