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신명기 5~11장의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공동체의 정의 실현’을 공부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모세의 두 번째 설교 중 앞 부분에 해당되는 신명기 17~20장의 ‘공동체, 하나님 질서 안에서 살아내기’란 주제로 성경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말씀 속에서 깊은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4. 율법시대: 신명기편

4. 공동체, 하나님 질서 안에서 살아내기 (신명기 17~20장)
(1) 들어가기 전, 본문 배경 이해
신명기 17장에서 20장까지의 말씀을 깊이 있게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이 본문이 담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공동체에 요구하신 신앙적 원리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구절들은 단순한 법률 조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에게 주신 삶의 방향성과 공동체 질서의 기초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먼저, 이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모세의 두번째 설교의 내용으로서 율법을 다시금 정리하고 선포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말씀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유목민적 삶에서 정착 사회로 전환하는 중이었고, 새로운 땅에서의 삶은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큰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이 법들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을 넘어서, 공동체 전체의 질서와 하나님 중심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이 시기의 문화적 배경을 보면,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왕권이 절대적이었고, 종교와 정치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왕에게도 율법에 순종할 것을 요구하시며, 권력의 남용을 경계하셨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통치 원리였으며, 하나님께서 직접 왕의 권위를 제한하신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는 공동체였습니다.
또한, 당시 사회는 혈연 중심의 부족 공동체였으며, 재판과 전쟁, 제사 등 모든 영역에서 공동체의 안정과 정결함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님께서는 공정한 재판, 우상 숭배에 대한 단호한 대응, 전쟁 시의 윤리적 기준 등을 세우심으로써, 이스라엘이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하셨습니다.
심리적으로도 이 본문은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인간은 권력을 가지면 쉽게 교만해지고, 두려움 앞에서는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왕에게 율법서를 항상 가까이 두고 읽게 하심으로써, 권력자가 겸손을 배우고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전쟁을 앞둔 백성에게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사장이 먼저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심리적 안정과 영적 중심을 유지하기 위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단순한 민족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즉 거룩한 공동체로 세우시기 위해 주신 삶의 원칙들이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정의, 그리고 신앙의 중심을 되새기게 하는 귀한 말씀입니다. 이 배경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읽으신다면, 각 조항 속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과 공동체를 향한 깊은 사랑을 더 풍성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들
① 왕: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의 율법을 가까이하며 겸손하게 백성을 섬겨야 하는 지도자로 소개되었습니다.
② 제사장과 레위인: 하나님의 성소에서 섬기며, 재판과 제사의 질서를 유지하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였습니다.
③ 장로들: 성읍의 재판과 공동체의 질서를 책임지는 지도자로서 공의로운 판단을 요구받았습니다.
④ 선지자: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에게 대언하는 자로, 참된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였습니다.
⑤ 거짓 선지자: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 거짓을 말하는 자로, 그 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죽임을 당해야 했습니다.
⑥ 제사장들이 판결하는 재판관: 어려운 사건을 공정하게 판결하며,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판단하는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⑦ 군대 지휘관: 전쟁에 앞서 백성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이끌었습니다.
⑧ 두려워하는 병사: 마음이 약한 자는 전쟁에서 물러나게 하여, 공동체의 사기를 보호하는 배려를 받았습니다.
⑨ 모세: 하나님께로부터 율법과 규례를 받아 백성에게 전달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⑩ 하나님: 이스라엘의 참된 왕이시며, 정의와 거룩함의 기준을 제시하시고 백성에게 승리와 보호를 약속하셨습니다.

(3) 신명기 17~20장 주요 내용
신명기 17~20장은, 크게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공의로운 공동체를 위한 질서와 지도자 (신명기 17장)
1) 이스라엘 공동체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에 흠이 없어야 하며, 우상 숭배는 철저히 금지되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 자는 공동체에서 제거되어야 했고, 이는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였다.
2) 재판이 어려운 사건은 지역 장로들뿐 아니라 제사장과 레위인에게로 가져가야 했다.
그들이 내리는 판결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그대로 따라야 했으며, 이를 어기는 자는 공동체에서 제거되었다. 이는 정의로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방식이었다.
3) 이스라엘이 왕을 세우게 될 경우, 그 왕은 하나님이 택하신 자여야 하며, 율법책을 가까이 두고 평생 읽어야 했다.
왕은 마음이 높아지지 말고 백성 위에 군림하지 말아야 했으며, 재산이나 군사력을 과도하게 늘려서는 안 되었다. 이는 왕도 하나님의 말씀 아래에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 오늘날 우리는 지도자와 공동체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공정하고 겸손하게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질서와 정의는 지금도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2.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분별과 예언자 분별 (신명기 18장)
1) 레위인과 제사장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기업을 받지 않고, 하나님께 드려진 제물과 예물로 생계를 유지하였다.
이는 그들이 하나님을 기업으로 삼는 자들임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거룩한 섬김에 전념하는 삶의 방식이었다.
2)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그곳의 이방 풍습을 따르지 말아야 했다.
자녀를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는 행위, 점술, 복술, 무당, 초혼 등은 모두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것으로, 공동체 안에서 철저히 금지되었다. 이는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한 경계였다.
3)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모세와 같은 선지자를 세우실 것을 약속하셨다.
참된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백성에게 전하며, 그 말이 이루어질 때 하나님의 뜻으로 인정되었다. 반면, 거짓 선지자는 죽임을 당해야 했으며, 그의 말이 성취되지 않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분별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을 기업으로 삼는 삶이 무엇인지 되새기며, 거룩함과 진리를 향한 분별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3. 정의와 전쟁의 윤리: 하나님의 통치 아래 질서 있는 공동체 (신명기 19~20장)
1) 신명기 19장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들을 설명한다. 먼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사람을 죽인 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피성을 지정하셨다.
이는 억울한 피흘림을 막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였다. 도피성은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정비하고, 각 지역마다 균형 있게 배치되었다.
2) 또한, 개인의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상들이 정한 경계표를 임의로 옮기지 말라는 명령이 주어진다.
이는 가난한 자의 땅이 부유한 자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였다. 하나님께서 주신 땅은 모든 백성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기업이며, 그 땅에서 정의가 구현되어야 했다.
3) 위증과 무고에 대한 경고도 이어진다.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는 형벌을 확정할 수 없으며, 반드시 두세 증인의 입으로 사건을 판단해야 했다. 거짓 증언을 한 자는 자신이 꾀한 그대로 처벌받아야 했으며, 이는 공동체에서 악을 제거하기 위한 하나님의 공의였다.
4) 신명기 20장은 전쟁의 윤리를 다룬다. 이스라엘이 전쟁에 나갈 때, 제사장이 먼저 나서서 백성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며, 하나님께서 함께 싸우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도 있다. 새 집을 지은 자, 포도원을 심은 자, 약혼한 자, 두려워하는 자는 전쟁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공동체의 안정과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하나님의 배려였다.
5) 먼 나라와의 전쟁에서는 먼저 평화를 제안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만 성을 치도록 하였다.
가까운 성읍, 즉 가나안 족속의 성읍은 하나님의 심판 대상이었기에 진멸하라는 명령이 주어졌다. 그러나 과일 나무는 베지 말고 남겨두라는 세부 규정도 있어, 전쟁 중에도 생명과 자원을 존중하는 태도가 요구되었다.
☞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질서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자리에서 공의와 자비를 함께 실천하는 지혜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4) 말씀을 따라 느끼고 살아내기
1) 오늘 공부한 말씀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교훈들 예시입니다.
① 하나님은 공의로운 재판을 통해 공동체를 보호하신다 – 재판장은 외모나 뇌물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판결해야 하며, 이는 공동체 전체가 정의를 따르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② 하나님은 지도자에게 겸손과 순종을 요구하신다 – 왕은 율법을 날마다 읽고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교만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는 백성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닌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③ 하나님은 전쟁 중에도 생명과 질서를 존중하신다 – 전쟁 시에도 과일 나무는 베지 말고 남겨두라는 명령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생명과 자원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④ 하나님은 우상 숭배를 철저히 금지하신다 –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 자는 공동체에서 제거되어야 하며, 이는 영적 순결을 지키기 위한 하나님의 단호한 명령입니다.
⑤ 하나님은 거짓 증언을 악으로 여기신다 – 거짓 증인을 그대로 두면 공동체 전체가 해를 입게 되므로, 그가 꾀한 그대로 그에게 행하라는 명령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십니다.
⑥ 하나님은 무법한 자를 용납하지 않으신다 – 제사장과 재판장의 판결을 따르지 않는 자는 죽임을 당해야 하며, 이는 온 백성이 두려워하여 다시는 무법하게 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2) 말씀을 통해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는지 살펴보며,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느껴보세요.
① 위의 교훈들 혹은 공부 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온 내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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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교훈을 바라볼 때 어떤 느낌들이 들었나요? (예: 기쁨, 평안함, 감사함, 안도감, 완벽감, 강해짐, 불안감, 공허감, 부러움, 부끄러움 등) 혹시 그 느낌이 이중적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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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왜 그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 느낌은 내 삶의 어떤 상황이나 기억과 연결되어 있나요? 성령님이 지금 나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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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그 느낌은 나의 오래된 심리적 해석일 수도, 성령님께서 말씀 중에 새롭게 깨닫길 바라는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내밀하게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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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때로는 어떠한 교훈이나 공부 중에서 마음 속에 회피하고 싶거나 부정적인 느낌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드럽게 돌아보며 성령님께 그 마음을 드려보세요.
① 혹시 마음에 피하고 싶거나, 아무 느낌이 없거나, 거부하고 싶거나, 무섭거나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생겼던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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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때 떠오르는 느낌은 무엇인가요? (예: 자신 혹은 타인에게 불쌍하거나 화나거나 역겨운 느낌, 공허감, 우울감, 정지된 느낌, 고립감, 서운함, 원망감, 불안감, 공포감, 버려진 느낌, 시기질투심, 불신감, 수치심, 죄책감, 열등감, 굴욕감, 혼란 등 어떤 느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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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느낌 속에 숨겨져 있는 나의 심리적 해석은 무엇인가요? 이 경우 이전에도 그 느낌으로 어떤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예: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쉽게 좋아해주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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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러한 느낌의 ‘쓴 뿌리’는 어린 시절 혹은 과거의 어떤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생겼을 수도, 일시적인 마음의 건드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성령님께 꺼내어 묵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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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번 시간에 깨달은 내용과 삶에 적용할 부분이 있다면 여기에 표현해 보세요.
① 오늘 나눈 교훈과 느낌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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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내기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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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 실천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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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기도문을 써 보세요. 마음에 떠오른 기도문이나 성령님께 중보를 부탁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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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신명기 17~20장을 따라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기준과 판단이 흔들릴 때, 저는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사람의 말에 휘둘리고, 눈에 보이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며, 공의보다 편의를 택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말씀은 분명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정의는 타협할 수 없는 당신의 성품이며, 지도자는 말씀 앞에 겸손해야 하고, 공동체는 진실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전쟁 같은 삶의 자리에서도 두려움보다 믿음을 선택하라고 말씀하셨고, 생명을 존중하고 질서를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이제는 거짓을 멀리하고, 공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말씀 앞에 마음을 낮추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속한 자리에서 정의를 실천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용기를 갖게 해 주세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오늘 성경공부에서 느낀 점, 얻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