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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환불 규정, 각성상태 진정시키는 법

고속버스를 잘못 예약해 자아가 완전 털린 이야기입니다. 고속버스 환불규정과, 제 마음을 진정시킨 개인 사례를 적어보았습니다.

 

1. 고속버스 예약 및 승차 사건

며칠전에 있었던 저로선 매우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날 저와 아내, 딸은 서울로 올라갈 일이 있었습니다. 딸애 병원에 가는데 그날 이전에 진단검사 받았었기에 그 결과를 의사에게 직접 듣기 위해서 이번엔 저도 함께 가겠다고 했었지요.

저는 얼른 평소에 쓰던 핸드폰 고속버스터미널 앱을 열어 예약을 했었지요. 이곳의 위치가 내포신도시란 곳이기에 내포에서 서울에 있는 센트럴시티란 곳에 예약을 해 놓았다가 아무래도 오는 시간도 예약을 해 놓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돌아오는 차편도 예약을 해 놓았어요.

가는 시간은 내포에서 오후 2시 10분이었기에 우리 셋은 그 시간에 맞춰 갔다가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지요. 제 핸드폰에 있는 앱 Tmoney Go을 눌러 그중 고속 시외를 누르면 이전에 예약과 결제를 마친 후에 뜨는 차표 세장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켜놓고 기사분에게 핸드폰을 주니 그 앱을 다시 결제하는 작업을 했지요. 그런데 여러차례 결제를 해도 안되는 것입니다.

여러 차례 안되니까 기사분이 제 핸드폰의 차표를 유심히 보더니 “이 표는 12시10분 거잖아요. 다시 끊어오세요”라고 하더군요.

깜짝놀라 그 차표를 보니 정말 12시10분차더군요. 부리나케 표를 파는 곳으로 갔더니 사람은 없고 모두 키오스같은 기계만 있더군요.

핸드폰으로 먼저 이전의 표를 취소를 하려고 ‘예약취소’를 눌러도 취소가 안 되는 것입니다. 또한 2시10분 차도 예약이 안 되는 겁니다. 완전히 사면초가가 된 것이지요.

다시 돌아가 뒷쪽에 남는 자리들이 많아 보여 기사에게 사정을 말하고 지금 차편을 끊을수도 없고 취소도 못하는 상황이니 그냥 뒤에 태워주면 안되느냐고 사정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만저만하니 부탁드린다고 다시 말했으나 안된다고 해서 매우 열받았지만 사람들에게 민폐끼치는 것 같아 그냥 내렸습니다.  차는 바로 떠다더군요.

딸에게 혹시 오늘 예약시간을 맨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가를 물어봤지만 5시30분이면 끝난다고 합니다. 다른 날로 예약을 변경해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돌아올 차를 예약한 것을 빨리 취소해야겠다 생각해서 돌아오는 편 예약 차표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왠걸, 그 차표는 전날 날짜 밤 8시50분으로 되었더군요. ‘이게 무슨 일이지?’ 제 얼굴은 그때 하얗게 변했을 것입니다. 뒷골이 댕기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가는 차편, 오는 차편 모두 잘못한 것이지요.

고속버스
고속버스가 속절없이 떠나는 장면

2. 고속버스 환불규정

게다가 왕복 비용 한푼도 건지지 못한 것입니다.

고속버스 환불규정이 다음과 같더군요.

  • 취소 수수료 10%부가 : 차량 출발전 1시간 이내부터 차량 출발 전까지
  • 30%부과: 예매 차량 출발 후 도착예정시간 (배차시간+소요시간) 전 까지
  • 환불금 없음: 차량 도착 이후에는 100% 위약금이 발생합니다.(모든 티켓 동일)

그  차편의 예상주행시간이 1시간 40분이므로 이미 그 차는 도착했을 것이고, 전날 차 역시 이미 도착했었을 것이기에 ‘차량 도착 이후에는 100% 위약금이 발생합니다’에 제대로 걸린 것이지요.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은 참담함이었습니다. 솔직히 돈이 날라간 것도 날라간 거지만 내가 이런 실수를 다하다니, 혹시 내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야?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야? 등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날 날씨가 진누깨비가 심하게 날렸었는데 마치 제 기분을 표현하는 듯 하더군요.

3. 마음 진정시키기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있던 길가의 버스대기실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다가 따스한 기운이 돌았습니다. 눈을 감고 가볍게 들숨과 날숨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더군요. 날뛰던 교감신경이 가라앉은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날 일로 가장 피해를 받은 사람은 딸이더군요. 그래서 옆에 있는 딸에게 “아빠가 미안하다”라고 사과 했지요. 딸애가 화를 내거나 의기소침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더군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아내가 가까이 와 저를 오히려 위로해주는 겁니다. 제 등을 토닥토닥해주더군요.

두 사람 모두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저를 더 생각해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상심할까봐 걱정하는 눈치였지요. 그 때 아무 말도 안 하고 보내준 걱정하는 눈빛이 위로가 되더군요. 위로엔 때로 말이 필요없다는 것을 그때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참담했던 제 마음이 풀리더군요.

진정시키기
진정시키고 원인 파악하는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4. 원인 파악하기

제가 왜 그런 실수를 했나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버스 표를 예약했을 당시를 돌아보니, 계속 글을 쓴 후 바로 쉴틈없이 중요한 회의를 했었습니다. 그 때 기분이 뭔가 붕뜬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도 교감신경이 계속 달렸던 것 같습니다. 교감신경은 뭔가를 초집중으로 집중력있게  할 때 교감신경은 흥분을 느끼지요. 이때 노르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 아드레날린(에프네프린)이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합니다. 이를 지탱하기 위해서지요. 그날 아침부터 계속 썼으니까 내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지요. 이때 교감신경은 코르티솔이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려고 하지요.

한마디로 그 당시에 제가 각성상태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붕떠있는 것이고 실수할 가능성 자체가 높았던 것이지요.

둘째, 평소에 오후 2시10분으로 읽다가 14시10분으로 표기된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12시10분을 오후 2시10분으로 오해를 해버린 것입니다. 이전에도 기차를 탈 때 한 차례 그런 실수를 했는데 그때 기차가 빈자리가 많아 그냥저냥 지나가게 되었지요.

셋째, 돌아오는 차를 예약할 때 이전에 가는 차를 예약한 연장선상이란 기억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니 나는 가는차를 예약하고 이젠 바로 오는 차를 예약하는 느낌으로 예약을 하면서 나는 정상적으로 잘 예약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여기까지 생각을 정리해보니, 나의 실수 패턴이 읽어지더군요. 그러면서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란 자조가 있긴 있었지요.

그래도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니, 흔히 이럴 때 드는 “혹시 내가 치매가 아니야?” 라는 생각은 사라지더군요.

5. 한계 파악과 도움요청하기

문제는 요즘 너무 몰입하여 제 자신을 각성상태로 만드는 것이 문제이고, 이를 중간에 휴식함으로 각성상태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바로 다른 일로 넘어가니, 제 뇌가 이전과 달리 여기까진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저의 한계를 정확히 안 것이지요.

생각을 정리한 후 “두 사람한테 우리 달달한 거 먹으러가자”하니 좋다고 웃더군요.

마침 제 생일선물로 누님이 보내준 카페선물권이 앱에 있어, 그 커피점에 가서 커피와 초코렛 케익을 시켰지요.

그때 두 사람에게 내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정리한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나치게 몰입하고 쉬지 않을 때, 또는 무언가를 챙겨야 하거나 예약을 할 때 나를 환기시키고 제대로 했는지 점검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모두들 흔쾌히 OK하더군요.

그곳에서 제법 떠들다가 집으로 귀환했지요.

온전히 제 실수였으니 신념 액땜했다라고 하기에는 안 맞는 것 같고,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한편으론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 그건 다행을 넘어 참 감사한 일이지요.

즐거운시간

 

 

 

 

 

“고속버스 환불 규정, 각성상태 진정시키는 법”의 1개의 댓글

  1. 아고, 신년에 엄청 놀라셨겠어요.

    한 곳에 집중하다보면 그럴 수 있겠다고 공감이 되네요. 그러나 3인의 왕복 티켓값을 100% 날린데다, 따님 병원 예약까지 취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이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아내와 따님이 재빨리 환기시키도록 도와주신 것 같아 큰 힘이 되셨으리라 보아집니다.

    그런데 만약 혼자 이 같은 일을 당했다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 되었을 것 같네요. 돈도 돈이지만, 왜 이런 실수를 계속 하는지 자책도 많이 하게 되고, 자존감도 떨어질뿐만 아니라 이러다 정말 큰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 라고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마구 커진다면 정말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위기 상황일수록 가족이 서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정말 힘든 상황에서는 말 없이 눈빛으로 몸으로 위로하며 진정시켜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끼는 귀한 경험이 되었을 것 같군요. 든든한 가족이 있어 정말 부럽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 한 해도 가족이 더욱 의기투합하며 세명의 가족이 삼겹줄로 서로 힘을 받아 든든히 앞으로 행군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따님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구요, 가족 모두 건강하게 모든 일 해쳐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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